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고양이 3 - 해저 도시와 바다 괴물 책 읽는 샤미 26
박미연 지음, 박냠 그림 / 이지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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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고양이3'는 제목에서 살짝 힌트를 얻을 수 있듯이 시간을 넘나드는 SF요소를 가진 환경동화입니다.

보통 환경동화들은 사실 유익하긴 하지만 재미가 있기는 어려운데요, 이 책은 정말 다 갖췄습니다.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효과적으로 환기 시킬 뿐만 아니라 스토리의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어요. 1편부터 3편까지 인기를 힘입어 시리즈로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1편부터 봐도 좋지만 3편만 본다고 해서 내용을 못 쫓아가거나 하지 않으니 어느 편 먼저 읽던지 크게 상관 없을것 같아요.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서림이는 고양이 은실이, 그리고 0엄마와 바닷가로 여행을 떠납니다. 바닷가의 정취에 취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도중 은실이가 누군가에게 의해 납치되고 서림이는 납치범을 쫓게 됩니다. 그렇게 납치범을 쫓다 웜홀에 빠지게 된 서림이는 2150년, 미래로 가게 됩니다.

서림이가 도착한 2150년은 해수면이 상승하여 육지가 대부분 바다에 잠기고 바닷속 환경은 황폐하기 그지 없습니다. 돈이 많고 부유한 사람들은 해저도시에서 생활을 하고 돈이 없어 해저도시에 살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얼마 남지 않은 고산지대에서 원시적으로 살아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그려냅니다.

해저도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급기야 불법적인 방법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여 모자라는 전기 에너지를 충당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게 되면서 가뜩이나 황폐한 수중 환경은 더 없이 죽어가지요. 한편 서림이는 어떻게든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자 분투합니다.

이 책은 빈부격차,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실제 현재 사회에서 아이들이 뉴스를 통해 듣고 볼법한 소재들을 잘 녹여서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어서 단순히 책으로 읽고 '그렇구나~'하는 단계를 넘어 한단계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점이 돋보였던 책이었어요.

자칫 둔감해 지기 쉬운 환경문제를 아이들이 흥미롭게 접하면서 한번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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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 - 현대 요리책의 시초가 된 일라이저 액턴의 맛있는 인생
애너벨 앱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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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표지와 제목만 봐서는 요리책인지 소설인지 확실히 알수 없는.....하지만 산뜻한 표지부터 궁금증을 일게 했던 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은 1835년 영국을 배경으로 두 여자 주인공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유복했지만 아버지의 파산으로 모든 재산을 압류당한채 작은 하숙집을 운영하게 된 주인공 일라이저 액턴. 이미 한 차례 시집을 발표한 바 있는 그녀였기에 새로 쓴 시를 들고 출판사 문을 두드려 보지만, 요즘 누가 여자가 쓴 시를 읽냐며 시집대신 요리책을 써오라는 현실의 벽을 실감하고 낙담하여 돌아옵니다. 하지만 기존의 요리책들을 훑어보다 말도안되게 거칠고 계량조차 되어 있지 않는 요리책에 불만을 품게 되지요. 이어 일라이저는 자신만의 요리책을 만들것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당시 사회는 계층별로 할수 있는 일이 뚜렷했고, 지금은 파산한 신세지만 얌전한 숙녀가 주방에서 하인들이나 할 법한 요리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라이저는 자신이 요리사임을 드러내지만 않는다면 평판에도 문제가 없고, 생활고를 덜수 있는 방법이라 어머니를 설득합니다.

일라이저는 곧 주방에서 보조를 해줄 하녀를 구하게 되고,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온 어린 소녀 앤 커비를 조수로 들이게 됩니다. 이 두 여자는 곧 선로를 신뢰하며,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 새로운 요리들을 만들고 책을 쓰게 됩니다. 장장 10여년에 걸친 요리책을 쓰는 과정중에 둘은 서로에게 숨겨진 비밀을 알게되고, 순간순간 서로를 오해하게도 되지만 현대 요리책의 시초가 될 굉장한 책을 만들어 냅니다.

이 책은 챕터별로 앤과 일라이저로 시점을 바꿔가며 그녀들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하는데요, 당시 시대상황을 잘 반영하면서도 여성들의 끈끈한 유대, 그리고 흥미로운 조리과정들을 담아내고 있어요. 읽는 내내 그들의 주방 한켠에서 요리하는 과정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고, 책속에 소개되는 요리의 맛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며 책의 후반부에 실제 인물과 생애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 됩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인생을 살았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꼭 필요한 만큼의 허구를 섞어 정말 잘 엮어낸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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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동아리 컨트롤제트 YA! 14
임하곤 지음 / 이지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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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동아리 컨트롤 제트!

제목부터 왠지 SF 느낌이 물씬나는 이 책은 Young Adult 를 대상으로 하는 SF 시리즈의 열 네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의 성장을 유예시키는 대신, 모든 에너지가 두뇌활동에만 쓰이도록 유도하는 '제트주사'를 통해 학업과 입시앞에 정상적인 성장까지 볼모로 잡힌 아이들의 세계를 배경으로하는 소설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여름이는 제트주사를 맞은 탓에 실제로는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할 나이지만 몸은 열살에 불과합니다. 여름이는 작은 체구때문에 힘든일을 겪기도 하지만 졸업만 하면 '스페셜리스트'가 되어 부와 명예를 얻을수 있다는 꿈의 학교 '유일고' 진학을 위해 10살 무렵부터 제트주사를 맞아가며 입시를 준비중입니다. 여름이는 결국 입시에서 유일고에 합격하게 되지만, 선뜻 입학을 결정하지 못합니다. 여름이의 언니는 여름이 보다 먼저 유일고에 입학하였지만 4녀간의 유급을 거치다 결국 학교에서 의문사 했기 때문입니다. 갈등하던 여름이는 결국 언니의 석연찮은 죽음을 파헤쳐보고자 입학을 결정하고, 더이상 제트주사를 맞지 않아도 될거라는 여름이의 기대와는 달리 유일고 생활을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제트주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학교생활에 점점 치져가던 중 여름이는 비밀동아리인 '컨트롤 제트'의 존재를 알게 되고, 거기서 언니를 알고 있는 선배를 만나게되며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 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게된 여름이는 일생일대의 결단을 하게 되는데요.....

이 책에 등장하는 제트주사, 유일고 등의 경우, 허구의 설정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제트주사만 없을 뿐 정상적인 신체적 발달보다는 학업과 입시에 더 치우친 생활을 하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또한 소설에 등장하는 유일고, 스페셜리스트 등의 경우 현실 세계에서 그에 대응하는 단어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걸 보면 허구이지만 현실을 날카롭게 반영한 허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은 현실을 날카롭게 반영하면서도 충분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독자를 빨아들이는 힘이 있네요. 초5학년 큰아이가 단숨에 읽고서는 너무 재미었다며 오히려 역으로 저에게 추천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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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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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최근에 EBS에서 방영중인 'Great mind'인가 하는 프로그램과 같은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언뜻들었다. Great mind와 유사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서로 다른 분야에 몸담은 석학들이 철저하게 본인의 경험과 관점에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로다른 논점을 제시하며 토론한다는 점이었다.

인류가 직면한 여러가지 난제와 위기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듯한 거창한 제목앞에 읽기에 앞서 호기심과 설레임이 교차했다.

이 책은 마르셀루 글레이제르라는 학자를 필두로 각 분야별 세계적인 석학들이 도전적 질문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그 내용을 솎아 책으로 엮어내었다.

위 사진의 가운데에 있는 분이 이 책의 저자인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미국 다트머스대 학제 간 참여 연구소 소장이며, 왼쪽이 신경과학 권위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 오른쪽이 언어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이다. 마르셀루 글레이제르는 5년에 걸쳐 미국 전역의 극장과 대학가를 돌면서 세계적인 석학들과 8개의 질문에 대해 대담을 펼치고, 이를 통해 서로 각기 다른 인지의 간극을 매우고 더 나은 결론을 찾아보고자 한것 같다.


이 책은 언뜻 쉽게 읽히지 않을 수도 있는데, 우선 대담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것이 아니라 텍스트화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일부 맥락의 누락과 번역의 어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각 어휘하나하나의 세부내용에 집중하기 보다는 화자가 말하고자하는 큰 흐름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몸담고 있는 분야가 다른 두 학자들의 첨예한 토론이 주이다 보니 꽤 날카롭고 흥미진진한 대화가 언뜻언뜻 보인다. 상대방의 논리의 헛점을 파고 들고자 하고, 자기의 관점을 더 공고히 하기위해 데이터나 예시를 들어 설명하는 등의 토론의 기술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처음부터 이 책을 끝까지 읽고야 말겠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8개의 담론 주제중 본인이 평소에 관심있는 것 부터 보는 방법이 난해한 내용에 대해 조금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는 2장 실재의 본질과 5장 시간의 신비, 그리고 마지막 장인 인간이란 무엇인가가 꽤 볼만했다.



이 책의 마지막 대담에서 묵직한 메세지를 전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우리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함인 보살핌, 연민 공감, 친사회성이 인류를 살아남게 했다고 밝히는 부분이다. 첨예하게 대립하다가도 결국 인간은 서로를 보살피고 공감하고 사회를 이루어야만 한다는 훈훈한 결론으로 마무리 하는것이 어찌보면 훈훈하기도 하고, 정답인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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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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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은 프랑스 소설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다. 영미 문학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묘한 분위기 때문에 호불호가 지극히 구분되는 장르인것 같다. 영미문학에 비해 이국적이라 해야할지 아니면 기이하다 해야할지 모를 주인공들의 대사의 이질감이 입속에 모래처럼 남아 있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이 작품 저 작품을 계속 접하게 될수록 그 나름의 색깔로 받아 들이게 되고 말속에 숨은 위트와 풍자를 알아가는 재미를 알게 되는것 같다.

'우리 슬픔의 거울'은 피에르 르메르트의 '오르부아르' '화제의 색'에 이은 대작 중 하나로, 2차 세계대전 당시를 배경으로한다. 등장인물들이 이어서 나오는 앞의 두 권을 읽지 않아서 혹시 이 책을 읽는데 스토리가 연결이 안되면 어떡하나 약간 걱정을 했는데, 이 책에서는 개별 사건들이 엮여져 있어서 앞선 두 권을 읽기 않아도 전혀 상관이 없었다.

역시 전쟁이라는 것은 전선에 뛰어든 군인들에게 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다. 이 소설은 콜라쥬 형식으로 개별적인 각각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중반부를 지날때 까지 도대체 이 이야기들이 어디서 딱 맞딱뜨려질까 궁금증을 자아냈다.

학교 교사이자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루이즈는 단골 노신사로부터 묘한 제안을 받게 된다. 그녀의 벗은 몸을 보여주기만 하는 댓가로 큰돈을 제안받고, 루이즈는 호텔에 숨어들어 옷을 벗는다. 그녀의 벗은 몸을 보자마자 권총으로 자살한 노신사와 그의 자살에 관한 경찰 조사를 통해 알게되는 충격적인 사실을 쫓는 루이즈.

정의감 넘치고 의욕충만한 군인 가브리엘은 권모술수에 능한며 온갖 부정을 저지르는 라울이라는 동료군인을 만나 그의 인생은 수렁에 빠지고, 결국 수용소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세상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기꾼이자 화려한 언변과 임기응변 능력으로 변호사-공보관-신부라는 어이없는 신분을 갈아타는 데지레라는 인물.

이 책에는 전말 다양하기 그지 없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도저히 접점을 찾을수 없을듯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무엇보다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처음부터 끝까지 선하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악인이 아니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의 변화이다. 어쩌면 이것이 정말 우리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정말 '악마같은 플롯을 지닌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실감 할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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