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의 인문학 - 하루 10분 당신의 고요를 위한 시간 날마다 인문학 3
임자헌 지음 / 포르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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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밝은지 벌써 한 달하고도 보름 정도가 지났다. 새해 결심에 대한 실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할 시기이기도 하지만 민족의 대명절 설, 음력 1월 1일은 다시금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 같아 감사하다. 정신이 흐트러지고 몸가짐도 나른해지는 이 맘 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챙김의 인문학'을 추천한다. 속도와 효율에 매몰된 삶 속에서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되새겨 보고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 두 번째 새해에 함께하기 더할 나위 없는 명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흐름 속에서 엿보는 선현들의 지혜

이 책은 우리 선조들의 다양한 작품집 중 명문들을 발췌해 싣고, 저자의 해설이 곁들어져 얼핏 보기에는 숱한 인문 고전서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저자의 폭넓은 지적 스펙트럼과 유려한 문체에 매료되고 만다. 또한, 수백 년을 초월한 시대적 간극을 해소할 만한 위트 넘치고 세련미 충만한 필치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설득의 힘도 실려 있다. 오로지 생산성과 효율성을 기치로 앞만 보고 질주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져 준다. 뿐만 아니라, 눈앞에 놓인 것에 급급하며 마음의 여유를 잃고 사는 우리들에게 좀 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삶을 관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더불어 사회 전반적으로 점점 희박해져 가는 인간성 및 도덕성, 절제와 느림의 미학, 당연히 주어지는 것에 대한 감사, 배움과 삶의 일치의 중요성,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 자본주의의 폐단, 학문에 대한 바람직한 자세 등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나 결여된 부분에 대해 선현들의 지혜를 엿보며 해답의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정감 넘치는 우리의 이야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중국 고전을 읽을 때는 역사적 배경지식이 부족해 종종 괴리감이 느껴지거나 공감대가 부족할 때도 있었는데 이 책의 경우 친숙한 우리 문화,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4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에도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더욱이 다양한 역사적 사건, 인물, 인용서 등에도 관심이 생겨 관련 자료들을 좀 더 찾아보고 싶어졌다.

조선 양반들의 일탈?!

- 과거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친구들이 모인 것이지만 실제로 계획한 것은 대개가 다 놀러 가는 계획이었다.

- 서울의 부인들이 베 짜는 법을 모르고 사대부 부인들이 밥 짓는 법을 알지 못하니...

- 어느 집안이든 자제들이 머리가 좀 굵어지면 어른이 쉽게 일을 시키지 못한다. (본문 내용 중)

리학을 기반으로 한 조선 사회를 이끌어가던 지체 높은 양반들이라 하면 지아비는 엄격하고, 지어미는 가정적이며, 자녀들은 순종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 대목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꽁꽁 언 들녘에 햇살이 봄 이불을 덮어주고, 꽃바람이 개화를 재촉하면 과거를 앞둔 도령들의 마음도 싱숭생숭, 벚꽃엔딩 작당 모의를 했다. 수백 년 전 양반집 마님들도 가사를 거부하며 페미니즘에 눈을 뜬 것인지, 그때나 지금이나 중2병을 앓고 있는 사춘기 아이들은 일촉즉발, 시한폭탄이었던 닮은 꼴을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참 재밌다.


책 속 책갈피

산을 꺾을 기세로 분노를 다스리고, 골짜기를 메울 기세로 욕망을 막으라.

분노와 욕망이 모두 사라지면 구름을 열치고 해가 나오리라.

중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바르지 않은 것들은 눈에 들이지 않으면 온 세상 온 우주가 모두 내 집 안에 들어오리라.

예전에 내가 나를 이기지 못했을 때는 욕심에 빠졌으나 이제 나를 이기고 나니 천 리가 회복되네.

나를 이기느냐 이기지 못하느냐가 쪼잔한 꼰대가 되느냐 인간다운 성숙한 인간이 되느냐의 관건.

인간다운 성숙한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자기를 이겨내야만 한다네.

p.26, 속도의 세상에서 숨 고르기, 장흥효

옳지 않게 얻었는데도 목구멍에 넘긴다면

그건 도둑이나 매한가지고

일하지 않았는데도 양껏 배불린다면

그건 남의 피 빨아먹는 버러지라네

밥을 먹을 적마다 반드시 경계하라

부끄럽게 입에 들어가는 일 없도록

p.216, 밥 한 그릇의 무게, 김창협

책을 읽는 이는 반드시 단정히 손을 모으고 바르게 앉아서 경건하게 책을 대하고서 온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해 읽어야 한다.

자세히 생각하고 내용에 푹 무젖어 깊이 이해하고 매 구절마다 반드시 실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약 입으로만 읽을 뿐 마음으로 체득하지 못하고 몸으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글은 글일 뿐이고 나는 나일 뿐이니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p.272, 올바른 독서 방법, 이이


파생 독서

이야기의 탄생

율곡이이 - 격몽요결

이덕무 - 사소절 / 소학을 대체할 규범서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성대중 - 청성잡기

혹 많은 세상에서 부화뇌동하지 않고 묵묵히 나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힘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 강직한 심지를 갖기 위해서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양서들을 탐독하고 깊이 사유하며 실천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고도의 물질문명을 누리며 우리의 삶은 윤택해지고 풍족해졌지만, 마음의 여유를 잃고 현재 나아가는 방향성마저 의심스럽다면 '마음챙김의 인문학'을 통해 깨달음과 지혜를 얻어 오롯이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에 동행해 보길 바란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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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토익 실전 1500제 LC - 실전 15회분 집중 연습으로 토익 900+ 종결 시원스쿨 토익 실전 1500제
시원스쿨 어학연구소.정상 지음 / 시원스쿨LAB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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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능력시험을 준비하며 참 아쉬웠던 점은 시중에 선택할 수 있는 교재의 폭이 매우 적고, 토익처럼 최근 기출 경향을 반영한 양질의 콘텐츠에 10회 정도의 충분한 양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토익은 취준생부터 승진 등 인사고과를 위한 직장인들까지 워낙 수요가 많다 보니 관련 업체들의 과열된 시장 경쟁에 수험생은 나름의 수혜자라 할 수 있다. 사실 10회분만 돼도 시험 직전 충분한 대비가 가능하기에 만족스러운 분량이라 할 수 있는데, 신간 시원스쿨 토익 실전 1500제는 무려 15회분의 국내 최다 분량정가 5,900원으로 믿을 수 없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아무래도 토익 응시자의 대부분이 학생인 점이나 요즘같이 모두 힘든 코로나 시대를 감안하면 업계의 선두주자로 신뢰받는 시원스쿨의 이런 행보는 정말 모범적이라고 본다. 교재에 딸린 MP3 파일이나 해설서를 따로 지불하고 구입해야 하는 모 기업의 행태에 많은 학습자들이 불만을 토로하던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정말 대조적인 경영 마인드인 것 같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무색하리 만큼 내용도 정말 알차다. 다년간 토익을 연구한 우수한 집필진이 빅데이터 정밀 분석에 기초해 2016년 5월 이후 신토익 문제와 지난 10년간의 기출문제들을 꼼꼼히 분석해 자주 출제되는 유형, 구조, 어휘와 구문을 모든 문항에 적용했다. 더불어 MP3 음원, 문제 해설, 오답노트, Answer Sheet를 해당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고, 책의 QR코드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을 이용해 바로 음원과 해설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교재의 판형도 매우 넓어 가독성을 높였다. 오랜만에 LC 문제를 풀다 보니 역시 아직도 영국식, 호주식 발음이나 신유형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한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최다 분량, 최신 유형을 수록한 시원스쿨 실전 1500제와 함께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고득점도 문제없을 것 같다. LC 지문의 경우 실용적인 내용도 참 많아서 새도잉하며 회화 실력 향상을 기대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별 다섯 개가 부족한 시원스쿨 신간, 신년 토익 고득점을 노리는 학습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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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 - 내 삶을 일깨우는 챌린지 프로젝트
서동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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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원, 서정희 부부의 자녀로 유명한 저자 서동주의 이력은 꽤 화려하다.

미술 전공으로 웰즐리 대학에 입학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에 편입한 후 수학 전공으로 졸업했다.

그 후 와튼 비즈니스 스쿨에서 마케팅 석사를 수료했으며 30대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 샌프란시스코 법학대학원을 졸업 후 변호사가 되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가 이 많은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목표를 달성하게 만든 원동력은 바로 도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기록한 것이다.

그녀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한 것을 성취한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설정해 기록하고 실행하며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사례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180일간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이 챌린지북은 5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 인생의 전환점을 돌아보고 좌표를 재설정해 줄 인생 그래프

2. 10가지 다짐의 말

3. 180일 목표 플래너

4. 습관 트래커

5. 하루의 도전 과정을 기록하고 동기부여하는 185개의 질문


저자가 수집한 '성취로 이끄는 성찰의 문장'이 매일의 장에 첫머리를 장식해 읽어보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아침에 하루를 계획하고 저녁에 하루를 되돌아보며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건 자신의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실행력을 길러줌은 물론 하루를 충만히 채워주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밝아온 새해, 지금까지 포기와 실패로 점철된 자신의 과거를 벗고, 밀도 높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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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양장) 동양고전 슬기바다 1
공자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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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들어가며...

해가 밝아 올해는 필독서로 한 달에 한 권 정도 인문학 도서를 꼭 읽기로 했다. 그동안 읽었던 책 목록을 살펴보며 늘 좋아하는 책만 편독하는 경향이 강해 이제는 좀 다양한 분야의 책을 폭넓게 읽어야 할 필요성을 간절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책으로 '논어'를 골랐다. '논어'는 예수, 석가모니, 소크라테스와 함께 세계 4대 성인인 공자의 가르침을 기술한 고대 중국 문헌이다. 동양 고전의 정수로 손꼽히다 보니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동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고전이라 워낙 다양한 번역으로 출간돼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독자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나 역시 지금까지 논어와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단연 으뜸으로 손꼽을 수 있는 책은 홍익출판사의 슬기바다 시리즈이다. 명심보감과 채근담도 이 시리즈로 감명 깊게 읽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뉴 에디션 특별 소장본 '논어'는 소장 가치가 충분한 명저이다.

홍익출판사 슬기바다 시리즈 '논어'의 특징

1. 중국 북경대 출판사에서 나온 십삼경주소 시리즈 중의 '논어 주소'를 저본으로 번역

2. 간결하고 꼭 필요한 해석만 담아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함

3. 역사적 배경 설명을 상세하게 제공

4. 공자의 '대화의 기술'에 대해서 설명

5. 공자에 대한 존댓말을 제거

6. 한자어 해설을 상세하게 제공하며 한자어에 음독 기술

7. 총 20편 수록

감상

- 벼슬이 없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벼슬에 설 만한 재능과 학식이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알아줄 만한 사람이 될 것을 추구해야 한다.

-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동에 옮기지 말라.

- 내 스스로 덕을 닦지 못하고, 배운 것을 익혀서 명료화하지 못하고, 의로운 일을 듣고서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불선함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것이 내가 근심하는 것들이다.

- 나물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구부려 베개 삼더라도 즐거움이 또 하나 그 가운데 있다. 옳지 못한 일을 해서 얻은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같은 것이다.

인적인 인생사를 훑어보면 공자의 생애는 그다지 순탄하지 못했다. 비정상적인 혼인 관계에서 태어나 정치적인 영광도 짧았으며, 13년이란 긴 세월을 유랑했지만 정치적 이상을 펼쳐줄 주군을 만나지도 못했다. 자신의 가르침을 실현할 애제자와 자식도 자신보다 앞세웠다. 온갖 권모술수와 감언이설이 넘치는 정계에서 공자는 평소 청렴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기에 자신의 이상을 정치적으로 실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상가로서 교육자로서 그가 후대에 전한 가르침은 장구한 시간을 초월해 오늘날을 사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한다. 그가 가장 강조한 인(仁)과 예(禮)의 정신이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들에게 가장 부족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인'이란 사람다움을 뜻하는 도덕적 가치요. 인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예'이다. 인간성 상실과 도덕성의 부재는 비단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욱 개탄스럽다. 갈수록 점점 더 희박해지는 인간다움을 되찾고, 인생의 올바른 지침으로 삼기 위해 고매한 그의 정신이 깃든 편애하는 문장들을 자주 찾아 읽고 싶다. 더불어 논어를 시작으로 나머지 사서삼경도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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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고 시 그림이 되다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곽수진 그림, 이지은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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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삶의 개선과 창작 활동에 열정을 쏟은 '미야자와 겐지'

이 책의 저자인 미야자와 겐지는 시인이자 동화 작가, 교육자로 1896년에서 1933년 사이 활동했다.

전당포를 경영하는 부모님 덕분에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가업을 계승하길 바라는 부친의 뜻과는 달리 어릴 때부터 단가를 짓거나 문학 동인지를 창간해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동화 작가를 꿈꾸며 무작정 도쿄로 상경해 동화 창작에 몰두하지만, 여동생의 병세 악화로 귀향 후 농학교의 교사로 교편을 잡는다. 몽매한 그들을 계몽하는 한편 빈곤한 농민들의 처참한 삶을 목도하며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채 과로와 급성 폐렴으로 37세에 요절했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 등 100 편의 동화와 '봄과 수라' 등 400여 편의 시 그리고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인 '은하 철도의 밤' 등을 남겼다.

 

 

명작 플러스 명작의 콜라보! 비에도 지지 않고 (雨にもマケズ)

명작 시와 명작 그림의 콜라보로 새해 벽두부터 행복 한 꼬집 더해줄 신간과의 만남! :D

미야자와 겐지가 숨 쉬던 시절의 녹록지 않았던 시대적 배경과 삶을 관조하며 다짐하는 시의 묵직한 분위기에 감성 일러스트가 더해져 딱 알맞게 조화의 수평을 찾았다.

국내보다 유럽에서 먼저 실력을 인정받은 곽수진 작가의 그림체가

한겨울 눈보라에도 끄떡없이 포근하게 감싸주는 부드러운 목도리 같아

한 장, 한 장 눈길이 오래 머문다.

무심히 쓱싹 칠한 듯한 거친 터치감은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색감은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장면 장면 크고 작게 배치한 동물들은 사랑스럽고,

물과 나무, 산, 들판, 하늘은 아름답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낯익은 우리들의 모습은 참 정겹다.

 

그럼, 신간의 백미, 시의 내용을 살펴보자!

이 작품은 미발표 유작 시로 일본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고 한다.

온갖 고난과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는 강인함이,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는 따뜻함이,

만물을 가슴에 품은 관대함이,

최소한의 것에 자족하는 검소함이,

소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는 호기로움이,

게다가 아름다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가슴에 잔잔히 스며든다.

특히, 가난하고 굶주린 농민들을 보듬던 이타적인 그의 성품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 시 한 편에 담긴 처세에 관한 지혜와 삶에 대한 자세를 엿보며 맑고 심지 굳은 정신을 닮고 싶다.

편안하고 보장된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하여 여생 동안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해 헌신한 그의 인생의 궤적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한 번의 젊음! 어떻게 살 것인가?' 큰별쌤 최태성 선생님이 던지셨던 묵직한 화두를 상기해 본다.

 

내 마음에 가시가 돋고, 누군가에 대한 미움이 움틀 때 곁에 두고 읽어보면 마음을 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짤막한 시 한 편이지만, 읽고 난 후 가슴에 남는 여운은 깊고 진하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을 위해 선물하기 참 좋은 작품이라 강력히 추천한다.

 

 

 

번외! 일드 속의 미야자와 겐지와 그의 작품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중쇄를 찍자'라는 일드였다. 만화 매거진 편집부에서 고군분투하는 출판직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워낙 출연진도 화려하고, 언내추럴, 니게하지 등 굵직한 대표 드라마로 유명한 노기 아키코 작가 작품이라 한 번 볼만하다. 각설하고,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이 작품의 5화에서 혈혈단신 무일푼으로 자수성가한 사장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소개하며 '비에도 지지 않고'의 전문이 소개되는데, 이 부분을 정말 몇 번이나 돌려서 봤는지 모르겠다. 드라마 스토리도 탄탄한 편이고, 느낄 만한 점도 많아 정말 추천한다.

미야자와 겐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작품은 '미야자와 겐지의 식탁'이란 일드다. 혈기 왕성, 순박, 다정다감에 정의롭기까지 한 인간미 넘치는 그의 이야기를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동화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쿄로 상경한 후부터 여동생의 죽음까지 다룬다. 참고로 총 5부작이라 금방 볼 수 있다. 사투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본 뽑아 각 잡고 일어 공부할 목적보다는 가볍기 즐기기용으로 추천한다.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https://blog.naver.com/yanoljai/222209258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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