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나 잘났다고 뻗대며 살아온 지난 세월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자부했는데 나이 들수록 잘 산 것 같지가 않다. 나는 오만했고 이기적이었으며 그래서 당연히 실수투성이였다. 신이 나를 젊은 날로 돌려보내준다 해도 나는 거부하겠다.
오만했던 청춘의 부끄러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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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상우에게 그려준 <시우란>
완당은 제주도 유배시절에는 난초를 
열심히 그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것은 훗날 그가 <불이선란(不二禪蘭)〉을 그리면서 "난초를 그리지 않은지 
하마20년(不作蘭花二十年"이라고 한 구절에서도 감지된다. 옛사람들의 말에는
약간의 과장이 섞여 있어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낭패를 보기 일쑤이니
그것은 아마도 40대 후반에 <난맹첩>을 
그리고 나서 60대 후반에 와서나 
본격적으로 그렸다는 뜻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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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은 그렇게 하고도 불안하였는지 제단을 내려와서 또다시 남해신께 드리는 제문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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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은 평소 국화꽃을 퍽 좋아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는 국화꽃이 아주드물다. 
그래서 9월 9일 중양절에도 
국화가 없어 호박떡을 만들어 먹다가 
갑자기 고향 생각이 나 옛날에 
높은데 올라 산수유를 꽂으며 
형제의 정을 기렸다는 왕유)의 고사를 
흉내내보기도 했다.
호박떡을 가져다가 국화 경단 대신하니
南瓜餅賽菊花糕
시골 맛이 어찌하여 들 잔치를 높여주나
村味爭敎野席高
어리석은 생각은 평소의 그대로라
癡想平生銷不得
붉은 산수유를 흰 머리에 꽂았다오.
茱萸紅到舊鬢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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詑 자랑하다.으쓱거리다
으쓱거릴:이



사람 열이 드는 것을 말 하나로 해내니
人十能之馬一之
삼가촌에서는 신기하다고 자랑하네.
三家村裏詑神奇
대기 대용이란 본래 이러하나니
大機大用元如此
일가 이뤘다는 노스님을 도리어 비웃누나. 
還笑宗風老古錐 - P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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