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9 체인지 나인 - 포노 사피엔스 코드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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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사피엔스가 되는 것에 최후의 저항이 무너졌다. 폰사용시간을 어플로 통제할 만큼 폰 사용을 억제하려고 노력했다. 최소한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무색해졌다. 자기 직전까지도 아침에 눈뜨자 마자 나는 폰을 만지작거린다.

지금 그야말로 손바닥에 들어오는 (적어도 아이폰 처음 만들 때만 해도 그 정도 사이즈를 고수했는데...) 디바이스가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 속에서 모든 것을 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책에서 소개된 '토스'를 나도 우연히 깔았다. 지금 나는 거기에서 부동산 소액 투자를 시작했고 웬만한 입출금은 그 앱에서 다한다. 토스에서 내 자산 정보 내 빚과 카드대금 납부 정말 모든 금융업무가 거기서 다 이루어지고 있다. (더구나 토스는 꽤 좋은 기업이기까지 하다 회사에서 집 보증금을 무이자 대출을 해 준다...또한 사내에 편의점이 임직원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우리나라의 토스는 어쩌면 작은 예에 불과한데,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도 모조리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넷플릭스야말로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으로 되는 유명한 성경의 예가 아닐까? 포스트 코로나 최대의 수혜자는 얘네다. 230조 시가총액! 넷플릭스 플랫폼에 우리나라 한류 컨텐츠도 탑재되고 있다. 넷플릭스에 전통의 컨텐츠 강자 디즈니도 책에 따르면 거세게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가입자 2,5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니...(네 SnS 팔로워...증감..노력 좀 하자..)

변화의 태풍 그 핵심에는 사실 유통에 있는 것 같다. 소위 비대면으로 불리는 언택트(콘택트의 반대) 마케팅 비즈니스가 유통의 중심에 우뚝 섰다. 특히 음식배달산업이 핫한 시장이 되었고 공유주방이라는 새로운 트렌트까지 태생했다. 온라인 쇼핑도 소위 인플루언서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개인이 직접 브랜드가 되어 옷이나 화장품을 판매한다. 기존의 메이져 메이커들이 백화점 등을 이용하는 소비패턴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구직희망자가 앞으로 어떤 역량을 지녀야 할까? 책을 펼쳐보자.
" 포노 사피엔스 문명에 익숙한 인재와 포노 사피엔스 사업기획에 전문적 능력이 풍부한 인재가 필요합니다. 벤처기업에서 핀테크 사업 기획을 하며 한 3년쯤 블록체인 개발에 매진했던 인재는 어떨까요? 대학 시절 한 학기 동안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라인 회의를 통해서 SNS마케팅과 브이커머스 사업기획에 참여했던 인재는 또 어떨까? 고객 빅데이터 분석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머신러닝으로 큐레이션 프로그램까지 경험했던 인재돋 상당히 매력적일 것입니다." 

일자리 이야기에 이어 교육이야기로 리뷰를 맺고자 한다. 사회가 원하는 직무역량은 위와 같은데 우리네 학교 교육을 떠올려보자. 우리 아이들은 이미 폰에 쪄들대로 쪄들었다(용어를 부정적인 의미로만 사용한 것은 아니다) 미래 세대는 찐포노사피엔스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마녀사냥하기에도 늦었고 반성을 타이밍도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은 유투브로 배울 줄 알고 유투브에 나오는 크리에이터가 더 매력적이고 재밌다는 것을 안다. 알게 모르게 여러분의 자녀들은 일종의 메타인지라는 것이 생겼다. 자기가 배운 것에 대해 평가하고 어떻게 배우는 게 더 효과적인지 스스로 판단하게 되었다. 프랑스 Ecole을 지향점으로 삼는 것이 맞아 보인다. 교육 단계별로 프로그램이 요구한 답을 학생 스스로 찾아가는 방식. 그게 미래교육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여전히 아이들 수학문제를 풀리고 영어단어 시험을 보면서 입시철이 되면 자소서 수정도 하고 가끔 책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 한국사를 암기시킨다. 내가 학교 다니던 20년 전과 대동소이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대변혁의 시대를 준비하며 살아간다. 교육은 전면적인 수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최소한 마윈 같은 사람 하나는 우리 문명이 배출해야지 않을까? 그져 건물주나 되겠다는게 꿈인 이 사회가 정상인가? 

최근 부동산 대책 갖고선 언론들이 하는 꼬라지를 보고선 이 사회가 아직 갈 길은 멀었다 싶었다. 소위 기득권세력이라는 것이 바로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세상 전체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것을 도외시한다면 제2, 제3의 식민지 역사는 불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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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는 힘 - 생각이 너무 많은 나를 행동하게 하는 법
윤희철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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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책상에 올려만 두고 시작을 못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책을 펼치기도 전에 여럿 아직 시작 못한 올해의 과제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 달력에 빼곡하게 적어 둔 올해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던 아니 몇 해 묵혀뒀던 미루고 미룬 일들을 다시 쳐다 보았다. 코로나19로 얼룩진 상반기가 그냥 훌쩍 지나갔다. 

23p; "촬영 장비는 중고 사이트에서 35만원 주고 산 DSLR 카메라, 친구가 안 쓴다고 빌려준 3만 원짜리 삼각대, 대여점에서 하루 만 원에 빌려 쓴 무선 마이크가 전부였다."

북리뷰를 영상으로 남겨보자는 어렴풋한 아이디어가 머리 속에 자리잡힌 채 속절없이 시간만 보냈다. 생각하면 HOW는 정말 중요한 게 아니었다. 머리 속에서 어떻게 찍을지 무엇으로 찍을지 등은 이미 계획이 잡혀 있다. 실제로 찍기 시작하면 부닥치게 될 문제가 많겠지만 지금 한 발도 떼지 못한 나에게 책은 질척거리지 말고 빨리 시작해!라고 채찍질한다. 가다 보면 힘든 일이 생기겠지 그리고 그런 과정이 있어서 지금의 나도 있는 건데 그걸 모르지 않는데...

29p; "지금은 헤맬 시간도 체력도 있으니까, 괜찮다. 많이 헤매자. 헤매면서 본 풍경이 다 나의 자산이며 기초 체력이 된다." 

첫 해외여행을 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혜강 최한기처럼 작은 골방에서도 세계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노자에도 不出於戶 以知天下라는 말을 읊조리며 해외여행 다녀온 분들의 경험담을 무시했다. 그러던 내가 첫날 잘 민박집 집주인과 주소만 달랑들고 쿠바를 결심했다. 부에나비스타 쇼셜클럽과 체게바라의 쿠바를 동경했다. 그렇게 무모했던 내가 왜 이렇게 엉덩이도 들썩거리는 것도 못하는 보수?주의자가 되었지? 

57p; "나는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매순간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자고 다짐한다." 
"내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해보고 싶다." 

유투버 크리에이터의 삶을 살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책 큐레이션을 하고 싶다. 잘 할 수있을까? 이미 많은데?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문득 나 자신을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까지 컨텐츠 소비자만으로만 남을 것인지...그간 호기심을 충족시켜 왔던 과정들을 되돌아 보면서 서재 속에 묻혀 뒀던 보물같은 책들을 뒤적거려본다. 

95p; "못 가진 것을 새삼스레 떠올리며 후회로 삼지 말고, 지금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사실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떠올려보자." 

유투브를 바로 시작하지 못했던 이유...핑계를 찾아 봤다. 포탈을 요즘 나는 보지 않는다. 
포탈을 오염시킨 무자비한 댓글들이 사실 좀 두려웠다. 악플들에 과연 초연할 수 있을까?

125p;"내 안에서, 그리고 밖에서 내가 늘 좋은 방향을 향해 걸어가도록 이끌어주는 존재들과 함께하자. 나의 단점만을 지적하고 나를 주눅들게 만들고 믿어주지 않는 사람을 굳이 가까이할 필요없다." 

적잖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될 과정이 있었다. 잘못된 선택도 많았다. 잘못 선택했고 그래서 많은 길을 돌아서 오기도 했어야 했다. 태어난 것 자체가 일단 시작된 일이었다. 모국어 배우는 것도 배우자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냥 시작되었다. 인생이란 게 원래는 그냥 시작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보수적인 선택이 가능해지면서 우리는 변화와 성장에 게을러졌다. 준비없이 시작하면 힘들지만 영어에서 내가 사랑하는 'blessing in disguise'란 표현이 있다. 지금의 나를 다른 나라는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원래 우리가 진화해 온 "일단 시작되는" 막다른 골목으로 날 쑤셔 박아야 한다. 새로운 습관을 성형하고 변하고싶은 루틴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워야 한다. 

생각을 멈추고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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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해적전 소설Q
곽재식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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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가 없는 상상력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책이었다. 우리 민족의 고대사야말로 상상력의 보고가 아니겠는가? 고구려는 유기라는 역사서가 있었다 하고 백제도  서기가 있었다. (이 서기를 따라 일본서기도 이름을 지은 것 아닐까?) 그 두 나라 모두 7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전 세계 어디에 그런 장수한 나라가 있었는가? 위대한 문화와 군사경제력의 뒷받침과 탁월한 인간들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닐까? 김부식이 삼국사기 쓸 때만 해도 삼국의 사료들이 많았을 터인데 그 많던 사료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혹시 일제 놈들이 약탈하면서 어딘가에 쳐 박아둔 것 아닐까? 

역사서가 남아있지 않아 고(구)려, 백제, 신라의 모습을 매우 뚜렷하게 우리는 알 수가 없는데 삼국사기 삼국유사의 파편들에게 유추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예전에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상상력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지 못했다. 

통일신라의 삼한통일은 인정 못 하겠다. 김부식의 역사관에 동조해야 할 의무는 없으니까. 백제병합전쟁 정도로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닐까? 고(구)려의 옛 영토는 발해가 다 이어받게 되니까. 백제만 해도 신라보다 앞선 문화강국이었기에 신라에 멸망당한 것은 이해의 영역 밖에 있다. 백제가 남긴 금동대향로만 봐도 백제는 당대 최고의 문화보국이었다. 신라가 통일신라로 바뀌고 250년 정도 국가가 유지되었는데 후반 150년은 진골귀족끼리의 다툼으로 나라가 망한다. 즉 내 개인적인 판단으로 보건대, 통일신라는 신분제의 모순으로 이미 한계가 있었는데 소위 통일전쟁 수행하면서 그런 모순이 묻혔다가 외부의 적이 사라지자 곧 내부적으로 병은 이미 깊었다. 

소설의 개연성은 수많던 백제의 왕족 귀족들은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당으로 모조리 끌려갔나? 아님 모두 왜땅으로 이주? 그런데 젖과 꿀이 흐르던 백제 고토를 두고 섬나라 왜 가뜩이나 하루가 멀다하고 자연재해가 닥치는 왜가 뭐가 그렇게 좋았겠는가? 복신과 도침 그리고 흑치상지 등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데 이들의 부흥운동도 상상력을 발휘할 부분이다. 그리고 백촌강 최후의 전투도 앞으로 영화로 만들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사료된다. 

책은 장보고에서 시작한다. 장보고에 대한 기록은 내가 아는한 국내사료로 파악하긴 어렵다. 중국 일본에 오히려 기록이 남아있다고 하니...우리나라 고대의 역사는 더 장대한 역사였음을 방증한다. 그냥 반도에 갖혀서 정체된 역사로 기록하려던 일본제국주의 사관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 장보고 이순신 같은 해상세력을 품고 그들이 펼치려던 세상을 밀어주는 위대한 지도자가 없었기도 했다. 장보고도 이순신도 결국 쿠데타로 집권했어야 했을까? 상상력의 나래를 펴는데 제한은 없지 않은가? 장보고 그 한 인물이 죽었지만 장보고 어깨넘어로 세상을 배운 남은 세력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이 책은 거기서 출발한다. 벌써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후백제 후고(구)려 즉 후삼국은 신라지배층이 썩어빠져서 파생되었다고 볼 수 없다. 삼국통일이란 것은 없었고 백제 고(구)려의 유민들의 마음 속에는 그대로 그들의 정체성이 남아있었던 것이고 언젠가는 그것이 부활될 것임을 알았던 것 아닐까? 통일신라라고 해 봐야 후반기의 혼란의 역사를 빼버리면 100년 정도의 짦은 역사에 지나지 않는다. 신문왕이 죽고 나서 원성왕 정도 빼곤 성군은 없었으니까?
 
우리고대 역사는 거친 상상력의 보고라 할 수있겠다. 해양대학교의 연구논문을 아래 첨부했다. 
장보고의 부하가 펼치게 될 스토리를 책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http://kmou.dcollection.net/public_resource/pdf/000002175740_2020080511015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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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 천재들이 사랑한 슬기로운 야행성 습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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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벽형 인간', '아침형 인간'이 성공의 모델인 것처럼 숭배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야행성 인간'이란다. 어쩌면 지금 시대엔 그냥 이런 성공의 습관이라는 것도 자신에게 맞는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새벽형 인간이었다. 옛날 강남역에서 강사하던 시절로 올라가면 새벽 강의를 위해서 매일 첫 지하철 또는 버스를 집어타야 했다. 그 시간 버스에는 강남역 고층건물을 청소하는 분들이 자리를 메우고 계셨다. 아마 지금도 마찬가지일까? 그분들도 이제는 자가용으로 출퇴근 하실지...궁금하다. 여하간 라떼? 시절에는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은 덕목인양 포장되어 난 그렇게 살았는데 지금 와 생각해 보면 '산업화 시대'의 마직막 전유물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새벽 시간을 쪼개서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에 할애하여 자격증 더 따서 스펙을 올리던 시절. 그런데 이제 모든게 바뀐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고 우리는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때이다.
그런 전환기의 시대를 위해 우리는 밤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많은 직장에서 밤을 밤 같지 않게 보내는 노동자들이 있었고 있어 왔고 있을 예정이다. 전 세계 어느나라보다 야식 시장이 활황이 나라고 밤에 시간 보낼 장소도 부지기수다. 이태원은 새벽 2시가 피크 타임이다(이제는 달라지려나) 서론이 길었는데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밤에 책 읽어라"이다. 

"야행성 인간의 골든 타임인 밤은 지금 당장 활용할 수는 없지만 넓고 풍부한 교양의 토대가 될 지식을 쌓는 소중한 시간이다"

저자는 밤에는 바로 삶에 적용되는 실용서적보다는 긴 호흡의 글을 읽는데 사용하길 추천한다. 여러분 서재에는 꽂혀 있기만 하고 먼지만 소복하게 쌓인 두꺼운 책들이 있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몽테크리스토백작, 전쟁과 평화....무시무사한 볼룸과 장대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인류의 유산. 그런데 내 지식의 보고 안에 들어와 있지 않다. 시간의 구애 없이 이 작품들의 세계관을 내 안으로 들여 오는 작업 도전해 볼 만 하지 않을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의 머릿속은 황폐한 채로 남게 된다. 땀과 정성으로 가꾸고 또 가꾸어서 어떤 작물이든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독서의 유익이다. 나는 독서야말로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고 확신한다."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서유기, 금병매 등 중국 고전?들을 무수한 밤을 새운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고3 야간자율학습을 억지로? 할 때 위의 책들로 잠을 쫓았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고 새우잠을 자면 잠 자는 중에 그 소설의 캐릭터에 빙의한 나를 꿈에서 만났다. 자기 전 몇 분을 무엇하다가 자는지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자. 스마트폰의 액정에 눈을 혹사시키다 잠들 것인지 인류가 오래 보아온 종이책 위에 활자를 보다 잠들 것일지. 우리 어른들부터 스마트폰을 잠금 모드에 놓고 텍스트로 눈을 돌리자. 

난 드라마를 안 본다. 그런데 가끔 볼 때는 12시간을 온전히 전 시즌을 다운받아 놓고 본다. 그렇게 마스터한 드라마가 24, WESTWING, FRASIER(시트콤), 등인데 영어수업 준비차 보게된 것이 취미와 일이 섞여 버렸다. 12시부터 자정까지 한 번에 몰아서 몰입한다. 중학교 때부터 심야라디오 매니아였다. 고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은 내 밤을 지켜준 좋은 친구였다. 그녀가 죽고 난 심야라디오를 안 듣는다. 배캠은 심야가 아니라 패스...지금은 파드캐스트로 언제나 다시 듣기가 되지만 옛 본방사수의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 


마네,모네, 피카소 에밀 졸라, 스트라빈스키,프루스트,헤밍웨이.... 가끔 시대는 불공평하다. 한 시대에 갑자기 천재들이 한 지역에서 쏟아져 나온다. 서양의 역사로만 한정하면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그리고 18세기에서 19세기로 넘어가는 시절 파리가 그렇다. 

"당시 파리에서는 밤이면 학자와 예술가들이 살롱에 모여 자신의 지식과 감각을 열정적으로 나누곤 했다. 샤르트르가 철학을 말하고, 피카소가 그림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지금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암흑 속에서 헤매는 중이다. 이 글을 쓰는 태양력 기준 2020년 7월의 마지막 날 무렵에 1500만이 확진되고 63만이 사망했다. 긴 어둠의 터널을 인류는 어떻게든 극복해왔다. 그 중심에 인류의 최고 알파벳 시스템을 사용하는 빛나는 고려의 후예 우리가 있다. 방역모범국 의료선진국 이제는 1등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알려지지 않은 사람, 가장 강한 사람, 어떤 맑은 날의 낮보다 밝고 깊은 밤의 영혼을 가진 사람이 이 땅의 주인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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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 코드 - 인공 지능은 왜 바흐의 음악을 듣는가?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박유진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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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5p. 기계가 결코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 여겨지는 인간 활동 영역이 아직 하나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창조력이다. 

저자는 창조력을 세범주로 나눠서 설명한다. 

1. 탐구적 창조력
2. 접목적 창조력
3. 변혁적 창조력

변혁적 창조력으로 피카소의 입체주의, 쇤베르크 무조성 등 예술가들이 시대적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어 버린 사건들로 예로 들었다. 
접목적 창조력은 푸앵카레 추측 같은 완전히 다른 두 개념을 접목하는 말했다. 요즘 HOT한 창조력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스티브 잡스의 영도력은 바로 이런 예술과 기술 그리고 상업성의 환상적인 접목이었다. (나는 지금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순간 동양문명의 정수 "중용" 강의를 보면서 한 쪽에는 다윈의 진화론류의 일반과학 책을 펴놓고 있다) 
탐구적 창조력은 저자의  말 그대로 옮겨보자. "이미 존재하는 어떤 영역의 가장자리를 탐구하며 기존 규칙에 따르되 실현가능한 일의 범위를 확장하는 능력이다." 바흐가 prelude와 fugue형식에서 만들수 있는 음악의 범위를 확장한 끝에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위대한 음악이 탄생하는 계보로 이어지게 되었다는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바흐가 아니었다면 첼로라는 악기는 독립적인 솔로이스트의 역할로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론을 내놓고 풍부한 사례를 드는 설명법을 취함으로써 비전공자들이 책을 계속 붙들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은 기계언어와 코딩에 대한 수학자의 견해이다. 근래 다양한 코딩 다른 말로 수학적 알고리즘에 기반한 코딩을 다룬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알고리즘이 담고 있는 함의에 대한 우려섞인 책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알고리즘 자체에 더 비중을 두고 분석한 이 책이 유달리 돋보인다. 무턱대고 인공지능이 몰고 올 시대를 묵시록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이 해결로 가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알고르즘이란 것에도 역사는 있다. 유클리드 기하학 원론, '어떤 두 정수를 나누어떨어지게 하는 정수 가운데 가장 큰 수를 구하라'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경험하는 최고의 알고리즘 중 하나가 구글검색 알고리즘이다. 구글검색의 알고리즘의 비밀은 무엇일까?


"우리는 웹사이트 간의 연결 상태와 관련된 고유 벡터를 구해 웹사이트A와 웹사이트C의 순위를 동등하게 매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웹사이트A는 한 곳(웹사이트C)에만 링크가 걸려 있다. 하지만 높이 평가받는 웹사이트C가 웹사이트A에만 링크를 걸어 두었기 때문에 웹사이트A도 높이 평가받게 된다."


우리가 구글 검색을 신뢰하는 것은 구글 알고리즘이 한 사이트의 개별 노력으로 오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검색 노출 순위를 일순간에 올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인데 그것은 비밀에 쌓여있다. 구글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저자는 알고리즘은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데 수학을 실용화한 것이 알고리즘임을 말하며 이 알고리즘이 수학자라는 자신의 지위도 곧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알고리즘이 앞으로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는 이유는 "데이타"라는 새로운 석유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인류가 2003년까지 만든 데이타를 이제는 단 이틀 만에 만들수 있다고 한다. 알고리즘이 아직 미답의 영역 중 가장 큰 부분이 "시각"정보 처리에 있었다. 물론 지금 테슬라의 등장이 새로운 차원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게 되면서 이제 컴퓨터의 기계언어는 이미지를 분별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테슬라 모델3의 첫 시승은 내게 충격이었다. 카메라가 이렇게 인류를 운전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데 쓰일줄 누가 알았으랴. 최근에 오토파일럿 오류로 인한 사고가 보도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개선될 것이라 본다)

알고리즘의 시작 이미지 인식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지는데 친절히 저는 https://cloud.google.com/vision 으로 링크를 걸어줬다. 무료체험판으로 시작해 보고 있다. 알고리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리와 상호작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구글을 매일 들어가는 입장에서 구글 메인에 들어가면 내가 최근에 관심을 보였던 정보들로 꾸려져 있다. 아마존도 꾸준히 내가 살만한 저자들의 원서를 메인에 노출시켜서 구매를 자극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과 더불어 생활하고 있고 수많은 선택을 어쩌면 알고리즘에 의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알고리즘이 내린 결정을 해명하는 데 쓸 수있는 메타언어를 산업계가 개발해야 한다는 요구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그 일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때까지는 알고리즘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알고리즘 가운데 상당수는 특정 영역에서는 능숙하지만 그 외 불규칙한 것들의 의미는 잘 파악하지 못한다.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이들은 그 일을 완전히 무시해 버리지만, 인간은 이런 뜻밖의 상황을 인식해 내기도 한다."


저자는 지금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을 차분히 분석해 가면서 점점 인간만이 가졌다는 인공지능 불가침의 영역 창조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하고 렘브란트가 그린 초상화를 그려낼 수 있을 것인가? 알고리즘이 우리 인간처럼 창조욕구가 있는 것인가? 아니 창조욕구를 코딩으로 입력한다면?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창조함으로써 자신을 과시하려는 욕구와 이런 욕구를 억제하고 자신을 비판적으로 반성하는 노력 이 두 시스템의 균형과 조화가 우리 창조하는 뇌의 핶심이라는데 알고리즘이 과연? 

이 책의 묘미는 9장에서 부터 시작된다. 예술의 경지에서 수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녔고 우리 삶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수학증명의 무엇이고 그 역사와 미래를 배울 수 있다 그닥 어렵지 않게. 그 다음 장에는 수학을 소리로 낸 "음악"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식견을 맛볼 수 있다. 이제 나는천천히 11장부터 음악 그 아름다운 수학의 멜로디부터 읽으려고 한다. 동참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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