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 한 청년 수도자의 12년 수행기
김선호 지음 / 항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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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왜관 분도 출판사가 있는 왜관 성당에 있는 왜관 수도원에 가 본적이

있다. 시내에 있음에도 뭔가 동 떨어진듯한 느낌의 수도원 전경과 수도를

하시는 분들이 기거하는 곳의 소박함과 정갈함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후 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The Carthusian Cloistered Monastery)라는

김동일 감독의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며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존재하는구나'라는 경탄감을 가지기도 했다. 그렇게 수도원에 대한 생각이

접어들 즈음 이 책에서 수도원이라는 단어를 만나 반가웠다.



전직 수사 현직 초등학교 교사. 저자의 이력이다. 그리고 이 책은 12년의

수도사 생활을 접고 세상을 향하는 한 인간의 고별사이자 삶의 전환점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수도사 생활은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의 틀을

허문다. 명상하고 성찰하고 묵상하고 수행하고 침묵하는 것이 일상일것

같은 수도사의 생황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이고 본질적인 고민과 아픔을

동시에 지닌 한 인간으로서의 수도사의 모습이 더 많이 그려진다. 여전히

세속적인 스트레스가 존재하고 여전히 진리에 대한 탐구와 고민이

넘쳐나고 여전히 존재증명과 가치증명에 목을 매는 그런 치열하고도

지극히 인간적인 삶의 현장이 저자가 소개하는 수도원이다. 저자는

여기에서 노숙자 체험도 하루공안 무작정 나가서 굶던가 얻어 먹어야

하는 사막체험도 무려 15일이나 치러야 하는 긴 사막여행도 해야했고

수해복구 현장에도 나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진리를 찾는다.


저자는 수도자로서의 삶에 대해 '시원한 물을 마셔본 자와, 시원한 물을

라보기만 한 자는 우주 그 이상의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두려웠지만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세상 한가운데임을 기억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진리의 길을 묵묵히 걷는다. 헤맴의 시간과 마주침의

시간을 거쳐 바라봄의 시간을 대하며 서서히 진리의 길의 방향을 수정하기

시작한다. 32세에 수도서약을 무효화하고 혼인미사로 세상에 나서 지금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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