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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 인문학 전문가 김종원의 지적 안목을 넓혀주는 열두 달 교양 수업
김종원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평점 :
가야 할 길을 잃은 민족에게
문화는 주어지지 않는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은 1월부터 12월까지 문학, 미술, 건축, 음악, 문화, 종교, 음식, 역사, 철학, 과학, 경제, 공부란 소주제를 다루며 한국을 탐구한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을 날짜가 표기되어 있어 한국에 대해 느긋하게, 깊이 있게 사유해 볼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정규 교육과정에서 국사와 국어를 통해 누누이 접해온 인물, 작품, 사건, 건축, 과학, 경제 등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건조한 지식을 머릿속에 욱여넣던 학창 시절과 달리 숭고한 한국의 얼과 시대정신, 인문학적 사색까지 더해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역사적으로 중세, 특히 조선의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학구적인 세종과 명장 이순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귀감, 이회영 선생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를 선도하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김연아 선수, 박찬호 선수, 발레리나 강수진, 성악가 조수미, 백종원 님, 뽀로로, 콘치즈, 유튜브, 스마트폰, 예능 프로그램, 다이어트, 분홍 소세지, 포대기, 어부바, 학교종이 땡땡땡, 88서울올림픽, 연탄처럼 MZ 세대에게도 친숙한 주제부터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를 통해 듣던 추억을 소환하는 현대의 이야기들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한국 사람들은 왜 인사말로 "식사는 하셨어요?", "우리 언제 밥이나 한 번 먹자." 항상 그렇게도 밥, 밥, 밥 타령일까?, 해외에 나가면 한 살 줄었다 귀국하면 다시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국식 만 나이의 숨은 의미, 대한민국 만능 엔터테이너의 시초?, 한국 예능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문화를 인문학적으로 풀이하면?, 한국인만 가지고 있는 언어의 온도 '아이고', 145년 이상 내려온 한국의 부동산 제도 등 한국 문화 깊이 어려있는 한국인의 근본 정서, 정신을 되새겨 보며 내 안에 각인된 한국인 DNA를 뜨겁게 느낄 수 있다.
역시 관심 분야인 '문학, 문화, 음식, 역사, 철학, 공부'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평소 읽고 싶었던 명작 중 책에 소개된 '칼의 노래', '난중일기', '열하일기'와 백석, 기형도, 최인호, 이어령, 박완서 작가의 도서도 빠른 시일 내 찾아서 꼭 읽어보고 싶다. 1부 4권 사두고 고이 모셔둔 '토지'도 먼지 좀 털어둬야겠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인문학 여행지 중 가장 가까운 우리 지역의 '서원'도 방문하고, 옛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문화재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지식을 채우고, 행간에 녹아있는 인문학적 감성을 매일매일 조금씩 흡수하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어 추천한다.
너의 죽음을 기억하며 살아라.
일이 잘되지 않아 힘들다면
죽음을 기억하라.
사는 게 어려워 포기하고 싶다면
다시 죽음을 기억하라.
다시 시작하는 것조차 망설여진다면
또 한 번 죽음을 기억하라.
언제든 세상을 떠날 수 있다는
너의 죽음을 기억하며 살아라.
어두워지며 빛나는 별처럼
죽음을 기억할수록 오늘의 삶이 빛나리라.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