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절은 영원하지 ㅣ 꿈꾸는돌 47
하유지 지음 / 돌베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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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알아? 어떤 사람한텐 한 계절이 영영 계속되기도 한다는 거? 우진 오빠는 언제나 따뜻한 봄 같은 사람이었어. 어려서부터 바람 부는 들판에 나 홀로 선 것처럼 마음이 휑하고 불안하고 그랬는데, 우진 오빠랑 있으면 속이 한껏 단단해진 느낌이었어. 너 태어나고 어머님이 이름을 한봄이라 짓자고 하셨을 때,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순간이었던 것 같아. 너무 슬프지만 절대 잊고 싶지 않은 순간. 고통스러운 기억이라 해도 그 기억이 오히려 발 디디고 설 땅이 되기도 해.”

 

계절은 순환하는 하나의 세계이다. 자연스레 그에 알맞은 주기가 다가오면 우리는 서서히 계절을 맞이한다. 지나고 나면 문득 과거의 한 시기를 깊이 기억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하나의 계절에만 머무른다. 그것은 좋을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마음이 아픈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계절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가슴 속에 감내하며 이겨낼 때 비로소 꽃을 피운다. 이렇듯 《어떤 계절은 영원하지》에서는 청소년 소설에서 보여주는 ‘어른 되기’의 과정에서 관통하는 변곡점의 서사라는 이야기를 느끼게 해 준다.

 

주인공인 한봄이는 어려서부터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와는 이른 나이에 떨어져 지내야 했다. 그렇게 부모님의 품에서 사랑과 애정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야 하는 시기에 부모의 부재는 컸다. 부모와 자식과의 유대는 한 아이의 삶에서 중요하다. 그러한 가족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혼자서 감내했을 이룰 수 없는 고통과 가족을 보지 못한다는 아픔과 좌절감이 한봄이의 마음을 얼마나 짓눌렀을지 감히 상상이 안 됐다. 고등학생으로서 겪는 성장통은 다양한 국면에서 주인공을 점점 입체적인 인물로 변화되는 모습이 참 좋았다. 결국에는 한봄이는 어머니와의 재회와 할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한층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명랑하고 어디론가 튀어 보이지만 조화롭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대하는 과정이 참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느꼈다.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일종의 과업 단계처럼 무사히 어려움이 닥치는 시기에도 사춘기의 시기를 지나 무사히 안착한다.

 

한봄이 옆에는 언제나 느티나무처럼 포근하게 지켜주는 할머니와 단짝 친구 규림, 남자 친구 동하가 있어 계절이 지나가는 시간에도 오래도록 변함없는 모습으로 머무르는 사람이 된 건 아닐까. 다독여주는 마음이 있어 한편으론 따스함이 감도는 책이라고 주목했다. 나의 청소년기에는 한봄이처럼 앞을 향해 밀고 나가는 용기를 통해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픈 시간도 지나면 성숙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처럼 하나의 마음으로 모여든다.

 

한봄이의 가족이 지닌 아픔의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가진 원망이나 세상의 탓으로 돌리는 태도는 나오지 않는다. 지금 처해 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세상을 마주하는지를 한봄은 스스로 그 답을 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의 부족함이 주는 결핍은 옆의 사람에게 곁을 내어줌으로써 사랑은 채워지고, 끊어진 마음은 재회를 통해 가족과 주변 사람과의 관계의 연결고리를 이어주는 것으로 회복했다. 이렇듯 한봄은 다함 없이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자세와 변함없는 태도로 대하고 있는 모습으로 뜻과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고 봤다. 감내하던 지난 시간은 사랑에 대한 본질을 표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혼자가 아닌 곁의 사람이 있어 우리의 삶은 크나큰 행복과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지닌 힘은 결국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부끄러움의 아픔은 내려놓고, 서로에게 연결되고 있음을 기억한다. 우리의 마음으로 모여들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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