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들 - 모마 미술관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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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쉽고 재미있고 명쾌하게 모마의 작품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작품의 소장경로와 제작경위, 관련있는 작품이 어떤 것이 있는지 저자의 설명이 너무 좋습니다. 작품의 이미지도 너무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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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기담 수집가 헌책방 기담 수집가
윤성근 지음 / 프시케의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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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직했던 사연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행위는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특히 비밀스럽게 간직된 오래된 사연을 듣는 경험은 더 특별할 것 같다. 

<#헌책방기담수집가> 는 그런 특별한 이야기가 사연 속의 책과 함께 소개된다.


나도 책 욕심은 둘째라면 서러워할 만큼 크다. 명품 보기를 돌같이 하지만 책을 보기는 황금처럼 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책에 자꾸 욕심과 흑심이 생기고 만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는 이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책에 엮인 사연이 없다. 그래서인지 매 사연속의 사람들을 질투어린 눈길로 보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오래된 이야기처럼 오래된 물건에도 그만의 기운이 있다. 여행지에서 들른 앤틱마켓에서 보았던 물건에서 느껴지는 묘한 느낌과 감정이 오래된 책에서도 느껴진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고서로서 희귀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추억이다. 

책과 사람은 연결되어 있어서 책이 나타날 마음이 없었다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간절한 사람에게 만남의 기회도 소장의 기회도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


읽었던 책을 다른 사람들 한테 다 나눠주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 세상을 떠나기도 마음먹은 친구에게  읽을 책을 더 사주지 못한 것을 자책하는 사람,

병상의 할아버지가 웅얼거리는 소리를 둗고 어떻게든 할아버지에게 그 책을 찾아주고 싶어 했던 손녀, 

완벽하게 살았고 완벽하게 책을 읽었지만 인생 느즈막히 세상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책에는 위대한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은 미스테리어스 한 존재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책 속에서 우리의 흔적을 남긴다. 



#헌책방기담수집가 #윤성근작가 #프시케의숲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오래된책과오래된이야기#사연을말하면책을찾아줘#낭만적인서점 #헌책방 #숨은이야기 #이책어때 #막막한독서모임 #막독 #홍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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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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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작가의 신작 <나인> 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대본집 형식으로 읽었던 이번 책은 도서본과는 또 다른 낌으로 읽혀졌다.

'이 곳은 원래 죽은 땅이다.'로 시작되었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믐 가능성을 읽었다. 인간에 의해 재생불가능해진 곳에 새로운 종의 식물이 자라나고, 주변의 자연과 공생하고, 숨겨진 시간의 이야기를 그 곳에 서식했던 식물들을 통해서 듣게되고...
어찌보면 흔한 판타지의 소재를 천선란작가는 너무나 흥미롭게 이야기를 버무려 놓았다.

인간인 줄 알았는데 다른 종족이었던 나인과 그녀의 친구인 미래와 현재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주어진 환경이 다름과 개체의 종이 다름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나인이 "나 사람이 아닌 식물이야."라고 자신 정체성을 무연히 내뱉었을 때 친구 미래는 "그래, 니무야 꽃이야?" 라며 친구의 모습을 그냥 받아들였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묻거나, 진짜인지 확인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찡하게 와 닿았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작가를 좀 더 알고 싶어 천선란작가의 이전 작품을 다시 보게되었다. 확연히 다른 작가들과는 그녀의 결이 있었다. 소재에 대한 조심스러움이나 이야기에 대한 두려움없이 자신이 보이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과감하게 풀어놓는 그녀의 화법이 마음에 든다.
이 책에는 스토리라인을 제외하고도 극으로 만들면 상당히 재미있을 듯한 요소들이 구석구석에 있다.

-우연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난다. 세상이 정말 정해 둔 것처럼. 쥐 죽은 듯이 기다리다가 해결사가 나타나면 그제야 소리친다. 꽁꽁 숨어 있다가.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다가 갑자기. p134

#나인#천선란#소설Y#소설Y클럽#창비#이거재미있는데#MZ세대#에코스릴러#페이지터너#어떤물질의사랑#천개의파랑#이책어때#홍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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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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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은영작가 의 <밝은밤>은 촉촉히 스며드는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내가 읽은 최은영작가의 첫 작품은 <쇼코의미소>였다. 잔잔하지만 강렬했던 그 첫 만남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어려운 이야기는 아닌데 감정을 곱씹게 만드는 그녀의 문체에 책장을 휙휙 넘길 수 없었던 그 때가 기억난다. '슬프다고 쓰지도 않았는데 슬펐다.'라는 글귀가 너무 슬퍼서 한동안 먹먹한 감정을 추스리느라 애썼다.

이번에 북클럽문학동네 로 만난 그녀의 신작 <밝은 방>은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밀고들어오는 작가 특유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는 희령을 여름냄새로 기억한다.'
로 시작하는 첫부분에서 잔잔한 떨림이 느껴진다.
주인공은 10살때 강렬하고 짧은 행복의 장소를 이혼 후 만신창이가 된 32살에 다시 찾는다. 어린시절 여러가지 냄새로 기억되는 회령, 그 곳에서 은하수를 보며그 곳에서 꿈을 키웠던 주인공은 지칠대로 지친 마음으로 무직정 그곳으로 향한다. 어머니때문인지 오랜시간동안 연락하지 않은 할머니를 만나 사람사는 이야기, 사람의 감정을 느끼며 그녀의 상처도 점점 아물어간다.

할머니와 주인공 지연이 만나는 장면은 아무렇지 않으면서 아무런,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순간으로 묘시된다. 작가는 어떻게 이 순간을 이렇게 만들수 있는지👍👍

"아가씨, 내 손녀랑 닮았어. 그애를 열 살 때 마지막으로 보고 못 봤어. 내 딸의 딸인데"
할머니는 거기까지 말하고 나를 가만히 바라봤다.
"손녀 이름이 지연이예요. 이지연. 딸 이름은 길미선"
나는 할머니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할머니는 나와 우리 엄마의 이름을 말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서울 사는 애가 여기에 내려올 일이 없잖우."
할머니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내려왔네요, 여기."
내가 말했다.
할머니는 마치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나를 보소 미소를 지었다.
"할머니."
내 말에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랫만이야."

티저북으로 짧은 만남을 했지만 최은영작가의 이번 소설도 나의 감정을 잔잔히 흔들 것이 분명하다.

#최은영작가#신작소설#밝은밤#오랫만에만난그녀#이책어때#밝은밤#최은영#문학동네#북클럽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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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를 읽고, 발자크가 누구인지 아는 유식한 젊은이를 보는군요. 특히 그런 젊은이가 지극히 드문,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 집이나 우리 집안 같은 곳에서 만나니 더 기쁘군요." 그는 우리 집안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덧붙였다. 
게르망트네 사람들은 아무리 만인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척하려고해도 소용없었는데, ‘명문가에서 태어났거나 특히 그들보다‘열등한 가문에서 태어난 사람들과 자리를 같이하는 큰 행사에서는 그들의 비위를 맞추기를 열망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을 때에는, 가문의 오래된 회고담을 꺼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하고 남작이 말했다. "귀족이란 지성이나 심성이 가장 훌륭한 사람을 의미했죠. 그런데 우리 중에서 처음으로 빅튀르니앵 데스그리뇽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을 만났네요. 처음이란 말은 잘못됐군요. 폴리냐크나 몽테스큐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샤를뤼스 씨는 아들을 이 두 사람과 동일시하면 후작 부인이 황홀해하리라는 걸 알고 그렇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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