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지 1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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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혼란스럽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혼란스럽다. 혼란은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변혁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무엇이 옳은 길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 앞에 후일

우리의 후손들은 지금의 시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할까 하는 의문이 빠져든다. 인간이 역사를

후대에 남기는 것은 후일 그들에게 지금의 상황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이 책은 기원전 770년 붕괴된 주나라의 잔류인들이 동쪽으로 옮겨 겨우 명맥을 유지하면서 불리던

동주(東周) 515년과 직후의 35년을 합한 550년(기원전 770년 - 221년)까지를 일컫는 춘추전국시대

즉, 기원전 221년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하기 까지의 기간에 대한 역사를 말한다. 이 책에는 서주

왕조 11대 천자 선왕(宣王)의 아우인 희우(姬友)가 시조가 되어 건립한 정나라와 주군을 도와

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다른 나라의 침략을 막아내는 등 활약하다 후일 산속에 들어가 은둔 생활을

하다 생을 마친 제족(祭足)들의 이야기와 관중과 포숙의 관포지교로 유명한 제나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또한 이 책은 중국 역사를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속적으로

상세히 기록하는 특징을 가졌다.

예전부터 부러워했던 장면이 있다. 제나라의 환공이 가졌던 삼귀(三貴)인데 환공이 아끼는 새사람의

귀인을 뜻한다. 후궁을 관할하던 수조(竪勺)는 거세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원래 호색꾼이며 질투가

많은 환공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스스로 거세를 하였고, 환공의 요리사였던 역아(易牙)는 1년 365일

하루도 같은 음식으로 식사를 낸 적이 없었고 자신의 자식 세명을 '아이의 통구이'라는 이름의 요리로

제공했던 인물이다. 훗날 맹자는 그의 책 '맹자'에서 고대의 유일한 요리사로 기록하며 전통적인

중국채(中國菜), 즉 중화요리의 기본적인 맛의 명인으로 소개한다. 개방(開方)은 비서로 측근에서

환공을 섬겼으며 환공이 죽을 때까지 단 하루도 곁을 비운적이 없있던 인물이다.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의 장례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물론 후일 환공은 이 세명의 귀인으로 인해 슬픈 말로를 걷게

되지만 최소한 이들의 충성은 대단한 것이고 이런 수하를 둘 수 있다는 점은 환공으로서는 커다란

축복이었다.

역사는 철저히 승자의 편에서 기술된다고 한다. 고래 로마의 역사로 그랬고 중국의 역사도 그랬으며

우리나라의 역사도 그렇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할 때는 한쪽만 만이 아니라 양쪽을 두루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편협하고 주관적인 역사관을 가지지 않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실적 기록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흥미와 객관성을 더 한다. 2권과 3권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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