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인생 수업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31
헤르만 헤세 지음, 강현규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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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 '싯다르타', '수레바퀴 아래서',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 등을 남긴 독일계 스위스 작가다. 그의 작품에는 사회가 정해 놓은 길보다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묻는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헤세 역시 엄격한 종교적 환경과 정신적 방황, 전쟁과 시대적 혼란을 겪으며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글은 단순한 성장소설을 넘어 고독, 자아 찾기, 자유, 삶의 의미를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 1946년에는 이러한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몇 권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익숙한 문장과 철학을 만나게 된다. 작품별로 흩어져 있을 때와 달리, ‘인생’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모아 읽으니 헤세가 평생 무엇을 고민해 왔는지가 훨씬 또렷하게 보였다. '헤르만 헤세의 인생 수업'은 단순히 유명한 문장을 모아놓은 책이라기보다, 여러 작품 속에 담긴 그의 생각을 따라가며 한 사람의 인생관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는 책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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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던 작가였던 것 같다. 나는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독과 방황은 왜 필요한지, 사랑과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 같은 문제들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군가가 삶의 정답을 알려준다기보다, 오히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되돌려 받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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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헤세가 방황이나 고통을 무조건 피해야 할 것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보통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느끼면 그 시간을 실패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헤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흔들리고 헤매는 시간 역시 자기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결정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큰 요즘이라 그런지 이런 시선이 더 크게 와닿았다.


또 다른 사람의 기준이나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모양보다 자기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메시지도 마음에 남았다. 정보도 많고 선택지도 많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방향으로 살고 싶은지는 오히려 더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한 세기 전의 헤세가 던진 질문들이 지금의 삶과도 이상하리만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더불어 대자연을 통해 깨달은 깊이있는 통찰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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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헤세의 소설을 읽으며 어렵거나 추상적으로 느꼈던 부분들을 다시 정리해볼 수 있었다. '데미안'이나 '싯다르타' 처럼 이미 읽은 작품을 떠올리며 읽어도 좋고, 아직 헤세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의 문학 세계에 들어가기 전 가볍게 읽어볼 만하다. 차분히 읽어나가면서 밑줄을 긋고 한 문장씩 곱씹다 보면 지금 내가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제목 그대로, 헤세에게 듣는 깊이있는 ‘인생 수업’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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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어휘력 - 언어의 한계를 넘어 마음의 세계를 넓히는 일주일 단어 수업
조아란.권희.이정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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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감정과 마주하며 관찰력과 표현의 힘을 길러 진정한 나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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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어휘력 - 언어의 한계를 넘어 마음의 세계를 넓히는 일주일 단어 수업
조아란.권희.이정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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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기쁘거나 놀라거나 속상할 때 흔히 내뱉게 되는 '대박', 이 단어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내포돼 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찬찬히 들여다보며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효율과 속도를 강조하는 시대라지만, 자신의 감정에조차 그런 잣대를 들이대는 건 너무 박정한 기분마저 든다.



심리학에 감정 세분화라는 용어가 있는데 자신의 감정을 세분화하여 구분하는 능력이 높을수록 감정에 덜 휘둘리며 스트레스에도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UCLA 교수 매슈 리버먼의 연구에 의하면 감정에 이름을 붙일 때 뇌에서 위협과 위험을 감지하는 편도체의 활동이 감소하기도 한단다. (프롤로그 중)



'마음의 어휘력'은 무뎌딘 감정을 벼리고 세분화하여 알맞은 어휘를 찾아 더 이상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다양한 어휘들 속에서 불안한 마음이나 관계 속에서 방황할 때, 복잡한 생각의 파도에 휩쓸려 잠 못 이룰 때, 상처받았을 때,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울 때, 좀 더 나를 다정하게 돌보며 기쁨을 찾을 때, 다시금 살아갈 용기가 필요할 때 힘이 되어줄 단어들과 만나볼 수 있다. 요일별로 이런 소주제를 정해 심리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언어와 인문학적 해설이 더해져 나 자신의 감정에 투영해 편안히 읽기 좋다.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에 대해 살펴보자면,


월요일의 사티_Sati

팔리어로 '알아차림'을 뜻한다. 지금 이 순간의 감각과 생각을 판단하거나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가짐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정념(正念)'이라고도 부른다. (p.15)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하루 일과 중 마음이 오롯이 현재에 머물러 있는 순간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아침을 먹으면서도 오늘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떠올리고, 운동을 하며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는가 싶다가도 금세 다른 잡념에 사로잡힌다.


출근길 풍경을 바라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거나,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온도와 향을 천천히 음미해 보는 것. 그런 현재의 사소함을 즐기는 연습을 해보고 싶어졌다. 마음을 자꾸 먼 미래로 흘려보내지 말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의 소소함을 만끽할 수 있는 여유를 길러보자!



수요일의 휘게_Hygge

덴마크어로 '아늑함', '따뜻함', '편안함' 등을 뜻하며 덴마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 중 하나다. 덴마크 사람들은 춥고 긴 겨울과 어둠을 나기 위해 내부의 온도를 높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온기를 나누거나, 혼자서 고요히 책을 읽으며 오랜 시간을 보낸다. (p.92)


오랜만에 연차를 낸 수요일. 느긋하게 늦잠도 자고, 최애 음악을 들으며 마음에 드는 식단으로 아침도 챙겨 먹었다. 도서관에서 잔뜩 빌려온 책과 모처럼 주문한 원서를 골라 읽다가, 오후의 햇살이 부드러워질 즈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

편애하는 빵집에 들러 몇 가지 빵을 고르고 차도 끓여 함께 맛봤다.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빈틈없이 채운 하루야말로 온전한 ‘휘게’ 그 자체!





목요일의 코모레비_木漏れ日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을 뜻한다. 나무를 뜻하는 '코', 새어 나온다는 의미의 '모레', 해를 뜻하는 '비'가 합쳐진 말이다. 나뭇가지 사이를 통과한 햇살이 바람에 흔들리며 땅 위에서 반짝이는 짧은 순간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일본어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 ‘코모레비’를 실어주신 저자분의 탁월한 언어 선택 센스에 일단 감탄 좀 하고! :) 우리말의 ‘윤슬’처럼 듣기만 해도 풍경이 떠오르는 참 어여쁜 단어다.


한들한들 흔들리는 싱그러운 초록 나뭇잎 사이로 투명한 햇살이 잘게 부서져 내리는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마음을 흐뭇하게 만든다.


언제, 어디서든 흔하게 마주치는 일상의 풍경 속에도 아름다움은 존재한다. 다만 익숙함에 가려 미처 발견하지 못할 뿐인지도 모른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조금 더 새로운 시선과 다정한 관찰력으로 바라보며, 평범한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발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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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책방 도감 ㅣ 이야기가 있는 디테일 도감
마사키 데쓰야 지음, 백운숙 옮김 / 윌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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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외국을 여행할 때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보다 더 마음이 끌리는 곳이 있다. 바로 재래시장과 로컬 맛집, 그리고 서점이다. 일본어 원서를 읽는 즐거움에 푹 빠진 뒤부터는 일본 여행을 갈 때마다 도서관이나 개성 있는 독립 서점을 일부러 찾아다니곤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곳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헌책방이다. 문을 여는 순간 풍기는 묵은 종이 냄새와 시간을 품은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빼곡히 꽂힌 책들 사이에서 보물 찾기 하듯 취향에 꼭 맞는 한 권을 발견하는 재미는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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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종이책과 함께한 시간이 훨씬 길어서일까. 이북 리더기나 태블릿, 휴대폰보다 여전히 종이책에 더 마음이 간다. 표지를 손끝으로 쓰다듬고, 특유의 잉크와 종이 냄새를 맡으며 질감을 느끼는 순간이 좋아 좁은 집 한켠을 기꺼이 책에게 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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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만난 신간 '일본 책방 도감'은 일본 여행의 즐거움에 날개를 달아 줄 반가운 책이었다. 개인 서점부터 사설 도서관, 북카페까지 일본 곳곳의 다양한 책 공간 44곳을 소개하며, 실제 공간을 실측해 그린 입체 도면까지 함께 담아냈다. 홋카이도를 제외한 도호쿠, 고신에쓰, 간토, 호쿠리쿠, 도카이, 긴키, 주고쿠·시코쿠, 규슈와 오키나와까지 지역별로 개성 넘치는 책방을 엿볼 수 있다. 종이책과 오프라인 서점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시대에, 이처럼 한 공간 한 공간을 정성껏 기록한 책은 애서가들에게 더없이 귀한 자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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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예쁜 서점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입체 도면과 평면도는 물론 건물의 역사와 개보수 과정, 입주 당시의 이야기, 책방 지기의 신념과 철학, 감각적인 인테리어까지 담아내 책방이라는 공간을 더욱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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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한 다다미 다락방이 있는 리딘 라이틴 북스토어, 디자인 영감의 원천이 되는 이시비키 퍼블릭, 영화관 티켓 창구 뒤편에 숨어 있는 2평 남짓의 히미쓰노책방,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한 사방 80cm의 초소형 도서관 유즈드 북 박스, 외양간을 개조해 만든 로바노책방까지. 저마다의 개성과 이야기를 품은 공간들을 보고 있으니 다음 일본 여행에서는 꼭 한 곳씩 찾아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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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작년 다카마쓰 여행 때 시간이 늦어 문이 닫혀 끝내 들어가지 못했던 책방 루누강가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레코드 선반을 그대로 활용한 독특한 인테리어와 계단식 좌석이 인상적인 공간이라고 하는데, 사진과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때 놓쳤던 아쉬움이 더 커졌다. 언젠가 다시 다카마쓰를 찾게 된다면 가장 먼저 들르고 싶은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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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책방 도감'은 단순한 책방 가이드라기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랜 시간 가꾸어 온 공간과 그 안에 담긴 철학을 기록한 한 권의 아카이브에 가깝다. 책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여행지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언젠가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다는 설렘을 함께 선물해 주는 책이었다. 나 역시 다음 일본 여행에서는 이 책을 가방에 넣고, 관광지 대신 마음이 끌리는 책방을 천천히 걸어 다니며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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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문장, 삶이 달라지는 기록 - 고전에서 길어 올린 인문 사유 100
김이율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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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함.






이 책은 100권의 고전을 통해 깊이 있는 인문학적 사유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도록 돕는 필사 도서다. 평소 자주 접하게 되는 인문학의 정의는 무엇일까? 사전에서는 인문학을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 온 문화·사상·역사를 연구하여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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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문학은 우리의 삶에서 왜 중요할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삶의 방향을 고민할 때 인문학은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준다. 철학과 문학, 역사, 예술, 언어, 종교 등은 단순한 지식의 영역을 넘어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이 책은 100권의 고전을 삶의 의미, 관계, 고통과 성장, 자유와 책임, 지혜라는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누어 소개한다. 각 고전에서 발췌한 핵심 내용과 저자의 현대적 해석을 더한 명문을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책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문장을 곱씹어 보게 된다. 실용성과 효율, 성과만을 우선시하는 사회 속에서 지친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위안이 되기도 하고,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선물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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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좋았던 점은 다양한 분야의 고전을 한 권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들을 접하며 읽고 싶은 책 목록이 자연스럽게 늘어났고, 앞으로 어떤 고전부터 읽어볼지 방향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한 권의 책을 깊게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이렇게 여러 고전의 핵심 문장을 만나보는 경험 역시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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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필사를 하다 보면 단순히 문장을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이 담고 있는 의미를 천천히 음미하게 된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법한 문장도 손으로 직접 옮겨 적는 과정에서 오래 기억에 남았고,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빠르게 소비하는 독서에 익숙해진 요즘, 천천히 읽고 천천히 쓰는 경험이 오히려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인문학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다시 중심을 잡게 해주고,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 이 책 역시 거창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좋은 문장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만의 사유의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펼쳐보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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