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
슛뚜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 사는 거에 대한 로망이야 있지만, 혼자 살려면 일단 경제력이 받쳐줘야하고 건강해야하고 할 줄 아는 능력이 많아야한다. 아 물론 돈이 넘쳐나서 사람 불러다 할거라면 다른 얘기지만. 그리고 직장인이면 또 그렇다해도 스물세살먹은 학생으로서 혼자 사는 사람은 많지않을 거다. 이때도 물론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이나 그런 사람들의 자녀는 빼고. 부자라면 얼마든지 집을 구해서 혼자 살거나 자녀에게 집을 사 주거나 할테니까. 하지만 지금 경제가 어려운 한국에서 더구나 아직 학교도 졸업하지않은 평범한 서민 자녀가 나홀로 살기란 좀 어렵다. 일단 집을 구하고 생활비를 벌 능력이 있어야하지않은가. 선진국이라면 몰라도 알바비로는 생존이 거의 불가능한 한국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캥거루족이 생겨날수밖에. 

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는 가족과의 불화에 결국 스물세살의 나이로 독립을 해서 혼자 살아온 어느 여성의 체험 기록이다. 집을 나왔을 때 23세의 학생이었던 그녀는 지금은 27세의 프리랜서. 몇년 전 달랑 반려견 하나만 데리고 집을 나온 그녀는 월세방을 구해서 혼자 산다. 4층 동쪽집이라고 이름붙인 3평짜리 방에서 그러나 기죽지않고 열심히 살면서 여러가지를 배운다. 당장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고있지만 인테리어를 근사하게 꾸밀 형편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옷도 화장품도 사지않고 아껴가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가구도 사고 침구도 사고 가전용품을 구입한다. 가난한 자취생이기에 이케아와 다이소에서 주로 구매하면서 집을 예쁘게 꾸며나간다. 조금씩 자신의 손길로 꾸며나가는 집. 조명도 설치하고 네온사인과 꼬마전구의 간접조명도 설치했다는 말에 매우 놀랐다.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 더구나 어린 여자로서 절대 쉽지않은 일인데도 척척 해나가는 그녀. 집을 어떻게 꾸며야하는지 컨셉 잡는 법도 혼자 깨치면서 집과 디자인의 중요성에 눈을 뜬다.

솔직히 말해서 재주많은 분인거같다. 미대 출신이라 미적 감각도 있고 본인 스스로 손재주 있다고 할 정도로 여러가지 다재다능한듯. 거기다 요리도 잘하고 이쁘게 요리해서 담아내는,,혼자사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감각을 갖춘거같아서 부러웠다. 

그러나 그녀라고 어찌 사는게 힘들지않고 어렵지 않았겠는가. 혼자서 대학 졸업하고 일하고 월세 내고 자취방 꾸미고 반려견도 키워가며 마음 속에 억울함이나 열등감 분노 미움이 없지는 않았다고 고백한다.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 살기라는 독립을 실행하면서 그녀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온전한 독립. 

집을 청소하고 가꾸며 사는 삶은 혼자 산다기보다는 내면의 나를 돌보며 사는 것이라는 깨달음.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나만의 집을 만들면서 작은 것에 만족하는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어느새 부정적 감정이 긍정적 감정으로 변화했다는 것. 집을 돌보니 자신이 돌보아졌다는 것.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나를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생활습관이 어울리는지

어떤 생각을 많이 하는지

어떤 일을 잘하고 못하는지



그렇게 그녀는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가며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 것이 분명하다.


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는 유튜브 채널 슛뚜를 운영하며 일상의 기록을 영상으로 남기는 그녀의 소소한 기록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