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처럼 가볍게 살아라 - 남들 덜 신경쓰고, 나를 더 사랑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서
마스노 슌묘 지음, 강정원 옮김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막망상(莫妄想)'.

아주 오래전에 들었던 선어(禪語)를 이 책에서 만났다. 한참 야망에 불타고 욕망에 사로 잡혀 있던

그때 나이가 지긋하신 보광사 말사에 계시던 노스님이 해주신 말씀이다. 하나의 망상에서 벗어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듯이 인생은 지고 있는 짐을 하나씩 내려 놓으며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이 책에서 다시 만났다. 서양 속담에서도 말하듯 '지속의 힘'은

위대하다. 끊이지 않고 멈추지 말고 실천하다 보면 한결 가벼워진 자신과 평온해진 마음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삶에는 항상 이상과는 다른 '현실의 나'가 존재한다. 사실 양자의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않다. 삶에서

이상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이상이 이상으로 그친다면 그것은 헛된 꿈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종종 우리는 '이상의 나'에게 '현실의 나'가 열등감을 가지는 자기혐오를 겪게 된다.

'각하조고(脚下照顧)'라는 말이 있다. '자기 발 밑을 응시하라'는 의미를 가지는 선어이다. 발밑을

응시한다는 것은, 한 걸음을 내디디는데 필수 조건이다. 설령 작은 한 걸음이라도 할지라도 이상으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벌어진 간격으로 고민할 필요도, 자기혐오에 빠질 필요도 없다. 한 발을

내딛어야 다음 발을 내딛을 그 곳이 보인다. 이상은 머리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함에 있다.

뒷모습이 멋지다는 말이 있다. 인생은 어차피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승부의 세계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 뒷모습이 멋지다는 것은 패배를 순순히 인정하는 태연함에 있다. 태연하다는 것은

평정함을 말한다. 비록 패배 했다고 할지라도 평정함을 잃지 않는 것이 뒷모습이 멋진 사람이다.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승리와 패배를 뛰어 넘어 진솔하게 자기 사람을 사는 것 이것이 영원히

지지 않는 방법이고 이렇게 사는 이의 뒷모습은 멋지다.

'지금'은 언제나 중요하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그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즉금(即今), 당처(富䖏),

자기(自己).' '지금, 당장, 그 장소에서'라는 뜻이다. 그 순간에, 그 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반드시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한결 같이 하는 것이다. 늘 지금 해야 할 일을 정성으로 해나가는 것,

이러한 것의 축적이 삶이다. 해야 할 자기의 일에 정성을 기울이고 전력을 집중하다 보면, 남과 비교할

겨를이 없다. 시점을 '지금'에 똑바로 두고 자신을 통째로 투입하면 '비교하지 않는 삶'을 누리게 된다.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나로 바뀌면 상대를 보는 눈이 변화된다. '이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상대를, '이런 사람인 것이다'라고 바뀌게 된다. 깨끗이 인정하면 불편하다는 의식도 불식되고 오히려

진심이 전달되고 받아 들여 진다. 있는 그대로를 그대로 인정하면 좋고 싫음이 없어진다. 남을 내 뜻대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내가 바뀔 수밖에 없다.

삶의 도처에서 길을 잃게 되었을 때, 다시 돌아오기 위한 마음의 의지가 담긴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처방전'이다. 마스노 슌묘 선사의 마지막 말이다. '여러분은 이 책이라는 '처방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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