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8할은 설득이다 - 로마 시대 최강 말발 키케로가 알려주는 말로 이기는 기술
다카하시 겐타로 지음, 유윤한 옮김 / 서울문화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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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도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고 법률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뇌물, 착취,

폭력이 당연시 되던 고대로마시대의 위대한 말빨의 소유자인 키케로의 '변론술'

축으로 각각의 주제들을 설명해 나가는 책은 설득하기와 설득당하기의 연속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말로 상대를 이기고 뜻을 이룰

있는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설득이란 말을 통해 상대방의 인식과 생각을 바꾸거나 변화시켜 새로운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건을 사도록 하게 하는것, 이해하게 하는것, 동의하고

납득하게 하는 모두가 설득이고 심지어 연애의 시작도 설득이다. 이러한 설득은

결코 지식으로만 되지는 않는다. 많이 안다고 많이 배웠다고 설득할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분명 옳다고 생각하는

금 세공사의 자로 잰듯 정확하고  엄정하고 난해한 올바름이 아니라 누구나 받아들일

있는 서민들의 풋풋한 천칭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유식하고 유창하고

화려한 언변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구수한 한마디에 오히려 설득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설득의 3요소 하나인 '논리적'이다. 논리적

설득이란 철저히 근거가 있어야 한다. 무작정 감정에 호소하고 동정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에 입각한 사실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또한 근거는 상대방 역시 인정

만한것이어야 한다. 멀리 안드로메다에서 소환된 근거가 아니라 현재 생활 속에서

부딪치고 발견되는 것들에게서 찾아야 하며 근거를 토대로 결론을 연결하는 논리가

필요하다. 논리가 빈약하기 때문에 대화에서 밀리고 설득당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설득과 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를 제시한다. 

바로 자기에게 불리한 대화는 피하고 유리한 대화는 떠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불리한

대화라는 것은 자신의 약점이나 허물이 들어 있거나 그것에 대해 아는 사실이 없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를 말하는데 이런 자리에서는 얻을 있는 것보다 잃어야 되는 것이

많기에 피하거나 줄이거나 주제를 바꿔야 한다. 이와 반대로 유리한 대화에서는 그것에

대한 지식도 충만하고 꺼리낌이 없기에 

대화를 조금 연장하거나 주도적으로 이끌 있다.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간결함이 주는 함정'이라는 부분이다. 요즘같이 짧게,

간단하게, 핵심만, 요점만을 강조하는 시대에서 흔히 벌어지는 오류를 말한다. 예로 들면

"잘합시다"라고 던진 상사의 마디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 판단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간결함이 강하고 임팩트 있는 대화 방법이긴 하지만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간결함은 상대방에게 오해와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영화 '넘한산성'에서 인조 앞에서 순간의 치욕을

참고 견디며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한다는 화친파 이조판서 최명길과 굴욕적인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고 비장한 목소리로 싸울것을 주장하는 화전파 예조판서 김상헌의

대화가 떠올랐다.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아낌없는 상찬을 하지만 자신의 주장에 대해

충분한 근거와 논리로 치열하게 대립하는 그들의 대화는 창칼이 오고가지는 않지만

전쟁터를 방불케했고 대화와 토론의 진수를 맞볼 있었다. 만약 그들중 하나라도

없었다면 그곳에 있던 모두가 설득되기에 충분한 설득의 고수들의 향연이었다. 우리가

어쩔 없이 설득의 시대를 살아야 한다면 기왕이면 설득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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