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 거짓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36가지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장하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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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년 세계사 속에서 독재자와 반체제 포퓰리스트(populist,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여 일을

추진하는 사람) 혹은 대부분의 정치꾼들은 '거짓말=가짜뉴스(fake news, 매스미디어나 소셜미디어

등의 허위 보도)'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조작하고 대중을 선동함으로써 세상을 움직여왔다.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소련의 스탈리니즘등은 교묘한 프로파간다(propaganda,

선전전)를 통해 대중을 옭아 매며 세상을 흔들었다.

가짜 뉴스는 흔히 '데마(Dema)'라고 부르는데 기원전 6세기에서 5세기 사이의 아테네 대중정치에서

나온 말로, 귀족층에 맞선 '데마고고스(Demagogos, 대중 정치인)'에서 나온것으로 추정된다. 상인과

수공업자 같은 대중들의 힘이 점차 세지면서 귀족층과 대립하게 되며 이때 격한 연설과 가짜뉴스,

여론 선동을 통해 대중을 끌어들이고 대중의 이익을 대변하던 인물, 클레온(Kleon)이 등장하는데

이가 최초의 데마고고스였다. 사실 데마는 그렇게 나쁜 의미로 사용된 단어는 아니었지만 역사는

승자의 편이어서인지 당시의 권력층이었던 귀족등이 데마고고스에게 적의를 품고 '가짜 뉴스로

대중을 선동하는 발칙한 인간'이라는 이미지로 만들어 버렸다. 사실 절대 권력이 상대편에게 있을 때

자신들의 확고한 정치 주장을 펼치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과장된 표현과 자극적인 말들이

대중을 선동할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그들의 선택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상당히 재미 있는 부분과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나온다. 망명을 권유하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살길을 찾아 망명하면 지금까지 자신이 한 주장이 모두 거짓이 된다면서 독배를 받아 마신 스승

소크라테스의 모습과 자신의 스승을 그렇게 무너뜨리는 시대상 앞에 실망한 플라톤이 현실을

외면한 채 이상 세계가 존재한다는 '이데아론'을 주장하며 한 거짓말이 '아틀란티스의 전설'이며

대서양을 '애틀랜틱 오션(Atlantic Ocean)'이라 부르게 된것도 플라톤의 거짓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또한 고대 중국의 왕은 자신을 열 개의 태양신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라는 열개의

태양신이 차례로 대지를 비춘다고 여김)이라 칭하며 나라를 다스렸는데 이 때 열흘마다 행해진

골점(骨占)을 통해 나라를 다스릴 방향을 결정했다. 신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던 은(股)왕은 우골이나

귀갑에 얕은 구멍을 수없이 뚫고 끓는 물에 익혀서 균열이 생기면 그것을 보고 열흘 동안 나타날

길흉을 넘쳤다고 한다. 뼈는 신성한 물건이니 점친 결과를 기록해야 했고 골점 결과는 동물의 뼈에

새겨졌는데 이때 사용된 문자가 한자의 유래가 된 '갑골문자'이다. 로마를 대표하는 정치가이자 군인,

문필가로 알려진 카이사르는 마냥 훌륭하다고도 그렇다고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를

빼놓고는 로마를 논할 수 없는 인물이긴하나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 물으면 또 딱히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애매한 인물인데 우리는 카이사르라는 이름을 안다. 카이사르의 정식 이름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다. 가이우스는 이름, 율리우스는 씨족명, 카이사르는 성에 해당하는

것으로 당시 로마가 혈연으로 맺어진 부족 사회였음을 알 수 있다. 그가 남긴 말 중 갈리아 전쟁을

통해 갈리아 지역의 광활한 영토를 로마의 속주로 편입하여 지배하게 되는데 이때 카이사르는

'분단해서 정복하라'라는 말을 남겨 후세에 이민족 지배의 원칙으로 삼게 한다. 원로원과 손 잡은

폼페이우스와의 대립이 심해지자 최후의 결전을 다짐하며 한 말인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원로원에서 승리를 거둔 그에게 '임페라토르'(Imperator,

군대최고지휘관)라는 칭호를 수여하여 훗날 황제(Imperor)의 어원이 되었고 이집트에서 들여온

달력을 '율리우스력'이라 칭하고 자신이 태어난 달인 7월을 'July'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공화정의

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결국 원로원애 의해 암살당한다. 이렇게 펼쳐놓고 보면 카이사르가 직접

개입하거나 승리하거나 만들어낸 업적은 별로 없고 누군가가 차려 놓은 밥상에서 밥을 먹은 것 뿐이

없는 것 같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국민 영웅에서 흡혈귀가 되어 버린 왈라키아의 왕 이야기와 종교개혁 시대에

마녀사냥을 부축일 수 밖에 없었던 아이러니한 진실과 현실적인 선택으로 애매모호한 노예화를

선언한 링컨의 이야기, 신문의 날조 기사탓에 발발한 미서전쟁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물론 사건 하나하나의 양이 방대해서 요약하기가 어려웠을것 같긴한데 소개하고자 하는 사건을

조금 줄이고 사건의 내용을 조금 더 깊이 다루어 주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을 갖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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