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실천문학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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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믿지 않는 자는 자동으로 성직자에서 해임된다.

이것은 교회법에 있는 한 조항이라고 한다. 성직자로서 신을 믿지 않는다면 따르는 신도들에게 과연 믿음을 줄수 있겠는가 하는 점에서 나온 조항이 아닐까 싶은데 이런 조항도 있다니 신기하다.

박현석 베드로 신부는 마지막 강론을 마치고 이마에 돌을 맞지만 자신의 죄로 인해 생긴 벌로 생각하고 주교에게 간다.

주교는 해임해달라는 박신부에게 해외 교구로 전근을 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미 15년전부터 신을 믿지 않았다는 박신부의 말에도 불구하고 전근을 가길 원하는 주교때문에 박신부는 가방을 꾸려서 나오던 도중 한 사내의 전화를 받고 따라나선다.

그리고 펼쳐지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끔찍하면서도 그들이 선택한 길을 이해하고 공감할수밖에 없게 만든다.

박범준이란 젊은 의사와 박 신부의 운명적인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한 사내를 따라 간 곳에서 그는 갇히게 되고 박범준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이미 15년전 아프리카의 한 병원에서 만난적이 있음을 서로 알게 되는데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서로에게 날선 눈을 하고 바라본다.

산채로 죽임을 당해야 하는 자와 목숨을 거두어야 하는 자로 말이다.

글속 배경은 아프리카의 내전이 발발하는 곳과 서울의 폐허가 된 병원인데 시작부터 장기 적출이라는 끔찍한 장면을 보고 나니 무슨 이야기가 전개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범준은 아프리카에 의사로서 자원봉사를 가게 되면서 소수민족과 정부군간에 벌어지는 수많은 싸움에서 벌어지는 내전을 경험하게 되고 다쳐서 오게 되는 사람들을 팀원들과 같이 치료하고 의사들을 교육하고 바쁜 시간들을 보낸다.

그곳에서는 의료물자와 식량이 부족해 소독약없이 대안책으로 소독을 해서 쓰기도 하고 내전이 벌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테러로 죽어도 국제사회의 지원은 없을때가 많아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학살을 일삼던 그들이 죽음앞에 놓여 실려왔을때 팀원들은 과연 치료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나쁜사람들이니 죽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는가 하는 딜레마에서 괴로워한다

하지만 자신은 사람이기 이전에 의사이기 때문에 치료를 하는 선택을 하지만 그런 선택을 두고 사람들은 그를 떠나고 가까이하지 않는다.

여러번 그런 선택속에 치료를 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사람이 죽어나가고 먹을것이 없는 내전속 나라와 물자가 넘쳐나는 한국에 적응을 하지 못해 결국 자살하고 싶은 사람을 선택해 장기와 피부, 뼈까지 적출해 수입을 올리는 극단적인 일을 저지르게 된다.

 

박신부 또한 신을 믿고 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면 된다는 신부의 교리를 앞세워 아프리카로 떠나지만 거기서 어제까지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웃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적이란 한가지 이유로 이웃들의 목을 베고 그 딸을 강간하는 장면을 보면서 앞에서는 자신들의 먹을것까지 가져다주는 순박한 사람들이었던 그들이 하루아침에 끔찍한 일을 자행하는 것에 놀라 어찌해야 할지 모른다.

어느 것이 인간의 본모습인지,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이 정말 옳은 것인지, 원수이지만 의사이기 때문에 치료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거부해야 하는지 거부한 사람들은 거부하지 않은 사람을 욕하고, 치료한 자는 본인의 마음때문에 괴로워한다.

신의 부름을 받고 신부가 되어 신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하지만 인간이 저지를수 있는 최악의 악행을 보면서 그들도 신의 가호안에 있기를 기도해야 하는지 왜 이런 시련을 신은 내려주시는지 신의 믿음에 의문을 가진다.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일을 선택하고 했음에도 괴로워한다

작가는 어느날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쳤을때 자신에게 불리하더라도 그걸 무시하고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옳다고 하는걸 행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신에게 이로운 걸 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이런 문제는 자신에게 닥치지 않은 상황에선 당연히 옳은 걸 따라야지 하지만 실제 자신의 일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아무도 장담할수 없다.

옳다고 하는 걸 따르면서도 자신은 버릴수 없었던 그들의 선택에 누가 잘못했다고 돌을 던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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