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지금 시작해도 괜찮아 (이민규)
누구에게나 학창 시절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을 꼽으라면 단연코 "공부 좀 해라"는 잔소리가 1위를 차지할 것이다. 적어도 우등생은 아니었던 나도 지긋지긋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아마도 내 자식에게는 이 소리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여러번 다짐했다.
그러나 입시 지옥의 대한민국에서 부모로써 이 소리를 하지 않고는 뭔가 직무유기를 하는 듯했다. 세월은 흘러... 그렇게 나는 공부 공부를 외치는 꽉 막힌 아빠가 됐고, 아들은 중학생이 되자 본격적으로 공부 잔소리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쓴 이민규 교수도 아들 정우와 공부를 둘러싼 갈등을 빚게 됐고, e메일을 통해 서로의 진심을 나누고 조금씩 서로 바뀌게 된다. 아이와 공부를 둘러싸고 잔소리와 변명 논쟁을 벌이다보면 사실, 끝맺음도 없이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입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와 편지나 e메일을 주고 받으라는 충고를 가끔 듣기는 했지만, 이 또한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또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무슨 편지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시작해도 괜찮아'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자식과의 e메일 소통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시작해도 괜찮아'는 저자가 아들의 청소년 시기에 충고해줬던 다양한 삶의 지혜들을 더욱 충실하게 보강해서 엮은 책이기 때문에 실천적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이 있다. 책 속 내용 중 와닿는 것들은 체크해두고 아이에게 적용해볼 생각이다.
이 책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10대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곁에 두고 차근히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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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마음을 유지하고, 불쾌한 감정에서 해방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모든 것은 결국 지나간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시한부 인생이며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없게 된다. 붙박이처럼 늘 그곳에 있던 가족들은 그렇게 헤어진다. 부모님 때문에 심하게 화가 났을 때 어쩌면 오늘 밤이 지나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자. 이 순간이 부모와 함꼐하는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평소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중략)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러하듯이 나는 초등학교 이후 어머니를 껴안아본 적이 없었다. 손을 잡아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30여년이 지난 어느날부터 어머니의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드리기 시작했다. 어느날 불쑥,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80이 다 되어 뼈가 만져지는 어머니의 손을 만지고 어깨를 주무르면서 죄송하고도 안쓰러웠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졌다. 자칫했다면 영원히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칠 뻔했으니... - 본문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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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