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작하는 힘 - 생각이 너무 많은 나를 행동하게 하는 법
윤희철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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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책상에 올려만 두고 시작을 못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책을 펼치기도 전에 여럿 아직 시작 못한 올해의 과제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 달력에 빼곡하게 적어 둔 올해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던 아니 몇 해 묵혀뒀던 미루고 미룬 일들을 다시 쳐다 보았다. 코로나19로 얼룩진 상반기가 그냥 훌쩍 지나갔다. 

23p; "촬영 장비는 중고 사이트에서 35만원 주고 산 DSLR 카메라, 친구가 안 쓴다고 빌려준 3만 원짜리 삼각대, 대여점에서 하루 만 원에 빌려 쓴 무선 마이크가 전부였다."

북리뷰를 영상으로 남겨보자는 어렴풋한 아이디어가 머리 속에 자리잡힌 채 속절없이 시간만 보냈다. 생각하면 HOW는 정말 중요한 게 아니었다. 머리 속에서 어떻게 찍을지 무엇으로 찍을지 등은 이미 계획이 잡혀 있다. 실제로 찍기 시작하면 부닥치게 될 문제가 많겠지만 지금 한 발도 떼지 못한 나에게 책은 질척거리지 말고 빨리 시작해!라고 채찍질한다. 가다 보면 힘든 일이 생기겠지 그리고 그런 과정이 있어서 지금의 나도 있는 건데 그걸 모르지 않는데...

29p; "지금은 헤맬 시간도 체력도 있으니까, 괜찮다. 많이 헤매자. 헤매면서 본 풍경이 다 나의 자산이며 기초 체력이 된다." 

첫 해외여행을 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혜강 최한기처럼 작은 골방에서도 세계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노자에도 不出於戶 以知天下라는 말을 읊조리며 해외여행 다녀온 분들의 경험담을 무시했다. 그러던 내가 첫날 잘 민박집 집주인과 주소만 달랑들고 쿠바를 결심했다. 부에나비스타 쇼셜클럽과 체게바라의 쿠바를 동경했다. 그렇게 무모했던 내가 왜 이렇게 엉덩이도 들썩거리는 것도 못하는 보수?주의자가 되었지? 

57p; "나는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매순간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자고 다짐한다." 
"내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해보고 싶다." 

유투버 크리에이터의 삶을 살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책 큐레이션을 하고 싶다. 잘 할 수있을까? 이미 많은데?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문득 나 자신을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까지 컨텐츠 소비자만으로만 남을 것인지...그간 호기심을 충족시켜 왔던 과정들을 되돌아 보면서 서재 속에 묻혀 뒀던 보물같은 책들을 뒤적거려본다. 

95p; "못 가진 것을 새삼스레 떠올리며 후회로 삼지 말고, 지금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사실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떠올려보자." 

유투브를 바로 시작하지 못했던 이유...핑계를 찾아 봤다. 포탈을 요즘 나는 보지 않는다. 
포탈을 오염시킨 무자비한 댓글들이 사실 좀 두려웠다. 악플들에 과연 초연할 수 있을까?

125p;"내 안에서, 그리고 밖에서 내가 늘 좋은 방향을 향해 걸어가도록 이끌어주는 존재들과 함께하자. 나의 단점만을 지적하고 나를 주눅들게 만들고 믿어주지 않는 사람을 굳이 가까이할 필요없다." 

적잖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될 과정이 있었다. 잘못된 선택도 많았다. 잘못 선택했고 그래서 많은 길을 돌아서 오기도 했어야 했다. 태어난 것 자체가 일단 시작된 일이었다. 모국어 배우는 것도 배우자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냥 시작되었다. 인생이란 게 원래는 그냥 시작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보수적인 선택이 가능해지면서 우리는 변화와 성장에 게을러졌다. 준비없이 시작하면 힘들지만 영어에서 내가 사랑하는 'blessing in disguise'란 표현이 있다. 지금의 나를 다른 나라는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원래 우리가 진화해 온 "일단 시작되는" 막다른 골목으로 날 쑤셔 박아야 한다. 새로운 습관을 성형하고 변하고싶은 루틴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워야 한다. 

생각을 멈추고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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