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란작가의 신작 <나인> 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대본집 형식으로 읽었던 이번 책은 도서본과는 또 다른 낌으로 읽혀졌다. '이 곳은 원래 죽은 땅이다.'로 시작되었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믐 가능성을 읽었다. 인간에 의해 재생불가능해진 곳에 새로운 종의 식물이 자라나고, 주변의 자연과 공생하고, 숨겨진 시간의 이야기를 그 곳에 서식했던 식물들을 통해서 듣게되고... 어찌보면 흔한 판타지의 소재를 천선란작가는 너무나 흥미롭게 이야기를 버무려 놓았다. 인간인 줄 알았는데 다른 종족이었던 나인과 그녀의 친구인 미래와 현재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주어진 환경이 다름과 개체의 종이 다름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나인이 "나 사람이 아닌 식물이야."라고 자신 정체성을 무연히 내뱉었을 때 친구 미래는 "그래, 니무야 꽃이야?" 라며 친구의 모습을 그냥 받아들였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묻거나, 진짜인지 확인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찡하게 와 닿았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작가를 좀 더 알고 싶어 천선란작가의 이전 작품을 다시 보게되었다. 확연히 다른 작가들과는 그녀의 결이 있었다. 소재에 대한 조심스러움이나 이야기에 대한 두려움없이 자신이 보이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과감하게 풀어놓는 그녀의 화법이 마음에 든다. 이 책에는 스토리라인을 제외하고도 극으로 만들면 상당히 재미있을 듯한 요소들이 구석구석에 있다. -우연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난다. 세상이 정말 정해 둔 것처럼. 쥐 죽은 듯이 기다리다가 해결사가 나타나면 그제야 소리친다. 꽁꽁 숨어 있다가.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다가 갑자기. p134#나인#천선란#소설Y#소설Y클럽#창비#이거재미있는데#MZ세대#에코스릴러#페이지터너#어떤물질의사랑#천개의파랑#이책어때#홍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