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하여 얻게 된 슬픔의 기록이자 그를 향한 후일담의 이야기로 소개하고 싶다. 신용목, 안희연 두 시인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아버 지에 대한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부재의 의미이다. 언제쯤 가장 아버지라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을까? 그건 바로 함께 하지 못할 때가 이지 않을까 느껴본다. 결혼식을 할 때 누구의 손을 붙잡고, 청첩장에 이름을 써야 하는 부분을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더 깊이 고민하는 부분에서 가장 가슴이 아려왔다. 누군가에게는 그런 일들이 대수롭지는 않게 여기겠지만 작가에는 십분의 일 아니 천분의 일만큼 더 깊이 와닿는 것은 부모라는 무게가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부모나 자식 에게는 동일한 만큼의 사랑의 이름으로 더 자리잡는 것이 가족에 대한 마음일 것이다. 나도 일찍이 어머니를 잃은 한사람으로서, 또한 자식으로서 아직도 그 순간을 떠오르면 마음이 가장 먹먹하게 되기도 한다. 차라리 아픈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조차 감내할 수 있다고 기도를 드리고 싶은 생각들이 가득했던 그 시절을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보았다. 손을 잡고 따라 가는 놀이터의 추억, 얼굴을 마주하면서 대화를 즐겁게 나누던 시간들 이 모두가 이젠 덧없는 사랑의 빈자리로 남았다는 게 너무 야속하고 속상하다. 그러나 이번 시집 에세이를 통해서 그리움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어머니를 다시금 추억하고 위로가 되었다. 작가도 아픈 마음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독자에게 느끼고자 한 바도 바로 사랑이 주는 큰 의미를 시와 함께 수록하여 기록 해내고 있다. 사랑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들은 단지 흐느낌이 아닌 각자의 마음 속에 당도하는 만남이라고 말하고 싶다. 언젠가는 아버지 당신의 사랑을 나의 자식에게 똑같이 나눈 그 시간의 마음을 함께 해나가고 싶습니다. 이렇게 그 날의 아버지에게 손을 다시 건네고 싶습니다. 다시 오지 못할 그 날에 사랑으로 만나기를 희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