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오 옮김 / 하다(HadA)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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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로 일본에서 국민작가라는 호칭까지 듣는 나쓰메 소세끼.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옛날에 읽어봤지만 도련님은 제목은 많이 들었으면서도 아직까지 인연이 없어서 만나지못했는데 요번에는 인연이 닿았는지 읽게되어서 감격스러웠다.

작가 본인이 젊은 시절 모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겪은 경험을 소설화한 것이라니까 일종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봐도 될거같다. 도련님의 주인공은 본명이 무엇인지는 알려져있지않다. 그냥 도련님으로 등장하는 1인칭 소설이다. 주인공인 나, 즉 도련님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련님이란 단어대로 하녀(!)까지 거느린 집안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부모에게서 물려받았는지 누구에게서 물려받았는지 암튼 "앞뒤 가리지않는 막무가내식 기질"을 타고났는지라 본인 말대로 손해만 보고사는 인생을 살았고 현재도 그런것같다. 어릴때부터 사고를 쳐서 눈총을 받았고 당연하겠지만 부모님의 사랑도 받지못했다. 다만 집안의 하녀인 늙은 기요 할멈만은 도련님을 이해하고 천성이 착하다며 사랑해주는 유일한 인간이다. 부모가 죽고 하나뿐인 형도 멀리 떠나간 뒤 도련님은 계속 도쿄에 남아 학업을 마친 후 시골 중학교 교사로 부임한다. 교사로 부임하지만 뭐 본인이 특별히 교사가 되고싶어 간 것도 아니고 그냥 형편따라 별 열의없이 그냥 갔다. 그런데 고지식하고 완고하며 세상사와는 상관없이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밀고나가는 성격 유형인 도련님이 그 학교에서 교장이며 교감, 다른 교사들, 가르치는 학생들과 이리저리 부딪히며 문제를 일으키는 이야기이다. 그 학교의 교사들은 인간세상에서 볼 수 있는 인간 유형을 대표하는 존재로서 작가 나쓰메에 의해 그려지고 있다. 교장은 자신이 앉아있는 교장자리에 편안하게 계속 안주할 궁리만 한다. 교감은 겉으로는 말도 잘하고 지성적인 것같으나 실은 겉다르고 속다른 인간이다. 교감 눈치를 보는 아첨꾼 선생, 착해서 당하기만 하는 영어선생, 기세가 당당한 수학선생. 짓궂게 텃세를 부리는 학생들....도련님은 그런데 이 사람들을 모두 별명으로 부른다. 너구리, 빨간 남방, 끝물호박, 높새바람 등...결국 빨간 남방의 술책에 당한 도련님과 높새바람. 높새바람은 사표를 내고 학교를 떠나야하는데 도련님은 학교에 계속 남을 수 있음에도 높새바람에게 동참해서 함께 빨간 남방과 따리꾼을 혼내준다음, 학교에 사표내고 도쿄로 올라온다는 줄거리다. 도련님이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은 현실적인 인물들이다. 아직까지 세상의 때가 묻지않아 순수하다고해야할지 암튼 단순하면서 나름 정의로운 도련님이긴한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현실사회와 세상사람들을 풍자하고 있지만 10퍼센트 정도는 도련님도 풍자하고 있는것 같다. 도련님이 작가 본인을 모델로 한 캐릭터라면 작가 스스로가 자신을 관찰하고 나름 냉정하게 비판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될까. 왜냐하면 도련님같은 캐릭은 본인도 힘들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같이 맞춰가기가 좀 어렵겠기에하는 말이다. 세상은 내 생각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고싶은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본인이 싫어도 어쩔수 없이 어떤 때는 솔직하지 않을 때가, 진실을 말하고 행동하지 않을 때가 오히려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살이가 어렵고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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