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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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우린 수많은 물건과 사물속에서 지낸다.

눈여겨보며 자주 사용하는 것도 있겠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스쳐지나는 사물도 있을 것이다.

세상엔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물건들이 생산되고 또 사람들에게 팔려나간다.

우리도 늘 무언가를 사려고 하고 지른다는 표현을 하며 새로 사들이지 않는가?

늘 집안엔 물건들로 가득 한데도 나가보면 살게 생기고 사야 하고 이런 사실이 참 재미있다.

하긴 생활 자체가 재미도 없고 우울할때 아이 쇼핑을 하며 작은 물건 하나라도 사게 되면 그 자체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니 이런 물건 하나로 사람의 일상 자체가 바뀌는 경우도 많다.

늘 그자리에 있어 별게 아닌가 싶었는데 없어지거나 버리고 나면 아쉽고 허전해지는 것들이 있다.

늘 사용할때는 고마운줄 모르다가 잃어버리고 나서 그게 그렇게 필요한 것이었나 싶어 허둥지둥 찾게 되고

결국 새로 사게 되지만 이전것만 못한 것..

새로 산 물건이 결코 안 좋은게 아님에도 이전 것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그 물건과 오랫동안 같이 지내면서

사용하고 자신의 추억이 담겨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때 있었던 모기향이나 추 시계, 화로 같은 물건들만 보아도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되어 버려서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그것이 단순한 물건이라기 보다는 어릴적의 추억과 형제들과 함께 했던 그 무엇이 그 물건과 함께

기억속에 자리잡아 있어서 더 사랑스럽고 애틋한 것이겠지 싶다.

 

책속에는 지금 세대는 잘 모르는 30대 중반의 나이라면 기억할 물건들이 꽤 있다.

물건 이란것이 처음 살때는 그냥 새것이지만 사용하면서 손때가 묻고 함께 하고 오랜 시간이 흘러가면 어느새 물건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같은 물건이라도 내가 가진 것이 더 사랑스럽고 좋아보이고 뭔가 특별해보이는 느낌, 그것이 바로 사소하지만 물건과 나만이

통하는 뭔가가 아닐까?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형제가 함께 책을 만들었다고 해서 더 마음에 다가오는 책이었다.

책은 바쁜 일상속에서 오아시스같은 숲속을 한가로이 거닐고 있는 듯한 여유를 갖게 해준다.

아둥바둥하지 말고 기분좋게 여유있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라고 느림을 가르쳐주는 것 같다.

사진과 함께 짤막한 추억 한자락을 부려놓아서 보는 내내 마음이 흐뭇하다.

공감가는 추억도 있고 저자만이 가진 추억도 있으니 만든 사람도 보는 사람도 다 기분좋아지는 책이 아닐까..

 

태엽을 감아줘야 하는 시계 이야기와 늘 책상 한켠에 놓고 일정과 마감 날짜를 적어놓는 탁상 달력 이야기도 그렇고

녹색 모기향에 얽힌 어릴적 추억도 그렇다.

나도 어릴때 늘 모기향을 켜놓으면 답답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 꼭 피웠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아이들 키우느라 모기도 별로 없지만 꽂아놓는 모기향을 쓰고 있으니 그 녹색 모기향은 팔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책을 읽으면서 내 주위에서 나를 위해 수고해주고 바라봐주고있는 사물들에 관심의 눈길을 보내주기 시작했다.

늘 내가 사용하면서도 별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에도 마음으로 말을 걸고있는 것이다.

얼마전 13년된 가죽 장갑을 시장에서 잃어버리곤 찾아헤매고 있는데 찾을수 있을지 모르겠다.

연애를 시작하면서 사준 것인데 결혼하고 나서도 죽 그걸 겨울이면 끼고 다녔는데 잃어버리고 나니

얼마나 허전하고 신경 쓰이던지 옆에선 그냥 사라고 하지만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그 긴 시간동안 수많은 걸 함께 하고 추운 손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장갑이라 더 그런가보다.

 

나와 함께 하는 물건들과 시간들에 더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는 내곁을 떠나갈 것들도 있고 오랫동안 나와 함께 할 녀석들도 있겠지만 바쁘고 여유없는 일상에

특별한 의미가 되어줄수도 있으니까 .

책을 읽고 나니 내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 더 특별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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