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
권진.이화정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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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앞만 보고 살다가 거울을 보거나 사진을 찍어보면 자신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음을 느낄 때가 있다.

내가 이런 모습이었나 싶기도 하고 평소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비춰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것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면 우리 자신이 미처 느끼지 못했거나 잊고 있었던 것들을 

알게 해줄수도 있다.

이책의 소개를 보았을때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의 모습을 그냥 담아놓은 것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읽다보니 서울에 살고 있는 짧게는 이삼년에서 길게는 십여년이상을 살아온 다양한 직업을 가진 외국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놓은 책이었다.

그냥 여행기 비슷한 외국인이 쓴 책이겠지 싶었다가 그 진지한 내용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고 또 읽곤 했다.

대부분 아티스트나 교수의 직함을 가진 사람들인데 도쿄에서 온 화가인 곤도 유카코씨나 영화 관련 교수인 얼 잭슨 주니어,

그리고 신비한 서프라이즈 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배우겸 영어 강사인 잰 아이비씨 같은 경우 단순히 서울에 다녀가기 위한 여행객이

아닌 삶을 서울에서 이어나가는 사람들인데도 여전히 관광객 취급을 받고 있는 아이러니한 모습들이 고스란히 책속에 담겨있다.

요즘은 어디를 가더라도 외국인의 모습을 많이 볼수 있다. 서울이 아니더라도 원어민 강사를 채용하고 있는 학원이 많아서

이곳에서도 심심찮게 보고 있지만 그들이 여행객이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외국인이라면 관광객이거나

잠시 살다가는 사람들로 본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잰 아이비씨같은 경우 서울에서 산것이 십년이 넘었다고 하니 몇번 가보지도 않은 서울이 그에겐 제2의 고향정도가 아닐까 싶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있은 직후 잠시 거쳐갔다가 후에 다시 영어 관련 일을 하기위해 찾았고 지금은 떠날수 있지만 떠나지 못하는

곳이 되어버린 곳인 서울은 무엇으로 그의 삶을 서울안에 머물게끔 만들었을까?

그는 한국의 매력을 다이내믹, 광기, 한마디로 열정을 꼽는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다른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서울에서 오랜 기간 살고 있게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외국의 문화를 신선하고 멋있다고 생각해 자꾸 개발하고 고치고 받아들이는 것을 그들은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의 고유 문화와 일상들이 자꾸 없어지고 외국의 문화에 잠식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들의 시선에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의 문화라면 쿨하다고 생각해 무분별하게 따라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의 눈으로 볼때 우리의 음식문화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빠르고 육식위주의 음식보다 천천히 먹고 채식위주의 음식이 웰빙 문화라 더 선호한다는 것인데

우리의 식생활은 그와 반대로 점점 외국의 음식문화를 닮아가고 있다.

서울은 채식주의자가 살기 좋다고 하니 내가 생각해도 우리 음식은 나물과 김치 위주의 식단이 채식하기엔 정말 그만인듯 보인다.

 

우리는 깨끗하고 현대식 건물이나 거리가 좋아서 점점 개발하고 건물을 올리고 옛것을 점점 잊어가고 있는데 그들은 우리의 재래시장이나

개발되면서 없어져 가는 모습들을 우리보다 더 아쉬워한다.

그것이 한국의 매력이고 없어져 가는 것을 보존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중요한데 잘 보존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안좋다고 말한다. 그들이 보기엔 우리나라나 한국인이 안좋은 면도 있지만 따뜻하고 인정 넘치는 모습을 사랑하고 그것때문에

서울에서 살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곳보다 생활비나 교통비도 싸서 좋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서울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그들.

우리가 늘 살고 있기에 제대로 보지 못하는 부분을 이방인의 눈으로 보니 마음이 편치 않은 구석도 있지만 우리의 모습을 사랑하기에

같은 하늘아래 살고 있는 그들이 오랫동안 우리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좋은 삶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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