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하다. 그리고 안타깝다. 미래와 과거를 모두 붙잡고 싶은 듯한
쥰세이의 모습은 스스로를 위선자라 칭하는 대목에서 이해가 된다.
물론 헤어짐을 결심하고 마음을 돌리는 장면에서 현재와 미래를
선택하는 그의 마음에서 현대인의 고뇌가 동시에 느껴기도 하고
드디어 그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진다. 기적과 같은 만남의 시간은
유수와 같이 흐른다. 그리고 떠나가는 그녀에게서는 아쉬움 가득한
냉정이 드러나고 그런 그녀를 잡기 위해 역사로 달려가 그녀가 탄
열차 보다 딱 15분 먼저 도착하는 열차의 표를 구하는 쥰세이에게서
늘 후회만 하며 아쉬워하던 그에게 감춰졌던 열정이 드러난다.
'만남이라는 기세를 타고 우리의 열정에는 불이 붙고 냉정에는 물이
뿌려졌다.'
저자인 츠지 히토나리(辻仁成, つじ つじひとなり)는 공지영과도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함께 집필한 작가로 영화감독, 시인등으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