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게 하고픈 말 - 사랑하는 교회와 성도를 향한 심중소회
류호준 지음 / 두란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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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의 진정성 있는 삶과 신앙이 담보되지 않는 설교는 죽은 설교입니다. P142


심중소회(心中所懷). 마음속의 생각이나 느낌이라는 의미의 한자성어인데 저자가 <목회와 신학>에서 

2 동안 왔던 글의 제목이고 자신을 종교개혁의 신학적 유산을 물려 받은 신학자라고 소개하는

저자의 '진짜 하고 싶은 ' 들어 있는 작심발언 성격의 책이기에 저자가 어떤 마음으로 책을

썼는지 궁금해졌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 읽었다. 인터뷰 내내 저자의 한국 교회에 대한

사랑과 그의 탄식을 느낄 있었다. 특별히 '목회자는 성경을 무시하고 교인은 성경에 무지하다'

'비관과 낙관 사이에서 몸부림 치는 것이 신앙'이라는 문장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그런 저자의

글이기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연다. 


역시 강하다. 저자는 한국교회에 대해 특별히 지도급 인사들을 '실천적 무신론자들'(practical atheists)

이라고 비판하며 입으로는 하나님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하나님이 없는 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설교하고, 기획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예로 적폐목록 63개를 나열하며 마지막에 '' 붙인다.

있다는 말이다.


공동체성을 상실하고 자기연민주의(Narcissism) 탐닉하기 시작한 교인들을 강도 높은 종교적 마약

복용에 중독 되었다고 표현하며 그런 메세지를 전달하는 목회자들을 '종교 마약 거래상'이라고 비판하는

저자의 말은 서슬퍼런 검과 같다. 말씀의 본질을 버려두고 종교적 흥미와 대중들의 인기를 얻기

위한 '광대놀음' 이미 강단을 점령했고 우리의 신앙을 변질시켰다. 문제는 서로가 이것을 눈치채지

못한채(어쩌면 모른척 하는 것일수도) 브레이크가 고장난 열차 마냥 폭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세속적 대류의 근저에는 '성경 무지' '성경 무시'라는 근원적 일란성 쌍둥이 병원체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TV 드라마나 IT 기기 사용에는 중독성 반응을 보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거워하는(1:2) 경건생활에는 영적 중요성과 우선권을 두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회는 점점 황폐해지고 돈으로 양반의 관직을 사는 공명첩이나 부모의 은덕으로 벼슬을 하는 음서제와

같은 말도 안되는 일들이 교회 안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마치 교회 직분이 유교적 관료주의 같이

계급화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하고 '선거운동'(일명 얼굴 알리기)이라는 미명하에 여러 어려운

봉사를 서로 하려고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물론 이마저도 선거가 끝나면 그만둔다.)

이들에게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소금의 역할이나 어둠을 몰아대는 빛의 역할은 이미 생각 밖의 일이다. 


목회자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어느새 목회자들에겐 '성경 무시'

현상이 팽배해져 종교 개혁 당시 외쳤던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설교를 위한 수단이 되어 버렸다.

정작 자신의 영혼을 깎아 만들어 가는 인고의 노력은 뒤로 하고 쉽고 편하게 아는 것만으로 혹은

남의 것을 도용해 한탕을 해치워 버린다. 그러면서 교인에게 억지 신앙을 강요하고 영혼 없는 말로

르치고 훈계하는 영적 갑질을 자행한다. 종교적 언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도 가장 비종교적 영혼을

소유한 종교 소매상 혹은 생계형 종교인들이 너무 많다. 주전 7세기의 스바냐 선지자가 부패한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을 싸잡아 질타할 (3:4) 그들을 지칭한 말인 '경솔하고 간사한

사람들' 원뜻이 '믿을 없는', '함부로 말하는', '쉽게 속이는', '위장하고 겉치레에 능숙한', '위선적인', '권위적인', '상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인데 지금 자신들의 본연의 자리에서 이탈하여 일탈을 벌이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와 같아 뜨끔하다.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Ecclesia semper reformanda est) 단순히 구호가 아니라 시행되어야할 실제이다.

지금 우리 교회들은 세상의 걱정 거리가 되어 있다. 


저자의 은사이기도 마르텐 와우스트라(Marten H Woudstra) 박사의 연설은 책을 덮은

이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첫째, 말씀(text) 존중하십시오. 둘째, 강단(pulpit) 존중하십시오. 셋째, 회중석(pew)

존중하십시오." 적어도 세가지만 지킬 있다면 우리의 강단은 그나마 깨끗해 질것이고

강단이 깨끗하다면 성도들을 향한 선포에 당당해 있을 것이다. 교회를 향한 주님의

음성은 '피로 값주어 사신'이다. 


책은 동기 목사님들에게 선물할 생각이다. 목회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하지만

자리여서 안타까워하는 목사, 중형 교회 3 목회자로 청빙을 받아 갔지만 2

목사님과의 갈등으로 힘들어 하는 목사, 대형교회 부목사로 있으면서 부임지와 개척을

놓고 고민하는 목사에게 선물하고 싶다. 저자의 '심중소회' 그들에게 도전과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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