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길을 잃는 이상한 여자 -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뇌를 가진 사람들
헬렌 톰슨 지음, 김보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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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 우리가 경험하거나 말하는 모든 이야기는 우리 머릿 속에 1.36kg 짜리

비슷하게 생긴 덩어리 덕분이다. 지금 확실한 것은  '이상한 ' 소위 '정상' 뇌의 수수께끼를

들여다 보는 독특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상한 뇌들은 우리 모두에게 잠재된 특출한 재능이

있으며, 이런 능력이 자유롭게 해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는 세계에 대한

사람의 인지가 항상 동일하지 않다는 점과 사람의 뇌가 우리가 믿는 것처럼 정상인지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을 들어 '이상한 ' 소유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마음을 가진 환자들의 이야기와 사랑하는 사람을 찾은 이야기, 세상을 탐색하는 이야기들을 전하며

그들의 삶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뇌가 어떻게 특별해 지고 다를 있는지에 대해 책을 통해 다룬다. 


'방향 감각'이라는 번도 의심해 보지 못한 능력이 사라지는 병을 앓아 집에서조차 길을 잃는 여인

'샤론' 특별하다.(물론 책에 기록된 이들 모두 특별하다.) 손상이 없음에도 주변에 대한

 심적지도를 만들 없고 사용할 수도 없는 현상에 대해 '발달성 지형학적 방향감각상실 장애'라고

명명한다. 환자에겐 건물에 오래 살아도 화장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모르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아무런 노력과 의지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행하는 일들이 멈춰지고 기억되지 않는다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래서 사론도 사실을 숨기고 살았다. 우리는 대부분 방향 찾는 일을 쉽고

자연스럽게 여긴다. 낯선 도시에 가면 뇌는 장소에 관한 감각을 형성하고 여행의 기준이 되는

집을 찾고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랜드마크를 인식하며 주변 지형에 익숙해지지만 질병을 가진 사람은

이런 활동이 중단되어 기억하지 못한다. 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경계 세포는 실제 상태 정보를 방향

탐지 세포와 공유한다. 이름이 뜻하는 그대로, 방향 탐지 세포는 머리가 향하는 특정 방향을 기억하는

세포다. 세포들이 활동을 멈추면 고장난 네비게이션 처럼 지도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머릿속

지도가 섞여 버리면 길을 잃어 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샤론처럼 말이다.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장소에 가면 본거지를 정해 놓고 그곳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고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특별한 지형지물을 기억하고 지형지물 사이의 거리를 기억하고 동물들

처럼 자주 뒤를 돌아 보고 주위를 둘러 보는 것으로 돌아갈 길을 기억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 타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는 조엘 역시 독특하다. 타인이 어떤 행동을 하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사람의 뇌가 행동을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까지 느낄

있게 하는 '거울 뉴런' 능력을 통해 사람이 마치 행동하는 주체인 것처럼 타인의 행동을 내면화 한다.

겨울 뉴런은 우리가 공감하게 해주지만 타인의 경험을 그대로 느끼게 하지는 않는다. 뇌의 다른 영역에서

오는 신호가 타인과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구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 뉴런의  활성이 남다르게

왕성한 사람의 경우, 타인이 느끼는 촉각 감각과 감정을 보면 자신도 똑같이 느끼게 되는데 이런 감각을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 한다. 조엘은 감각이 특별하게 발달해서 타인의 촉각은 물론 감정까지

해석하고 이해한다. 조엘은 사람을 숫자를 인식하고 각각의 숫자에는 개성이 있음을 발견한다.

예를 들면 숫자로 인식되는 '8 사람' 열심히 일하는, 강한, 성실한 사람이고 진실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숫자는 사람의 정보가 많아지면 조금 변화하기도 한다. 조엘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사람과의 '객관적 거리' 유지하기 되었다. 아쉬운것은 타인과 자신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뇌는 타인이 자신이 아니라는 생각을 억누르지 못하고

경계에서 혼란을 겪는다. 책에 등장하는 9명의 특별한 사람은 우리 속에서 흔하게 만날 있는

인물들은 아니지만 우리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동반자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의 뇌에 관해 작더라도 새롭게 알아낸 사실이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너무

우리의 뇌와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에게 사랑을 느끼고,

지독하게 어려운 문제의 답을 찾고, 우리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게 하는 모든 일은 우리의 두개골

안에서 윙윙 거리고 움직이는 질척질척한 물질의 역할이다. 뇌가 만들어내는 삶을 즐겨야 하며 그럴

권리가 우리에겐 있다. 우리의 뇌가 창조할 있는, 상상하기 조차 힘든 대지가 얼마나 넓은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는 수수께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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