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진심

식탁 위의 진심
이민주 요리, 이지현 글 / 작가와비평 / 2023년 3월

이런 책을 좋아 한다. 보암직하고 먹음직한 요리에 맛깔나는 글을 버무린 에세이는 읽으며 먹고 싶고, 생각하며 군침을 흘리고, 기억하며 미소를 짓는 그런 책이다. 물론 묵직한 전공 서적이나 전문 서적도 좋아하지만 볕 좋은 날 옆구리에 끼고 동네 강변 벤치나 나무 등걸에 기대서 읽기 좋은 그런 책, 왜냐하면 이 책은 레시피를 모아 놓았거나 요리에 대한 평가를 하는 그런 책이 아니라 요리와 그 음식을 만드는 진심과 생각이 들어 있어 잊혔던 기억 마저 소환시키는 묘한 매력의 책이기 떄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몇번이고 다시 보았다.

밥. 우린 밥을 먹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먹는다. 우리의 삶에서 밥은 떼어낼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어른들은 인사가 '식사하셨습니까?' '밥 묵었나'등 늘 밥이 주제였다. 이 책은 요즘 같이 제때 끼니를 챙겨 먹기 어려운 바쁘고 각박한 세상속에 '진심'을 던진다. 요리하는 동생은 유학간 두 아이의 밥상을 차리다가 더욱 건강한 밥상을 위해 요리와 식문화 관련 자격증을 십여개 취득했고 글을 쓰는 언니는세 아이의 밥상을 차리며 밥심의 의미를 깊이 알게 되어 둘은 의기투합하여 이 책을 펴냈다. 먹고 사는 일. 무엇보다 중요하며 소중하다. 그래서 우리에겐 식탁 위의 진심이 필요하다.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굳이 요리라고 할 정도의 실력이 이니기에 난 늘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이 책에는 4개의 테마의 46가지 요리가 소개된다. 내가 좋아하는 톳나물 무침, 도토리묵, 동죽, 곤드레, 슈니첼, 더덕돌나물김치, 청국장 고추무침, 마파두부밥등 생각만해도 군침이 돈다. 그녀들의 '음식일기'는 밥에 대한 그들의 마음이 전해진다. 식재료하나하나 손질하는 순간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정성에 장상을 다한 내어놓음은 그 자체로 이미 '진심'이다.

나이가 들면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제 어느덧 먹는 것에 신중해야 할 상황이 되다 보니 더욱 그렇다. 왜그리 어릴적 그 맛이 생각나고 먹고 싶은지 모르겠다. 아무리해도 그 맛을 낼 수 없는 그 마법과도 같은 그 맛을 말이다. 오늘 저녁에는 '빨간 감자'를 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