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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따뜻한 마음에 온다 - 지혜의 샘터 77가지
김정빈 지음 / 동화출판사 / 2009년 2월
평점 :
‘행복’, ‘따뜻한’, ‘마음’. 제목에 쓰인 단어만 읽어도 온기가 느껴진다. 아주 오래전, 이 책의 엮은이 김정빈씨의 소설 ‘단’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를 소개한 후 엮은이의 감상(또는 해설)이 짧게 정리 되어있다. 알려진 이야기를 약간 각색한 것도 있다.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한 독자라면 조금쯤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천천히 내용을 음미하면서 읽는다면 아하! 하고 가슴을 치는 부분이 있다.
남편의 속주머니를 뒤지다가 복권 한 장을 찾아내고 울어버린 아내의 이야기가 나온다. 기댈 데라고는 복권뿐인 남편의 가난한 마음 앞에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아내는 ‘내 남편은 그런 분일 수 없습니다.’ 고 말하며 남편을 분발시킨다고 한다.
신혼 초에 나의 남편이 매주 로또 복권을 산다는 걸 알고 무척 한심해 보였다. 하지만 ‘내 남편은 그런 분일 수 없습니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내 남편은 로또를 사는 사람이고 헛된 꿈을 꾸며 잠시 행복해 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내게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고 나자 내 마음도 편해지고 한심해 하던 마음도 측은지심으로 변했다. 내가 남편을 변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자 나는 내가 변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변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한 남편이 함께 좋은 방향으로 변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겠다.
온달과 평강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둘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주었다. 평강공주는 어떻게 바보에게서 장군의 씨앗을 보았을까.
언제나 앞서서 잘난 척 하는 나와 늘 뒷전에 있는 남편에게 사람들은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우리 남편은 과연 온달 장군이 될 수 있을까. 남편이 먼지 묻은 구두를 닦아주며, 밥을 푸며, 출근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면 늘 간절한 축복 기도를 드린다. 남편과 나의 이야기는 계속 된다, 주욱~
늙은 남자가 노먼 빈센트 필 박사를 찾아와 자신이 실패하여 무일푼이 되었다고 고백하며 조언을 구하는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성공학의 대가인 필 박사는 늙은 남자가 아직 가지고 있는 것을 물어보았다. 좋은 아내, 귀여운 세 아이, 자신을 믿어 주는 친구들, 건강...... 늙은 남자는 자신이 잃은 것 보다 가진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직은 장군이 되지 못한 온달과 살다보니 삶이 참 팍팍할 때가 많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뜨며 늘 마음속으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세 번 외친다. 건강, 믿음, 희망, 능력... 나는 가진 것이 참 많은 여자다. *^^*
스무 명 정도의 여성 근로자를 고용하는 파나마의 한 공장주가 자꾸 그만두는 근로자를 잡아두기 위해 쓴 방법이 무릎을 치게 한다. 상품 목록이 가득 실린 카탈로그를 수천 매 구입하여 근로자들에게 보내자 더 이상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물욕에 사로잡혀 내 시간과 노동을 온전히 돈 버는 일에 바치는 일은 씁쓸할 수도 있지만~ 보람되게 일하며 일한 댓가로 돈을 받고 즐거움을 위해 소비하는 일은 건전하게도 보인다. 다만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려야 하리. 그런데 세상에는 진귀하고 신통한 물건들이 참 많아서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
짧은 이야기로 엮여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한가지, 심하게 오타가 많다는 점이 아쉽다. 심지어 이야기속 등장인물의 이름이 갑자기 바뀌어 어리둥절한 경우도 두세 번 나온다. ‘왜 그랬을까, 아마추어 같이.’ 다음 인쇄 때는 모두 수정되기를 바란다.
따뜻한 마음에 행복을 불러들이고 싶은 분이라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