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적 금융 사회 -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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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타보게 되는 유모차의 가격은 정말 기가찰 정도로 비싸다. 몇년이라도 더 일찍 아이를 키운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요즘 많이 느끼며 살고 있다.

이제 십대가 된 아이들이 어릴때 유모차는 그냥 적당한 거면 되는 십만원대 제품들이었다. 그것도 형제들이 비슷하게 아이를 8개월정도의 차이로 서너명을 키우는 바람에 우리집에서 돌무렵까지 쓰고 주면 우리는 휴대용 유모차를 쓰고 몇개월뒤 돌려주고 이런식으로 유모차 두대로 8명의 아이들이 자랐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동네 유모차들이 럭셔리해지고 비싼 것이 눈에 띄더니 이제는 눈에 띄는 건 모두 비싼거다. 최하 사십만원대라고 하니 참 몇개월 타자고 저리 비싼걸 살까 싶은데 책속에는 몇백만원짜리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렇게 카드로 산 유모차 타고 자란 아이들에게 신용카드는 너무도 친숙한 물건이다. 나도 카드를 많이 쓰긴 하지만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때 현금주고 사는건 드물다고 느껴질만큼 우리에게 신용카드는 아이들에게도 어른에게도 친숙해서 월급날이 되면 카드대금과 각종 공과금이 빠져나가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학창시절을 지내고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이제서야 학자금대출이나 알바를 통해 등록금이 비싸다는 걸 알게되고

졸업후 취업하기도 전에 학자금을 갚아할 처지에 놓이게 되고 만다.

 

또한 어른들은 이미 빚이라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단어라고 생각할 지경에 이르렀다

솔직히 남보다 안정된 직장을 가진 우리집만 해도 십년이 넘도록 꼬박 생활비 아껴가며 벌었지만 현금 일억정도를 가지기도 힘들었다

집을 늘려가고 싶지만 늘려가려면 적당히 평수를 잡아도 대출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주변에 새 아파트나 큰 평수의 아파트로 가면서 빚지지 않고 현금만 주고 가는 경우는 드물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좋은 집으로 가려고 대출을 끼고 또는 서울같은경우엔 몇억의 대출을 껴야 큰 평수에 살수있게 된다

그것때문에 매달 몇십만원의 이자를 내고 아이들 학원비 내고 생활하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대출은 그 가족의 생활을 참 궁핍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생활 깊숙이 빚이라는 존재가 너무도 깊이깊이 들어와 살고 있다

결혼하고 삼년정도 되었을때 작은 평수의 아파트 기본 대출금을 모두 갚을수가 있었는데 천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라 지금생각해보면 별로 크지 않은 돈이었지만 삼년만에 부모님께 빌린 돈과 대출금을 모두 갚던 그날 두다리 쭉 뻗고 자는 듯한 기분을 느꼈었다.

빚없이 산다는게 이리 홀가분한 일이라니 이제부터 우리가 버는 돈은 모두 플러스가 되고 내 재산이 되는구나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새로 집을 늘려가거나 아이들의 학원을 더 좋은 곳으로 보내려고 한다면 우리집또한 언젠가 빚을 지게 될지도 모른다.

 

사회전반적으로 빚을 용인하고 마치 빚을 내고 집을 사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만들어 결국 하우스 푸어라는 신조어가 생길정도로 겉은 번지르르한데 속은 빚으로 생활에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졌다.

그럼 욕심을 내지말고 작은 집에 살면 되잖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빚이란건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빌려줘야 하는 것인데 너무도 마구잡이로 대출을 해주는 경향이 없는 것도 아니다.

몇년전 미국에 들이닥쳤던 부동산 대출때문에 금융경제가 무너질뻔했던 사태를 보면 우리나라도 이런 사태가 곧 닥쳐올것만 같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런 국민들의 허덕임에도 어떤 대책을 내놓는것 없이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것 같다.

내가 경제 위기를 자초한 것도 아닌데 위기라고 은행 금리를 내려 그나마도 저금한 돈의 이자가 줄고 월급이 동결되어야 하는지 참 화가 난다.

사실 일반 기업의 경영자가 잘못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고 책임도 지지만 정부 정책이 실패해서 위험을 초래해도 그것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내 돈이 아니니 아무 상관이 없고 마음대로 정책을 실행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곪을대로 곪은 현재의 상태를 개혁하기 위해선 모든 부분에서 개혁의 칼을 빼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정부가 스스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줄여가며 그렇게 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절대적 빈곤이 문제였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잘 사는 사람은 더더욱 잘 살게 되고 없는 사람은 발붙이기도 힘든 시대다.

상대적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최대의 해결 과제로 떠오른 지금 고루한 방식으로 낡아빠진, 밥그릇 싸움만 하는 정부는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안될것이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에게 부동산 투기나 주식투자를 하라고 내모는 정부가 올바른 정부인지 한번더 생각해봐야하고

잘라낼 것은 잘라내고 개혁할 것은 개혁해서 서민이 살기좋은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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