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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1
타케야 슈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리뷰는 제 개인적인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새하얀
작가 - 타케야 슈지
역자 - 이형진
구성 - 스토리만화
화풍 - 가벼운 극화체
내용 - 천성적으로 남을 돕길 좋아하는 부부 아래서 자란 '후카미 마시로'는 어느날 예상치 못한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가게 된다. 부모의 낙천적이고 남을 도와주길 좋아하는 성미를 그대로 받은 마시로는 세상에서 보이는 사람들을 도와가며 산다. 그런 중 마피아와 관계된 일까지 접근해 버리는데... (소년 만화는 아니고, 삶에 대한 진솔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이야기)
좋은 점 - 살아가면서 접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친근하고 가볍게 제시
              지극히 평볌한 주인공
              가볍지 않지만 무겁지도 않은 작화
              흥미로운 컷 구성
아쉬운 점 -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배경 설정
            섬세하지만 묘하게 투박한 작화
            조금 어색한 인체비례

 이 세상엔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식에 따라 악인이 될 수도 있고, 의인이 될 수도 있다. 악인에겐 굉장히 많은 적이 있을 것이고, 의인도 그에 못지 않게 적이 많은 것이다. 이런 적을 전혀 안 만드는게 가능할까? 적이란 존재없이 만인의 편이 되려는 사람이 나타났다. 굉장한 히어로일까?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어린 남자아이다. 세상 전체의 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자. 만화 '새하얀'이다.
 이야기를 하려면 어디부터 해야할까... 일본의 크나큰 경기 침체가 배경으로 깔려있는 세상이 본 만화의 세계인 것 같다. 그런 세상에서 어려운 사람들은 닥치는대로 도우며 사는 부부가 있었다. 누군가가 도움을 받으면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 것이 당연. 부부에겐 아군만큼 적도 많았다. 그런 그들은 어느날 의문의 차량 폭발로 죽게된다. 부부의 슬하엔 청소년 또래의 아들 '후카미 마시로'가 있었는데, 마시로는 그들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고, 부모가 해왔던대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려한다. 다만 이제는 모두의 편이 되는방향으로 살아가려 한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일본 도시 속에서 노숙자, 퇴직자, 부유한 자들을 만나던 마시로는 중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사람들과 친해지며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피아와의 접촉까지 계획하게 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성인도 힘든 삶을 어린 친구가 자처하고, 도를 뛰어넘어 마피아까지 간다니!? 슈퍼 히어로도 아니고 말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본 만화의 주인공은 지극히 평범한 소년에 불과하다. 다만 남들보다 밝고, 세상에의 깨달음을 조금이라도 더 얻었을 뿐이다. 본 작품은 바로 이게 좋은 점이라고 본다. 이런 사회적으로 들어간 만화는 인물들이 우리와 너무 동떨어진 존재면 그 감정이입이 약해지기 마련이고, 자연스레 그저 지루한 이야기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을 사회에 흔히 있는 약자로 설정하는 것은 독자들이 응원하고, 감정이입을 하게 하면서 큰 이점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또한 주인공이 아이였기에 본 작품에서 다루는 무거운 주제(퇴직자와 자살, 부모와 교육, 조직과 상품 등)가 비교적 훈훈하고 밝게 나타날 수 있었다고 본다. '현실은 비정하고, 무겁게'를 좋아하는 필자지만 이와 같은 느낌의 현실도 좋을 것 같다. 특히 무거운 것을 싫어하는 이들도 큰 무리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본 작품에의 내용은 필자의 취향에 굉장히 부합되어 큰 문제점을 찾진 못했다.
 그럼 이제 시각적인 부분으로 넘어가보자. 화풍은 필자의 편의상 가벼운 극화체라 칭하겠다. 기본적인 비례감이나 묘사 수군은 극화, 얼굴의 묘사는 큰눈이와 작은눈이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선 단단한 맛이 나는 작화이긴 해, 내용의 묵직한 분위기를 깨지 않는다. 그리고 작화 속에서 가벼운 분위기가 살짝 풍겨, 묵직하지만 훈훈한 이야기에도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다. 참 적절한 그림체를 갖추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또 하나, 눈을 편하게 만들어준 컷과 말주머니의 구성도 인상적이었다. 읽어나가기 편한 컷 흐름이 있었고, 묵직한 이야기와 작화들과 더불어 답답해 보일 수 있는 프레임들을 파괴, 말주머니와 동화시켜 시원해보이는 효과를 만들었다. 이는 앞서 말한대로 무거운 느낌에 답답함까지 느끼는 것을 막아주었고, 여러 변화로 시각적인 흥미까지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본 만화는 대사도 많은 편이라 화면이 꽉 차는 편인데, 그 속에서 숨통을 틀만한 곳을 만들었기에 대단히 잘 된 구성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운 점이 몇 개 보이긴 했다. 뭐, 작화에 대한 이야기다. 작화는 인체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큰 덩어리만 익히고 얼굴의 세부는 연구가 좀 약했던 것 같다. 아무리 만화라지만 입의 크기나, 얼굴을 이루는 뼈의 라인들이 어색해지는 경우가 자주 보였다. 심지어 여성이 남성처럼 보이는 경우까지 나타났으니, 얼굴 연구의 필요성은 꽤나 크다고 볼 수 있겠다. 그와 더불어 아쉬웠던 점은 펜의 사용이었다. 섬세하게 펜터치를 쌓아가는 스타일을 보이는데, 왠지 조금 투박해보이는 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굵기가 기본적으로 굵어 그런 것 같다. 선에 차이를 주기 위해 더 굵은 선을 쓰기보다는 좀 더 가는 선을 활용해 효과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책 '새하얀'은 하얗지 않은 세상 속을 거닐며 하얀 인간관계, 삶을 원하는 마시로의 삶을 통해 우리네의 삶을 가볍지만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현실주의,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비교적 가벼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묘한 감동을 느끼며 볼 수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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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사람 1
사카모토 신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리뷰는 제 개인적인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고고한 사람
원작 - 니타 지로
글 - 나베타 요시오
그림 - 사카모토 신이치
구성 - 스토리만화
화풍 - 극화풍
내용 - 남에게 자신을 잘 알리지 않고, 친구를 귀찮게 여기는 '모리 분타로'. 항상 홀로있는 그에게 시비를 건 한 녀석의 계기로 모리는 클라이밍이란 것을 접하고, 산에 빠져버린다. 홀로 클라이밍을 고집하는 모리와, 그를 팀의 세계에 오게하고 싶어하는 선생님, 그리고 모리에게 라이벌의식을 불태우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극한의 상황에서의 성장을 그린다.
좋은 점 - 클라이밍이라는 흔치 않은 소재(막연히 '클라이밍!'인게 아니라 기초부터 잘 보여줌)
              결코 엇나감이 없는 이야기 진행
              외톨이와 팀, 대립적인 존재의 배치
              깔끔하지만 탄탄하고 박진감 있는 작화
              산과의 동화에서 나타나는 뛰어난 연출
              완벽에 가까운 강조와 생략
아쉬운 점 - 가끔 나타나는 과한 명암
                 가끔 나타나는 얼굴 비례의 오류


 여러분은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가? 필자는 운동은 그리 즐기지 않지만, 가벼운 등산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사실 그냥 전신주, 플랜카드 기둥, 나무, 기타 높은 구조물 등에 오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 오르기의 끝이라면, 단단하고 멋진 로망이지만 크나큰 벽인 클라이밍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언제나 클라이밍을 하고 싶었으나 기회가 되지 않았던 필자에게 클라이밍의 간접 경험이 찾아왔다. 바로 만화 '고고한 사람'이 그것이다.
 고고한 사람은 별로 좋지 않은 과거를 갖고있는 듯한 주인공 '모리 분타로'의 전학으로 시작된다. 모리는 친구를 성가시다고 여기며 홀로 떨어져있으려고 해댄다. 그런 태도에 안 좋은 감정이 생긴 '미야모토'는 모리를 성가시게 굴다가 학교 건물을 오르면 더이상 건드리지 않겠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학교 외벽을 맨손으로 오르던 모리는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감 속에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클라이밍에 빠져들게 된다. 그 광격을 바라본 미야모토와 클라이머면서 학교 교사인 '오니시'는 모리의 재능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동시에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미야모토와, 솔로잉이 아닌 팀을 권유하는 오니시, 여전히 혼자이고자 하는 모리의 사이에서 이야기는 발전된다.
 이런 외톨이와 팀의 갈등은 일찍이 많은 작품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본 작품에서는 소재를 결코 흔치 않은 소재로 가져왔다. 클라이밍, 조금 관심이 있는 이가 아니라면 그 용어 자체도 생소할 수 있는 스포츠로 이런 이야기를 그려나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더구나 막연히 '클라이밍!!'이라고 이야기를 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밍의 기초적인 훈련, 용어, 대회 등을 차근히 제시해주고 있어 정말 새로운 경험을 하듯이 이야기에 빠질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생소한 이야기를 친숙하게 만드는 배려가 좋았다. 그리고 성장과 극한을 보여줄 작품답게 진득하고 일관성 있는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원작이 이미 있기에 그러긴 쉬웠겠으나, 쓸데없는 주관을 섞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리만치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모습은 가히 멋졌다. 그리고 조금은 답답할 수 있는 소재를 즐겁게 만들기 위한 장치로, 라이벌의식의 대립구도와 솔로와 팀이라는 대립구도를 보여주어 다양한 방면에서 일이 어찌 움직여 나갈지 고민되게,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든든한 내용을 받쳐주는 작화 역시 굉장했다. 책을 펼쳤을 때 눈을 둬야할 우치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고, 그런 가운데 결코 비어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어 그 퀄리티가 대단함을 알 수 있었다. 학교나 클라이밍 상점 등 일상 모습에서의 화면도 매우 예뻤지만 그 진면목은 클라이밍을 하는 모습에서 볼 수가 있다. 클라이밍을 하며 고독하게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는 모습, 산과 자신이 동화되는 부분에서는 그 긴장과 경이로움, 아름다움이 피부에 닿을 정도로 멋진 연출을 보여주고있다. 이런 연출이 가능한 이유로는 완벽에 가까운 강조와 생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이밍이 한창일 때에 미칠듯이 부푼 팔의 모습을 과감하게 키워 묘사하고, 상대적으로 멀고 중요치 않은 얼굴에는 묘사를 최소화 하면서 우리의 팔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식이 바로 그렇다. 클라이밍을 하며 보이는 천길 낭떠러지, 산과 하나가되는 듯한 장면에서도 완벽한 초점이 나타나 그 깊이가 배가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말 완벽에 가까운 작화 레벨이었다. 허나 약간이라도 불평을 해줘야 할 것이라 생각되어 감히 불편한 말을 꺼내볼까 한다. 본 만화의 작화는 강조와 생략이 대단했으나 때로는 필요이상의 명암차를 주는 것 같기도 했다. 효과는 나쁘지 않았으나 과연 이 정도로 차이를 줘야만 했을까싶은 것들이었다. 명암차가 심하면 심각해 보이는 효과가 생기지만,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부분에서도 그런 묘사가 가끔 보이기도해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동세, 인체비례는 거의 완벽하지만 이 만화에서 얼굴은 유독 아쉬운 모습을 보이곤 했다. 머리카락 선이 너무 얼굴 깊이까지 침범해 이마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했고, 얼굴의 살이 급격히 찌는 현상도 가끔 일어났다. 기본적으로 수준이 높은 만화라 이런 작은 부분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진지하고 묵직한 이야기에 그것을 받쳐주는 튼튼한 작화를 보이는 본 만화는 고급만화를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정말 파라다이스에 가까운 경험을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또 가볍고 즐기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독자라면 조금 난감해 할 지 모르겠으나, 사실 그렇게 복잡복잡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라 금방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극한, 동료, 홀로... 여러가지의 인간사가 똘똘 뭉친 만화 '고고한 사람'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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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갈게! 1
888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 - 놀러갈게!
원작 - 카미노 오키나
캐릭터원안 - 호덴 에이조
만화 - 888(HACHI HACHI HACHI)
구성 - 스토리만화
화풍 - 6~7등신의 눈큰이풍
내용 - 200A년 지구에 미확인 비행체가 나타난다. 그리고 함께 포착된 외계로부터의 메시지. "놀러갈게!" 지구 조사 겸 놀러온 캐티아 성인 엘리스를 둘러싼 자잘한 소동과 오해가 펼쳐진다.
좋은 점 - 참신한 듯한 외계와의 접촉배경
             적절하게 드러나고 감춰진 인물들
             대중적인 그림
             과하지 않고 적절히 에로한 동세 및 묘사
아쉬운 점 - 조금은 유치한 듯한 개그와 엑스트라
                뭔가 부족한 듯한, 답답한 듯한 펜선
                너무나 많은 말주머니의 수

 외계인들은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들이 있다면 인류와의 첫 대면은 어떨까? 대개 작품속에서 외계인들은 불시착을 하거나, 표본조사를 하러 오거나, 침략해오곤 한다. 그런 외계인들 사이에서 특이한 접근방법을 구사하는 존재가 나타났다. '놀러갈게'란 메시지와 함게 지구에 내려온 캐티아행성의 '엘리스'가 바로 그 존재다. 네코미미에 바디라인이 드러나는 슈트를 입은 외계인과 얼떨결에 친구가 된 지구인 '카카즈 키오'의 정신산만한 이야기, '놀러갈게!'를 살펴보자.
 본 이야기는 200A년 미확인 비행체와 의문의 메시지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인류의 기술로는 시도조차 못하는 비행체의 움직임을 보아, 외계인이 틀림없는 상황. 그런 외계인이 남긴 메시지는 다름 아닌 "놀러갈게!" 이런 얼토당토 않은 말에 부합되게 캐티아 행성에서 온 외계인 엘리스는 일본 학생 카카즈 키오의 집에서 느긋하고 즐겁게 생활하게 된다. 카카즈는 남들이 보는 오해의 시선들 속에서 서로 적응하며 잘 지내려는 한다. 하지만 카카즈와 달리 외계인에게 적대하는 존재들이 나타나게 된다. 결국 지구에 놀러온 엘리스는 외적인 연유로 고생을 하게 된다.
 '놀러갈게!'는 본디 NT노벨이었던 것을 만화로 다시금 만든 작품이다. 기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구성은 스토리가 이어지는 형태를 띠고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스타일을 좋아해 본 작품의 그런 면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
외계인이 조가셤 '놀러' 지구에 왔다는 설정이 몹시 마음에 들었다. 이런 설정이라면 기본적으로 밝고 경쾌한 이야기를 꾸리기 좋으며, 필요에 따라 불청객의 추가 등으로 이야기를 무겁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작품에서는 인간이 이런저런 걱정을 하며 외계인에게 무력을 행사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런 과정에서 주인공의 주변인물이 연루되어있는 것이 나타나는데, 아직 관계가 있다는 것만 제시하고 얼만큼, 왜 그런 곳에 관계가 있는지를 말하지 않아, 절대적 적인지, 입체적인 인물인지 알 수 없는 궁금증을 만들기도 했다. 사실 필자는 내용보다는 주변인물들의 정체가 더 궁금한 상황이다.
 이런 내용면에서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음... 사실 크게 없는 것 같지만, 왠지 만화화 되면서 생겼을 것 같은 극도의 가벼운 분위기가 불만이다. 그 불만은 엑스트라의 언행이 너무 유치한 감이 있다는 것이다. 분위기가 유쾌해지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안 그래도 경쾌하고 가벼운 이야기가 너무 붕 뜨는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 같아 아쉬웠다. 조금은 절제된, 상황에 맞는, 캐릭터의 연령대 등에 맞는 개그를 넣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이제 그림을 볼까한다. 원작의 일러스트에 비하면 조금은 떨어지는 작화같지만, 만화로선 괜찮은 그림이라고 생각 된다. 라
이트 노벨을 만화화 한 것에 맞는 대중적인 그림체에 적절히 에로한, 결코 지나치다는 느낌은 들이 잖는 동세, 묘사 등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소년만화의 선에서 망상을 불러일으키는 괜찮은 결과물이라 생각된다.
 허나 좀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뭐랄까, 그림이 답답해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아마 펜선이 너무 다 튼실해서 그런 것 같다. 굵기의 변화에 더불어 생략하는 모습도 보였더라면 보다 시원스럽고 효과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가싶다. 그리고 여기에 답답함을 더한 구성으로는, 엄청난 양의 말주머니를 들 수 있겠다. 그림 자체도 답답한 상황에서 말주머니까지 가득히 넣은 페이지를 보여주니, 그 답답함은 배수로 치솟는 느김이다. 말주머니를 크게, 시원스레 넣어 편한 흐름을 보여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글자 많고 답답한 느낌을 싫어하는 독자라면 조금 고려 될 만화다.
 이번에 살펴본 만화는 가벼운 이유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가볍게 흘러나가지만 그 흥미마저 가벼운 것은 아닌 만화다. 조금 유치한 면이 있어 필자 같은 독자라면 조금 꺼려질 수 있겠으나, 큰 이야기 흐름은 궁금하게 잘 꾸려져 나가는 것 같다. 지금까지 놀러온 외계인과 보살펴주는 지구인간의 우정과 주변에서의 역경을 이겨나가는 모습을 그리려한 '놀러갈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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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싫어, 남친이 되어 줘! - 1015 소녀들의 두근두근 사랑이야기 퍼니틴 시리즈
4차원 지음, 김윤정 그림 / 대원키즈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리뷰는 제 개인적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친구는 싫어, 남친이 되어 줘!
글 - 4차원
그림 - 김윤정
구성 - 아동대상 소설
내용 - 어린 여아들의 눈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조금씩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는 이야기가 단편으로 4편 들어있다.
좋은 점 - 귀엽고 잔잔한 이야기
              매화 나타나는 정보페이지(혈액형성향,떡만들기,심리테스트,캠핑준비물)
              각 화의 엔딩 시 나오는 짧은 메시지
              내용에 맞고 마케팅 대상에 맞는 삽화
아쉬운 점 - 이름의 부재
                조금 장난스러운 설명이 있던 캠핑준비물 설명
                너무 비싼 값(4도인쇄의 위엄인 듯)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어느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그에 따른 상대의 마음을 알고싶어하곤 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어렸을 때 더욱 진솔하게, 산뜻하게 드러나지 않을까싶다. 그런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소설. 대원씨아이의 저연령층을 위한 소설 브랜드 키즈노벨에서 나온 '친구는 싫어, 남친이 되어 줘!'를 읽어보았다.
 이야기에 앞서 본 소설은 아동을 위한 소설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예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중고생 이상이 된 후 읽으면 조금은 오글거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필자는 왜 아빠 미소를 짓게 된 걸까...=ㅅ= 뭐, 그만큼 귀여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책에는 첫사랑의 팬던트, 느티나무 떡집, 봄은 언제나 내 곁에, 캠핑장에서 살아남기, 이렇게 총 네 편의 단편이 묶여 있다. 각 편별로 인물이 다르고, 그 사건 역시 다르다. 그래서 보는 내내 지루한 맛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잠시 내용 그 자체를 이야기 할까한다. 스포일러가 싫다면 넘기고 뒤부터 읽을 것을 권장한다.

 첫사랑의 팬던트의 경우 '나'는 유치원생 때 개구쟁이 '그 녀석'의 장난에 항상 된통 당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 중 자신의 생일 때마저 그녀석이 장난을 치자 분에 못 이겨 화를 내고, 그 녀석은 눈물을 보이며 집으로 돌아갔다. 내심 미안해져 사과를 하려했는데, 그 녀석네 집은 이사를 가고 없었다. 그렇게 사과를 하지도 못하고 학교에 올라갔다. 그런데, 그 녀석이 나의 반에 전학을 온 것이다. 하지만 그 녀석은 자신을 모른 체 하며 지냈고, 나는 묘하게 서운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나는 그 녀석에게 사과를 하려 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고 공원에서 혼자 고민에 잠긴다. 그때 그 녀석이 나타나 나의 고민을 들어버린다. 그와 동시에 둘은 서로가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끝을 맺는다.
 느티나무 떡집은, 느티나무 떡집의 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역시 '나'로 칭해지고 있다. 나는 엄마의 떡이 대단히 맛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자신의 집이 조금은 신세대적이고 고풍스러운 제과점이었으면 하는 소녀이다. 항상 그런 남모를 고민에 싸여있는 나는 어느날 창밖을 내다보다, 부잣집 도련님 '왕자'를 보게 된다. 왕자에게 관심이 생긴 나는 종종 그 아이를 보게 되었고, 그 애가 4시에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제나 그 소리에 맞춰 미흡한 발레를 췄다. 그렇게 왕자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늘어가던 중, 떡을 예약하러 온 왕자의 엄마 덕에 왕자의 생일이 코앞이라는 것과 떡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덜컥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나는 선물로 자신만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떡케이크를 준비해 왕자의 집에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겨지는 부의 차이. 왕자의 친구들에 비하면 자신은 한없이 초라해보여 대문에 케이크만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 왕자의 피아노 소리를 듣기가 가슴아파 창문을 닫고 가게 플로어에서 엄마의 일을 돕게 되었다. 그런 중 왕자가 가게에 와 나에게 케이크만 두고 왜 돌아갔냐고 물으며 아쉬움을 표한다. 그런데 현재 시간은 왕자가 피아노를 칠 시간이었다. 어찌된 건지 묻자. "내 피아노를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춤까지 춰주는 아이가 사라져서 이제 안 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둘은 알게모르게 서로 교감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봄은 언제나 내 곁에 역시 주인공은 '나'로 칭해지고 있다. 나는 언제나 소꿉친구 녀석과 이리저리 투닥거리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녀석은 나가 좋아하는 방송부 부장오빠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좋은 친구다. 나는 어느날 여느때와 같이 방송부 오빠에게 잘 보일 방법을 고민하던 중, 심리테스트로 오빠의 성향을 파악해보기로 한다. 테스트 결과 청순가련형을 좋아할 것으로 판단된 부장 오빠. 시원털털한 나와는 대조적인 스타일을 좋아함을 깨닫고는 자신안의 또다른 자신을 찾겠다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찾아 애쓰게 된다. 그런 고민 역시 녀석과 상의를 하게 된다. 녀석은 조신한 동작들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어떤 사람이 봄을 찾으려고 사방을 여행했으나 봄을 못 찾고 피로해져 집에 돌아왔는데, 그곳에 봄꽃이 피어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봄꽃은 바로 옆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저 여성스러워지려면 그런 이야기도 알아야하는 건가 하며 별 생각없이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방송부 야유회에서 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부장오빠는 나에게 큰 실망을 하게 된다. 사색이 된 나는 어렸을 적 자주 가던 놀이터에서 하염없이 우는데, 비까지 내려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때 나를 꿰뚫고있는 녀석이 나타난다. 봄은 바로 옆에 있었다.
 캠핑장에서 살아남기 역시도... 그렇지? 주인공을 '나'로 칭하고 있다! 여기는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좌우지간 내용을 이야기해보자. 친구의 생일파티를 가고싶은데, 가족과의 캠핑이 약속되어있는 나는 별 수를 다 써서 캠핑에서 빠지고자하는데, 결국은 실패하고 캠핑에 끌려가게 된다. 캠핑을 해오면서 강인한 생명력과 활달함을 같게 된 나는 불만스러운 와중에도 별 무리 없이 짐을 싸고, 캠핑장에 도착하게 된다.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데, 친구란 녀석들은 즐겁게 놀고있는 모습을 찍어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기분이 팍 상한 나는 홧김에 무작정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뒤에서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와 나는 그것을 피하다 넘어져 무릎이 까지고 만다. 그때 한 잘 생긴 아이가 나의 무릎을 손수건으로 감싸주고, 캠핑장까지 부축해주었다. 의외의 일로 멋진 친구가 생긴 나는 이런저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 아이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는 귀여운 여자애가 눈에 들어왔다. 결국 잘 보이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평소처럼 행동을 하게 되는데, 아이는 그게 더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과 사귀자고 말을 한다. Olleh!


 본 소설의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묘하게 얽히게 만들어진 연애담이다. 어린애들이 읽을 소설이라고 무조건적으로 단순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확실히 조금은 얽혀있어 그 깊이나 몰입도가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용 그 자체도 잔잔하고 귀엽게 정말 학생들의 느낌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잘 만들어 진 것 같다.(사실 필자 초등학생 때 사랑이란 것을 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ㅅ=) 순수하고 조심스러운 사랑이야기를 그려서 약간의 두근거림이 느껴질 것 같았고, 나이가 좀 있는 독자들(어린 자녀, 동생을 둔 가족들)에게는 풋풋한 향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각 화 속에 스토리와 결부가 되는 정보페이지가 있는 것 역시 좋았다. 각 화마다 소설속 사건 발단의 계기나, 해결책처럼 등장한 정보페이지는, 각각 혈액형별 성향, 떡케이크 만드는 법, 심리테스트, 캠핑준비물이 되겠다. 이런 것들은 독자들이 직접 참여도 하게 할 수 있어 소설만 주욱 쓰여있는 것보다 재미를 증가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되고, 읽어나가는 템포를 잠시 조절할 수 있게 해주어 어린 독자들에게 분위기 환기의 역할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비생산적인 것이라 생각되기에 학생들에게는 교과수업 외의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느끼고있다. 그래서 캠핑준비물이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각 화가 끝날 때 소설 속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말이 간략히 요약되어 나오는데, 너무 해답을 주어버리는 것 같아 아쉽긴 했지만 저연령층 독자들의 사고의 한계를 생각하면 괜찮은 방법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런 내용적인 면에서 아쉬웠던 점은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글을 전문적으로 쓰던 사람이 아니라 이름의 중요성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이름은 대상을 설명할 때 뿐 아니라 대사 속에 집어넣음으로써 그 대상에 대한 인물들의 감정, 여운 등을 나타낼 수 있는 장치라 생각된다. 좀더 나아가 복선까지 깔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런 이름이 빠져있어 본 책은 조금은 심플하게 나아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아무리 아동용이래도 감정의 이입을 위해 이름을 조금 더 신경 썼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정보페이지에서 캠핑준비물에는 조금 장난스러운 설명이 붙은 것 같아 왠지 아쉽다. 아동대상이기에 흥미를 위해, 가벼운 위트를 넣은 것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을 성스럽게 여기기에 거슬리기도 했다. 준비물 중 가벼운 오락거리. 자연까지 들어가서 도시의 삶을 추구하려 하다니 이 얼마나 자연을 모독하는 행위인지 필자는 가슴아프다. 간단한 책이나 운동기구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게임기를 예시로 넣은 것은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다. 아이들이 언젠가는 0과 1로만 이루어질까 겁난다. 핸드폰의 이야기에서도 신세한탄이라는 말이 좀 거슬렸다. 세상의 고통, 답답함을 벗어나는 것이 캠핑이거늘 그곳에서 신세 한탄이라니 가슴아팠다. 자연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는 것을 더욱 강조해야한다고 생각된다.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고 이제 디자인적으로 들어가보자. 삽화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눈큰이에 둥글둥글한 작화로 어린 아이들, 그리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만들 만하다. 그리고 본 소설의 내용에도 잘 부합된다. 색채 역시 부드러우면서 화사해 느낌이 굉장히 예쁘다 할 수 있다.
 이렇게 삽화에서는 화사함을 느꼈고, 글의 배열에서는 여유를 느꼈다. 전체적으로 폰트의 크기도 컸고, 행간도 넓었다. 예전에 책을 만드는 과제를 할 때에 아동과 노인을 위한 책은 폰트가 크고 행간이 넓어야 한다고 배웠었는데, 이렇게 실제적으로 느끼긴 처음이다. 아이들은 빽빽한 글자를 읽는데 성인보다 빨리 지치기에 여유로운 배열이 당연했던 것이고, 그 크기 역시 가독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크기였다. 마케팅 대상과 딱 부합되는 적절한 형태였다.
 이렇게 겉보기에도 좋은 책이었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 너무나 비쌌다. 정가가 8천 5백원. 아무래도 4도인쇄(CMYK색상에 맞춰 인쇄판을 4개 만든다.)가 넘쳐나서 그런 것 같다. 표지도 4도인쇄 중간중간 나타나는 삽화도 4도인쇄, 소설에서 플롯의 경계를 표현할 때도 4도인쇄가 이루어진다. 이런 자잘하지만 자주 들어가는 4도인쇄로 인해 그 값은 가히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 것일 것 같다. 아동용 책은 부모님이 사주시니 가격부담이 비교적 덜한 것은 사실이나, 부모님께서도 이렇게 비싼 책을 사주시기에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간단한 장치들은 선으로만 이루어진 빈티지한 일러스트로 대체해도 생산비를 많이 줄이고 그 느낌 역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내 아이들의 풋풋한 사랑, 바라는 것이라곤 그저 같은 사랑뿐인 깨끗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그런 이야기.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있을까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고 생각된다. 바로 이 '친구는 싫어, 남친이 되어 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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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투스 1 - 소환
시나노가와 히데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리뷰는 제 개인적인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비르투스 (19세 이상 이용가)
글 - 기본(Gibbon)
그림 - 시나노가와 히데오
역자 - 강동욱
구성 - 스토리 만화
화풍 - 베르세르크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극화체
펜터치 레벨 - 중상
내용 - 유도 100Kg 체급 챔피언인 나루미야 타케루는 살인이라는 죄목으로 감옥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중 감옥에 이 시대의 사람이 아닌 자가 나타나더니 그를 비르투스라 부르며 신통한 능력을 발휘, 고대 로마의 콜루세움으로 부르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피에 굶주리고 썩어빠진 세상을 구할 존재로서 로마에 소환된 그들은 괴물같은 고대의 전사들과 혈투를 벌이게 된다.
좋은 점 - 진지한 스토리, 진지한 작화
              섬세한 펜터치
              타케루의 상처에 대한 꾸준한 암시
아쉬운 점 - 조금은 어색한 인체비례
                 너무 꽉찬 화면
                 과도한 묘사(설정, 작화)

 시공을 초월하여 한 시대의 영웅이 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는 일본 만화에도 많이 존재했고, 한때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계를 잡았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일본에는 세계를 구하는 영웅 중고생, 우리나라에는 9서클 10서클짜리 마력을 갖고있는 고교생이 넘쳐났었다. 이번에는 그런 특수한 능력을 쓰는 영웅이 아닌 현대의 스포츠 겸 무도로 한 시대를 구해야 하는 존재가 나타났다. 그런 존재의 싸움을 그린 만화 '비르투스'를 살펴보자.
 유도 100kg 이상급 세계챔피언인 '나루미야 타케루'는 아버지를 죽여 감옥에서 수인 생활을 하고 있다. 본성은 선한 사람인지, 그는 옥내에서 벌어지는 학대의 결과로 부상을 당한 또다른 수인 '카미오'를 데리고 의무실로 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와중 간수들은 자신들의 학대사실이 밖으로 알려질까 두려워 타케루에게 과도한 폭력을 쓰나, 그는 단 한번의 무력행사를 하지 않고 기백만으로 그들을 제압 의무실에 간다. 그런 그의 앞에 이 시대의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여성이 나타나 그의 이름을 부르며 동시에 '비르투스'라는 이름을 부른다. 그 순간 뭔가 느낀 듯 흠칫하는 타케루와 여인의 사이에서 빛이 일더니 타케루를 비롯, 주변에 있는 수인과 간수들이 고대 로마의 콜루세움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타케루는 고대 로마인들의 지고한 영혼 비르투스를 품은 존재로서 피와 향락에 눈이 먼 로마인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르키아'에 의해 콜루세움에 떨어지게 되었으나, 그 연유를 알 턱이 없었다. 그저 눈앞에서 벌어지는 괴물같은 고대 투사들의 학살에서 살아남아야 할 뿐이었다. 도망칠 곳이 없음을 깨달은 타케루는 현대의 세련된 유도로, 굼뜨고 어설픈 고대의 맨손 전투방식들을 무너뜨리며 승리를 향해 간다. 로마의 황제는 새로운 싸움 방식에 흥미를 갖게 되고, 타케루를 불러들인 마르키아는 그에게 희망을 품게 된다.
 본 만화의 내용은 이런 식으로 굉장히 딱딱하고,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고대 검투사들의 모습을 그리려는 것 같다. 그 진지함은 베르세르크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겠다. 아직은 콜루세움에서의 첫 전투로부터 살아남는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지만, 약한 자를 돕고 강한 자를 꺾는다는 신념으로 살고 있는 타케루의 모습과 주변 상황들을 통해 다양한 갈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묵직하면서 밀도있는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그리고 또한 타케루의 등에 있는 상처가 계속 비춰지고 언급되면서 그것에 무언가가 있겠구나 하는 암시를 심어주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항상 진지하게 움직이고 있어 너무 빡빡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전투만 하는 부분이라 드라마적인 면이 약해 그런 긴장이 이완되는 부분이 없을 뿐이라 생각하며 2권에서는 가끔씩 흐름에 맞는 가벼운 이야기도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작화는 조금은 어설픈 듯하지만 극화체를 보인다. 처음에는 잘 몰랐으나 머리카락의 묘사나 여성을 그리는 스타일을 보면 굉장히 베르세르크를 떠올리게끔 만드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진지하고 묵직한 완성도가 있어보이는 작화를 보여준다. 거기에 공백뿐 아니라 톤을 까는 부분에까지 꽤나 섬세한 펜터치를 해줘서 여느 만화에서는 보기 힘든 묘사의 수준을 보여주기도 해 진지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와 함께 작품에 보다 깊이 있는 느낌을 만들어 준다.
 이런 묵직한 작화는 매우 좋아하지만 이런 작화일수록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약간의 비례 미스로도 그 분위기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작가는 극화 중에서도 묘사를 강조해 더욱 사실적인 극화를 추구하는 것 같은데, 그런 기교에 비해 기본적인 비례가 약해 종종 언밸런스한 조합으로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한 컷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인체비례적인 미스를 보완하고자 배경을 열심히 그린 것일지 궁금하다. 배경이 가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여유 없이 그려지기도 하고, 각종 효과와 묘사들로 화면을 가득가득 메워서 책에 여유가 느껴지지가 않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묘사의 수준은 작은 명암마저 빗금으로 그리려 하는 수준이다. 필자가 예전에 그리던 스타일이 이런 스타일이었는데, 이런 것은 자칫 잘못하면 만화적인 맛이 매우 반감되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동시에 사실적인 맛보다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강해질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한다. 본 만화에서는 선의 굵기를 잘 활용해서 지저분한 맛은 없지만 너무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조금씩만 묘사를 빼도 좋았으리
라 생각된다. 그리고 아무리 고대의 투사들이라 해도 사람을 아예 날려버릴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는 설정은 사실적인 핏빛 전투를 바라던 필자에게 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진지하고 거친 핏빛 전투를 선보이며, 썩을대로 썩어버린 고대 로마를 부흥시켜야 할 책임을 일방적으로 받은 타케루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만화 '비르투스'는 그 묵직함이 꽤나 괜찮았고, 피 튀기지만 징그러운 감이 없어 보기에도 문제 없는 좋은 작품이었다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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