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에 권력을 - 탁현민의 한 권으로 읽는 문화 다큐
탁현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문화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나와는 좀 멀리 있는 일상과는 좀 가깝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문화는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가 즐기고 있고  그안에서 숨쉬고 살아가는 그모든 것을 뜻한다.

문화란  무엇일까?

문화는 그 시대 사람들이 즐기고 이루는 삶 자체가 녹아들어 형성된 것을 뜻한다.

어느 높은 곳에 사는 사람만이 누리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우린 문화란 것이 어느 다른 차원에만 있는 것같은 왠지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그렇게 배웠으니까 그런가? 학교 다닐때 음악시간과 미술시간에 배웠던 문화들은 대중보다는 상류층이 누렸던 문화들이 많았다

클래식이 그렇고 미술사조가 그랬다. 먹고 살기 힘든 하위층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게 틀림없다.

그들만의 노래와 즐길거리가 충분히 있었을텐데 지금은 클래식과 미술품등 일반 서민의 문화는 잘 남겨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상상력에 권력을 이란 이책은 그냥 문화라기 보다는 대중문화와 대중문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현실등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다.

저자의 대중문화 비판서라고 볼수 있는데 저자가 약력을 보면서 가슴아팠던 작년 5월이 생각났다.

 

탁현민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다시 바람이 분다"추모 공연을 연출했던  사람이다.

김제동이 후배라고도 한다. 이책 말미에 김제동에 대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마음을 토로해 놓은 것처럼 그 공연에 서는 사람이라면

뭔가를 각오하고 올라야 했던 무대였다.

노제 사회를 본 이후 불이익을 당하고 밥벌이에서 밀려나야 했던 , 탁현민은 그들에 대해 그래서 미안하면서도 또 그 자리에 서달라고

기꺼이 서겠다고 했던 사람들이고 당사자였다.

스스로도 이 공연을 연출한다는 것은 후에 다가올 여파를 각오했다는 뜻이었고 그러면서도 그는 힘든 일들을 기꺼이 맡았던 사람이고

 사회와 대중문화에 대해 날선 비판을 내놓는 사람이다.

 

한국의 대중문화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얼마전 고 최진영의 자살과 최진실씨 , 장자연 등 연예인들의 자살사건과 사고들이 유난히 이년동안 많았다.

그중에서도 장자연 리스트가 떠돌며 성접대 의혹에 많은 사람들을 수사하고 그랬지만 결국 힘없는 신인의 죽음후에 그들은 또 그렇게 묻혀지고

아무도 벌을 받는 사람은 없었다.

여배우들중 상당수가 성접대 유혹을 받았다고 하니 그 세계에서 살아남기란 남자보다 여배우가 더 힘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영화등 드라마등 예능까지 방송을 거치지 않고선 스타가 되기 힘들고 스타 기획사의 힘이 좌우하는 연예계의 현실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아이돌과 인기가수등을 배출하고 있는 SM기획이나 JYP, YG패밀리등을 제외하면 다른 곳에서 가수가 나오기란 정말 힘든 현실이다

물론 끼가 있고 노래를 잘해서 연습생이 되겠지만 가수가 되기위해 노래와 춤, 연기까지 모두 훈련을 거쳐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져

더이상 노래를 잘해서 혼자 가수가 되기란 보기 힘들어진 일이 돼버렸는데 이들또한 연습생이 되었다해서 데뷔를 꼭 하게 되리란 보장도 없이

힘들고 가망없는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 경우가 많다.

배우등 연예인들이 기획사를 통해 데뷔하고 방송에 나와 인기스타가 되기까지 신인일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한다

데뷔를 하고 나서도 예능이나 방송에 나와야 뜰수있기 때문에 방송국 PD에게 잘 봐달라는 인사를 하고 암암리에 뇌물이나 접대를 하는등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경우는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미 뜨기란 힘든 현실이다.

 

이런 환경속에서 신인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기란 너무 힘든것이고 톱스타에 묻어가면서 얼굴을 들이밀어야 하는 것이니 시키면 시키는 대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인기를 얻은후에 계약서가 부당하다하여  소속사와 연예인사이에 소송을 거는경우가 많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대형기획사와 매스미디어를 통해서만이 스타가 만들어지는 현 구조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피해자가 나올것이고 부조리한 일들이 벌어질것이라고 이런 길 외에도 스타가 만들어지는 계기들이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은 제작 여건이 안좋아서 한편을 실패하면 다시 또다른 걸 제작하기 힘든 여건에 있다. 그렇기에 신인보다는 톱스타를 선호하는 것이고 이런 톱스타위주의 제작형태로 가다보니 기획사에서도 신인을 발굴해서 키우기보다는 톱스타위주로 신인 끼워넣기 체제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서 스타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독립영화가 성공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정도만이라도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제작사와 배우, 기획사, 방송사 이모두가 동등한 관계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좋은 것이지만 어찌보면 모두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 현실이니 좀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개선해나가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

 

입 틀어막는 사회

 

작년 촛불집회와 더불어 광우병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연예인 발언이 문제가 된적이 있었다.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말한것이 문제가 되었던 배우 김민선의 경우를 보면 연예인이 과연 공인인지 아닌지와 그들의 말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다고 해서 죄를 물을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그들이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한적도 없는데 이걸 가지고 정치적 발언이네 어쩌네 하며 죄를 묻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는가

죄를 물어야 한다는 그들은 과연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들인지 살펴보면 절대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할수도 있는 걸 가지고 죄를 묻고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걸 보면 속이 터진다.

연예인이 물론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공인의 신분에 있긴 하지만 그들도 어디까지나 어떤 단체나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이 아니다음에야 그런 말 한마디쯤은 충분히 할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하긴 사진 한장 유포했다고 네티즌도 고소하는 마당에 자신들보다 밑이라고 생각하는 연예인이나 일반인쯤이야 쉽게 고소할수 있기도 하겠다.

이렇게 신뢰없는 정치마당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는 요즘에야 깊이깊이 생각하고 있는 데 과연 얼마후면 있을 선거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언제까지나 대중을 우습게 보는 정치판에 놀아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연예인은 상상력을 가지고 그것을 발판삼아 대중에게 즐거움을 줘야 하는 존재이다.

힘들고 지칠때 한자락의 웃음을 주고 현실을 풍자해서 속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다한것이 아닐까?

지나간 시간들을 살펴볼때 어느때는 비주류였던 음악이나 영화가 그 다음세대에서 주류가 되기도 하고 무언가는 시작은 무시받고 천대받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메인에 오르기도 하는 것이 대중문화다

요즘들어 더더욱 비싸지는 공연때문에 서민이 즐기지 못하고 예술을 하는 사람인지 흉내만 내는 사람인지 판치는 그런 문화가 아닌 진정 예술을 사랑하고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쉽게 즐길수 있는 그런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어디가지나 즐겨주는 대중이 있어야 문화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제 이주후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돌아온다.

벌써 일년이 지났구나 싶으면서도 아무것도 바뀐게 없다는게 또 서글퍼진다.

작년 김제동씨 방송사에서의 하차등의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도 그는 또다시 이번 추모 공연에서 사회를 보기로 했다고 한다.

저자는 후배 김제동을 보면서 참 안스럽고 그럼에도 그밖에 할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그런 부탁을 했었지만 그를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정치와 방송, 언론사가 분리가 되어 있어야 하고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라 했는데 누구와 가깝다고 해서 방송에서

퇴출되고 정치적으로 이용이 되고 하는 현실이 참 우습다

이게 말이나 되는건지 예전 누구때도 없었던 탄압이다. 21세기라는 현실속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오월 지금 뭔가가 표출되어 나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김제동씨는  지난 하버드 로스쿨에서의 강연에서 그 추모제에서  사회본것이 좌파라면 기꺼이 좌파가 되겠다고 했다.

저자는 그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했고 우리는 그를 지켜줘야했다고 말하고 있다.

대중문화는 자유롭게 표현하고 즐겨야 하는 대중들의 문화다. 이것이 누군가에게 억압당하고 감시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님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 오늘도 날선 눈초리로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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