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꽃 이야기 - 우리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꽃 이야기 12가지
박민호 지음, 박요한 그림 / 자람(엄지검지)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 제목을 보았을땐 계절마다 피는 꽃들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우리 옛이야기 이곳저곳에 숨은 꽃들의 사연이었네요.

어찌 이리도 애절하고 슬픈지 때로는 행복한 이야기도 있지만
정많고 감성적인 민족이어서인지 유난히 꽃에 숨은 이야기들이 많네요.
어떤 사물이나 식물을 소재로 하는 것중에 꽃말이 따로 있을정도로
우리 생활속에서 꽃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어릴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집의 큰딸로 자라면서 휴일아침이 그렇게 싫었답니다.
휴일아침이면 거실과 마당에 가득했던 화분과 화초 이파리를 닦고
마당에 내놓고 물주고 햇빛 쬐어주는 일이 어린 마음에 그게 그렇게 싫었나봅니다.
다른 집 아버지들은 관심도 없는데 아버지만 유독 꽃을 좋아하시고 해서
늘 거실에 반이상을 꽃이나 난화분들이 자리를 차지했었죠.
시장이라도 나가시면 철철이 꽃화분을 사시고 분재도 하시고 농사짓는 틈틈이
화단도 가꾸셨어요.
그렇게 커서인지 꽃은 좋아하면서 집에는 화분하나 키우지 않는데도
길가에 파는 화분들을 볼때마다 하나씩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합니다.
결혼한 이듬해 돌아가셔서 지금은 화분을 사드릴순 없지만
살아계셨다면 좋고 이쁜 꽃화분을 많이 사드렸을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유난히 꽃과 풀을 좋아하는 큰애를 보면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납니다.
 
꽃을 좋아하는 아이라 그런지 연령에 맞는 책은 아니었지만같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림이 화사하고 스케치하듯 그려서인지 꽃을 소재로 한 책에 아주 잘 맞는 그림인것 같아요.
알고 있는 꽃이야기도 있고 책에서 봤던 꽃도 있으니까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고 예쁘게 생긴 은방울꽃같은건 정말 유심히 보더라구요.
길가다가 쑥부쟁이 비슷한 꽃을 보더니 책에서 본것과 같다고 한참을 들여다보고
얼마전 화단에  피었던 철쭉꽃을 생각해내곤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었구나
하면서 즐거워했어요.  유치원뒤에서 등꽃을 봤다며 집에와서 얘기를 한적도 있었죠.
 
책을 읽고나니 꽃을 바라볼때 예사롭게 보이지가 않네요.
저꽃엔 어떤 사연이 있을까?  꽃말은 슬픈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됩니다. 백일홍과 동자꽃에 대한 사연을 읽을땐
나도모르게 눈시울이 젖어들곤 해서 ...
계화, 은방울꽃, 철쭉꽃, 참등꽃, 도라지꽃, 동자꽃, 며느리밥풀꽃, 황매화,
무궁화, 백일홍, 쑥부쟁이, 매화등 잘모르는 꽃들의 이야기도 많았어요.
 
아이가 산과들로 다니면서 피는 꽃을 보기가 어려운 현실이지만 이제부터라도 화단한켠에 조그맣게
핀 풀꽃이라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키워야겠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새로이 피어나는 꽃들도 한번씩 더 살펴봐야 겠어요.
다른이에게 예쁘게 보이고자 피어나는 꽃들인데 봐주는 이가 없다면 얼마나 슬프겠어요.
길가에 피는 풀꽃하나라도 소중하게 생각했던 옛 조상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을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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