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같은 존재

1. 우리는 책과 같은 존재입니다.

2. 사람은 저마다 스토리가 있지만
언뜻 봐서는 그 속내를
알 수 없습니다.

3. 늘 누군가가 발견해 주기를 기다리고,
늘 누군가가 안을 들여다봐 주기를 바랍니다.

5. 좋은 만남이 있으면 누군가와 빛나는
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습니다.

4. 인기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지만
좋은 만남이 있으면 누군가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줍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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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 손택수


화살나무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 속에 과녁을 갖고 산다
살아갈수록 중심으로부터 
점점 더멀어지는 동심원, 
나이테를 품고 산다
가장 먼 목표물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으니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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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숟가락


외할머니는 그래서 
대문을 잠글 때 아직도 숟가락을쓰는가
자물쇠 대신 숟가락을 꽂고 마실을 가는가
들은 바는 없지만, 그 지엄하신 신조대로라면
변변찮은 살림살이에도 
집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한 그릇의 
따순 공기밥이어야 한다
그것도 꾹꾹 눌러 퍼담은 
고봉밥이어야 한다
빈털터리가 되어 십년 만에 찾은 외갓집
상보처럼 덮여 있는 양철대문 앞에 서니
시장기부터 먼저 몰려온다 
나도먼길 오시느라 얼마나 출출하겠는가
마실간 주인 대신 
집이 쥐여주는 숟가락을 들고 문을 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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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느티나무 >중에서
손택수

사진 안에 미처 들어오지 못한 어느 먼곳을 향하여 
아버지의 스무살처럼 속절없이 나는
또 그 어느 먼곳을 글썽하게 바라보아야 하겠지만

한줌의 뼈를 뿌려주기 위해, 좀더 멀리 보내주기 위해, 
ㅈ제 몸에 돋은 이파리를 쳐서 바람을 불러일으켜주는 
한 그루, 바람을 몰고 잠든 가지들을 깨우며 
생살 돋듯 살아나는 노래의 그늘 아래서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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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밀어드리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자식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면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 끝
적막하디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는
지게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신 것이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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