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다케타즈 미노루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펼치면 아주 귀여운 하늘다람쥐의 모습이 나오는 책이다.

볼주머니에 먹이를 가득 물고 누가 왔어요? 하고 내다보는 듯한 표정을 짓고서는

나무 구멍속에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데 너무 귀엽다.

이걸 시작으로 책 곳곳에 여느 사진집보다도 더 많은 동물들의 사진이 실려있어서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즐겁고 푸근해진다.

하늘다람쥐도 있고 눈쌓인 곳에 하얀 털을 입고 서있는 모습도 , 검은 딱새며

다람쥐가 좋아한다는 왜현호색 꽃도 담겨 있다.

각종 꽃이며 식물들, 커다란 곰과 물오리, 백조들, 일본사슴과 찌르레기등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들이 더 많이 실려있는 책이라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숲속 수의사라는 말이 왜 제목에 있을까 생각하며 읽었는데 조금 읽고나니 너무도 잘 어울리는

제목이었다.

저자는 수의사로서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가 은퇴후 숲속 동물들의 진료소를 운영하면서

자연이 어떻게 변화하고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살아가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보는 사람이다.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새가 날아오고 연어가 뛰어오르고 바다가 얼어 소리를 내고 하는 것들에

저자는 귀를 쫑긋 세우고 자연의 변화를 지켜보고 세심하게 살펴본다.

이책을 읽다보면 계절이 변화하는 모습과 계절이 어떻게 오는지 그 미묘한 느낌을 가르쳐주는 것 같다.

 

어릴적 봄이 올때쯤이면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땅냄새를 맡으면서 그걸 느꼈고

은행나무나 풀들이 새싹을 내밀려고 땅이 움틀거리는 것을 보면서 곧 봄이 오겠구나

새싹이 돋아나겠구나 알았었는데 도시에 살다보니 달력을 보며 계절이 오는걸 알고 

새삼 자연엔 관심이 줄어들어 버렸다.

어릴때 새싹이 돋아나기 전에 밟는 땅은 너무도 포실포실했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고 달래나 냉이가 양지바른 땅에 돋아날 무렵이면 이미 땅은 푸슬푸슬거리며 물러져있었고

딱딱하게 얼어있던 땅이 포실한 느낌이 들면 들녁에서 풍기는 냄새도 달라지고 바람 냄새도 달라져 있었다.

마치 비가 내리기 전에 바람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책속에는 자연속에서나 사람이 같이 살고있는 곳에서 다쳐 환자가 된 동물들과 새들이 실려온다.

그런 환자들을 위해 집안에 입원실을 만들고 둥지를 만들고 나무기둥도 세워놓는다.

마치 거기가 원래 살고 있는 둥지나 숲속처럼 꾸며놓아 언제든 상처가 나으면 돌아갈수 있도록 하는 배려를 한다.

그리고 야생으로 돌아가서 적응을 쉽게 할수 있도록 야생의 먹이를 구해다 주고 미처 갔다가 다시 오는 녀석들을 위해

먹이대도 마당에 만들어놓고 먹이를 공급해준다.

 

읽다보면 이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런 수고를 사서 할까, 뭘 먹고 살아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주변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백조가 날아온다든지 나비가 나타났다든지 하는 소식을 시시때때로 알려준다.

그냥 사는데 급급해 하는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책속에 자연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있고 너무도 예뻐 우리가 꼭 보호해야할 동물들과 새들이 눈망울을 반짝이며

쳐다보고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어찌 농약을 마구 뿌리고 나무를 베고 자연을 훼손할수 있을까?

이웃나라 일본의 모습이지만 참 자연을 잘 보호하고 아끼는 구나 싶어서 오호츠크해가 있는 북쪽 지방으로 여행을

가보고 싶어졌다.

정말 연어가 그렇게 많이 올라오는지 곰을 만날수 있는지 유빙이 울어대는 오호츠크 해의 바닷가를 거닐고 싶다.

내가 왜 사는지 무얼 위해 이렇게 사는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이책을 읽으면서 새삼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도 좋고 내가 너무 사는데 바빠 주위의 변화에

무심했구나 싶었다.

읽고나니 자연은 아랑곳없이  사람이 살기 편한대로만 사는 것은 너무도 이기적인 것 같아 보였다.

자연과 공유하면서 보호해 가며 그렇게 느릿느릿 살아가는 것이 너무도 좋은 환경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곧 사람에게도 이로운 일이라는 것을 모두들 깨달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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