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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한국사 : 현대편 ㅣ 쟁점 한국사
박태균 외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쟁점 한국사 현대편 -
창비
저자 : 유지아,
정병준, 김태우, 홍석률, 한홍구, 박태준, 오제연, 이신절
내가 즐겨 보는 한국 근현대사 저자는 필력이 있는 유시민, 정병준, 한홍구, 승효상 등 등 다양한 장르의 인문학 고수들이 있는데, 그 중 정병준, 한홍구, 한명기 교수가 『쟁점 한국사』의 한 꼭지씩을
맡았다.
최근 근현대사가 너무 어지러운 나머지 급한대로 현대편 부터 봤고, 나머지 쟁점 한국사는 아직
구매를 못한 상태.
허겁지겁 읽다 보니 한 권을 다 읽었는데 "‚다른 밀린 책들을 뒤로하고 나머지 두 권을 구해서 봐야 하나?" 라는 생각이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든다.
대부분의 필자는 한일과거사, 한국전쟁, 유신 그리고 베트남전쟁과 최근 역사교과서 논쟁 등과 관련해서 굴직한
벽돌책(내 기준으로 최소 700페이지 이상)들을 오랜 연구를 통해 찍어낸 저자들.
그 굴직한 책들에 숨겨진 내용 중 핵심들을 뽑아서 축약한 형태로 만든 책.
요약할 줄 몰라서
1000페이지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라,
그 책들의 핵심을 뽑아서 정리를 잘 하는 것 또한 저자와 편집자의 몫
그리 어렵지 않게 칼럼 보듯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엮고 풀어 써서 무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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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라보는 눈에 대한 갈등과 논쟁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당대의 문제의식과 시대적 과제가 바뀌기
때문이다.
_ 논쟁을 하면 될 것을 왜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논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역사가 과거 냉전 시기 독제체제하에서 감추어지고 왜곡되었던 많은 사실들을 다시 빌혀내고 있는데, 그러한 사실들을
다시 감추려 하다보니 학문적 논쟁으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_ 베트남 전쟁의 원래 목적은 돈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한국군이 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는지, 그리고 그 목적은 달성되었는지를 묻지 않았다. 이렇게 되니 역사교과서에는 베트남 전쟁에 가서 돈을 많이 벌어왔다는 이야기만 있다.
정의롭지 않은 전쟁에서 그 지역 민간인들과 한국의 젊은 군인들이 입었던 많은 피해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경제성장을 했다는 것을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까?
_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300만명이 넘는 일본군이 천황의 명령 하나에 바로 무장해제되는
추이를 조용히 보고 있던 미국 정부와 통합참모본부는 천황의 효용을 실감했다. 후에 미국정부가 '천황제를 지지하지 않지만 이용한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천황에게 전쟁범죄에 대해 묻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이때의 경험이 컸다.
_ 한국전쟁을 전후해 이전에 보복적인 성격이 강한 '엄격한 강화'에서 일본을 자유진영에
편입시키면서 아시아의 반공 보루로 설수 있도록 고려한 '관대한 강화'로 궤도를 완전히 수정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동아시아에서 직접
전쟁에 동원되거나 희생되었던 국가들의 생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때문에 일본과 동아시아 국가들 간에 전후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게 된 것이다.
_ 전폭기 조종사들은 이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1950년 7월 중순경부터 남한
지역 내에서 북한군 병력과 차량을 발견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_ 한국전쟁은 한국사는 물론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아도 매우 격렬하고 잔혹한 전쟁이었음에 틀림없다.
미국 정치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1871년부터 1965년까지 진행된 전세계 93개의 중요한 전쟁들 가운데 한국전쟁은 전투원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한 '격렬함'swverity 항목에서 역대 3위로 평가되었다. 해당 항목에서 한국전쟁에 앞서는 전쟁은 1위를 차지한 2차 세계대전과
2위를 차지한 1차 세계대전뿐이었다. 그런데 한국전쟁의 놀라운 진실은 비전투원 민간인 희생자들의 수가 전투원 희생자 수를 훨씬 상회한다는
것이다.
_ 전후 다수의 북한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졌던 수많은 죽음과 파괴와 시공간의 전복현상에 의한 고통과
증오의 기억을 간직한 채 감정적 반미주의자로 변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전후 북한정부는 이 같은 경험을 선전과 교육으로 확대재생산해
나갔다.
_ 태국, 필리핀, 한국 세 나라는 비슷한 시기에 친위쿠데타와 독재를 겪었다. 세 나라는 모두
미국의 편에 서서 베트남 전쟁에 상당 규모의 병력을 파견했다. 미국은 이런 이유로 아시아에서 비교적 민주주의를 잘 운영하던 이 세 나라가 독재로
들어서는 것을 눈감아주었다.
_ 미국은 동맹국들이 반공의 깃발 아래 친위쿠데타를 감행하는 것을 눈감아주기 시작했다.
친위쿠데타란 이미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국가 지도자가 자신의 권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켜, 입법부를 해체하거나 헌법을
무효화하는 헌정 파괴 행위를 말한다. 1971년 11월 태국의 군사 쿠데타, 1972년 9월 필리핀의 계엄령 선포, 1972년 박정희의 유신
모두 친위쿠데타이다.
_ 박정희는 18년간 집권했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11년 동안 계엄령이나 위수령, 긴급조치,
비상사태 등이 선포되어 있었다. 박정희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민주사회를 끌고 갈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유신체제란 중앙정보부나 보안사,
대공경찰과 같은 폭압기구에 의존하지 않으면 1분도 유지될 수 없던 체제였다.
_ 2015년부터 격렬하게 진행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쟁'은 그야말로 퇴행적인 과정이었다.
그런데 이 논쟁이 역설적으로 전국민의 역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교육의 국가의 논리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국가가 원하는
국민으로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역사학계와 사회의 다양한 역사인식을 반영하고 만들어가는 통로라는 인식으로 확장되었다. 나아가 역사 문제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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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정 검정 교과서를 통해서 역사를 자신들의 고정된 시각으로 묶어두려는 시도에 직면하고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역사를 한 기준으로 바라본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러니 하지만, 그런 태도들을 강건너 불보듯하는 백성들 또한 안타깝긴
마찬가지….ㅠ.ㅠ
사람 또한 마찬가지,
한 사람을 두고 특정 멘트나 글을 가지고 비틀고 침소봉대해서 한 사람 매장시키는 인터넷 SNS 명예살인이 횡행하는 지금, 다양한 역사관을 바라보듯 사람 또한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검증해야 할
것이다.
대선이 멀지 않았다…
사람을 볼 때 제발
좀 더 깊이 있게,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할텐데....
쟁점 한국사(현대편)
- 정병준 외 6명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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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를 채택하니
마니 하는 역사를 바라보는 집권층의 편협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역사를 집권 연장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안타까운 시점에 현대사의 주요 쟁점들을 꺼내서
속내를 들여다보고 속시원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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