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 - 현대 요리책의 시초가 된 일라이저 액턴의 맛있는 인생
애너벨 앱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4월
평점 :
언뜻 표지와 제목만 봐서는 요리책인지 소설인지 확실히 알수 없는.....하지만 산뜻한 표지부터 궁금증을 일게 했던 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은 1835년 영국을 배경으로 두 여자 주인공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유복했지만 아버지의 파산으로 모든 재산을 압류당한채 작은 하숙집을 운영하게 된 주인공 일라이저 액턴. 이미 한 차례 시집을 발표한 바 있는 그녀였기에 새로 쓴 시를 들고 출판사 문을 두드려 보지만, 요즘 누가 여자가 쓴 시를 읽냐며 시집대신 요리책을 써오라는 현실의 벽을 실감하고 낙담하여 돌아옵니다. 하지만 기존의 요리책들을 훑어보다 말도안되게 거칠고 계량조차 되어 있지 않는 요리책에 불만을 품게 되지요. 이어 일라이저는 자신만의 요리책을 만들것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당시 사회는 계층별로 할수 있는 일이 뚜렷했고, 지금은 파산한 신세지만 얌전한 숙녀가 주방에서 하인들이나 할 법한 요리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라이저는 자신이 요리사임을 드러내지만 않는다면 평판에도 문제가 없고, 생활고를 덜수 있는 방법이라 어머니를 설득합니다.
일라이저는 곧 주방에서 보조를 해줄 하녀를 구하게 되고,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온 어린 소녀 앤 커비를 조수로 들이게 됩니다. 이 두 여자는 곧 선로를 신뢰하며,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 새로운 요리들을 만들고 책을 쓰게 됩니다. 장장 10여년에 걸친 요리책을 쓰는 과정중에 둘은 서로에게 숨겨진 비밀을 알게되고, 순간순간 서로를 오해하게도 되지만 현대 요리책의 시초가 될 굉장한 책을 만들어 냅니다.
이 책은 챕터별로 앤과 일라이저로 시점을 바꿔가며 그녀들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하는데요, 당시 시대상황을 잘 반영하면서도 여성들의 끈끈한 유대, 그리고 흥미로운 조리과정들을 담아내고 있어요. 읽는 내내 그들의 주방 한켠에서 요리하는 과정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고, 책속에 소개되는 요리의 맛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며 책의 후반부에 실제 인물과 생애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 됩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인생을 살았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꼭 필요한 만큼의 허구를 섞어 정말 잘 엮어낸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