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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김보현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2월
평점 :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은 읽으면서 주인공인 소녀 원나의 모습을 보면 내 모습을 되돌려 생각해 보았다. 상황은 다르지만 원나처럼 왜 저렇게 적극적이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매번 아버지와의 다툼이 싫어 거기에 순응하면서 그저 착한 부모의 자녀로 살아가는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내 의사를 조금이라도 표명했더라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이 소설에서는 그래서 가족에 대한 마음을 더 두드러지게 보여주려는 모습이 참 따뜻해 보였다. 누구에게나 좋은 일로서 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좋다. 내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만으로도 나를 존중하고 인정하다는 의미이니깐. 그것이 제목에서 잘 집약해 주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펜싱을 하는 소녀 웬지 저렇게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원나에게도 화상을 입은 것에 대한 상처와 아버지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힌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렇게 내 모습도 어쩌면 사랑하는 부모와 내가 가진 성격의 단점으로 늘 그것에 사로잡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과 투영되어 보였다. 점점 자신도 변화하듯 늘 그것에 머물러 있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나도 지난 그 시간들을 극복해 가면서 얻게 된 다양한 심정도 떠올랐다. 자연재해처럼 찾아온 좀비 바이러스는 그런 원나가 그 일을 겪으면서 경험하게 되는 모습에서 성숙한 한 소녀의 성장담과 같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삶에 대한 사투를 벌이는 것, 어쩌면 소외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좀비에 걸린 그의 이웃들을 헤치는 대신 자신이 스스로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이 소설에서의 보편적인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방어하곤 하지만, 정작 본능적으로 가족과 이웃이 위기에 처하면 그것 역시 보호하게 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자신은 더욱 그런 소외된 마음을 느꼈기에 좀비 바이러스로 좀비가 된 이웃 사람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는지 모른다.
무엇을 하는 게 가장 좋은 길일까 끊임없이 원나는 고민하고 깊이 생각했을 것이다. 문장 속에서 드러나지는 않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들을 방치하고 버리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자신보다는 이웃을 위해 더 생각하는 공동체적인 생각을 먼저한 것일 것이다. 어쩌면 자기에게는 없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이웃과 함께하는 그 기억들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외부의 사람이나 환경을 통해서도 변화하게 된다. 그러한 모습에서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고 서서히 이웃들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