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1
타케야 슈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리뷰는 제 개인적인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새하얀
작가 - 타케야 슈지
역자 - 이형진
구성 - 스토리만화
화풍 - 가벼운 극화체
내용 - 천성적으로 남을 돕길 좋아하는 부부 아래서 자란 '후카미 마시로'는 어느날 예상치 못한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가게 된다. 부모의 낙천적이고 남을 도와주길 좋아하는 성미를 그대로 받은 마시로는 세상에서 보이는 사람들을 도와가며 산다. 그런 중 마피아와 관계된 일까지 접근해 버리는데... (소년 만화는 아니고, 삶에 대한 진솔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이야기)
좋은 점 - 살아가면서 접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친근하고 가볍게 제시
              지극히 평볌한 주인공
              가볍지 않지만 무겁지도 않은 작화
              흥미로운 컷 구성
아쉬운 점 -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배경 설정
            섬세하지만 묘하게 투박한 작화
            조금 어색한 인체비례

 이 세상엔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식에 따라 악인이 될 수도 있고, 의인이 될 수도 있다. 악인에겐 굉장히 많은 적이 있을 것이고, 의인도 그에 못지 않게 적이 많은 것이다. 이런 적을 전혀 안 만드는게 가능할까? 적이란 존재없이 만인의 편이 되려는 사람이 나타났다. 굉장한 히어로일까?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어린 남자아이다. 세상 전체의 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자. 만화 '새하얀'이다.
 이야기를 하려면 어디부터 해야할까... 일본의 크나큰 경기 침체가 배경으로 깔려있는 세상이 본 만화의 세계인 것 같다. 그런 세상에서 어려운 사람들은 닥치는대로 도우며 사는 부부가 있었다. 누군가가 도움을 받으면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 것이 당연. 부부에겐 아군만큼 적도 많았다. 그런 그들은 어느날 의문의 차량 폭발로 죽게된다. 부부의 슬하엔 청소년 또래의 아들 '후카미 마시로'가 있었는데, 마시로는 그들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고, 부모가 해왔던대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려한다. 다만 이제는 모두의 편이 되는방향으로 살아가려 한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일본 도시 속에서 노숙자, 퇴직자, 부유한 자들을 만나던 마시로는 중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사람들과 친해지며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피아와의 접촉까지 계획하게 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성인도 힘든 삶을 어린 친구가 자처하고, 도를 뛰어넘어 마피아까지 간다니!? 슈퍼 히어로도 아니고 말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본 만화의 주인공은 지극히 평범한 소년에 불과하다. 다만 남들보다 밝고, 세상에의 깨달음을 조금이라도 더 얻었을 뿐이다. 본 작품은 바로 이게 좋은 점이라고 본다. 이런 사회적으로 들어간 만화는 인물들이 우리와 너무 동떨어진 존재면 그 감정이입이 약해지기 마련이고, 자연스레 그저 지루한 이야기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을 사회에 흔히 있는 약자로 설정하는 것은 독자들이 응원하고, 감정이입을 하게 하면서 큰 이점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또한 주인공이 아이였기에 본 작품에서 다루는 무거운 주제(퇴직자와 자살, 부모와 교육, 조직과 상품 등)가 비교적 훈훈하고 밝게 나타날 수 있었다고 본다. '현실은 비정하고, 무겁게'를 좋아하는 필자지만 이와 같은 느낌의 현실도 좋을 것 같다. 특히 무거운 것을 싫어하는 이들도 큰 무리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본 작품에의 내용은 필자의 취향에 굉장히 부합되어 큰 문제점을 찾진 못했다.
 그럼 이제 시각적인 부분으로 넘어가보자. 화풍은 필자의 편의상 가벼운 극화체라 칭하겠다. 기본적인 비례감이나 묘사 수군은 극화, 얼굴의 묘사는 큰눈이와 작은눈이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선 단단한 맛이 나는 작화이긴 해, 내용의 묵직한 분위기를 깨지 않는다. 그리고 작화 속에서 가벼운 분위기가 살짝 풍겨, 묵직하지만 훈훈한 이야기에도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다. 참 적절한 그림체를 갖추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또 하나, 눈을 편하게 만들어준 컷과 말주머니의 구성도 인상적이었다. 읽어나가기 편한 컷 흐름이 있었고, 묵직한 이야기와 작화들과 더불어 답답해 보일 수 있는 프레임들을 파괴, 말주머니와 동화시켜 시원해보이는 효과를 만들었다. 이는 앞서 말한대로 무거운 느낌에 답답함까지 느끼는 것을 막아주었고, 여러 변화로 시각적인 흥미까지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본 만화는 대사도 많은 편이라 화면이 꽉 차는 편인데, 그 속에서 숨통을 틀만한 곳을 만들었기에 대단히 잘 된 구성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운 점이 몇 개 보이긴 했다. 뭐, 작화에 대한 이야기다. 작화는 인체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큰 덩어리만 익히고 얼굴의 세부는 연구가 좀 약했던 것 같다. 아무리 만화라지만 입의 크기나, 얼굴을 이루는 뼈의 라인들이 어색해지는 경우가 자주 보였다. 심지어 여성이 남성처럼 보이는 경우까지 나타났으니, 얼굴 연구의 필요성은 꽤나 크다고 볼 수 있겠다. 그와 더불어 아쉬웠던 점은 펜의 사용이었다. 섬세하게 펜터치를 쌓아가는 스타일을 보이는데, 왠지 조금 투박해보이는 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굵기가 기본적으로 굵어 그런 것 같다. 선에 차이를 주기 위해 더 굵은 선을 쓰기보다는 좀 더 가는 선을 활용해 효과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책 '새하얀'은 하얗지 않은 세상 속을 거닐며 하얀 인간관계, 삶을 원하는 마시로의 삶을 통해 우리네의 삶을 가볍지만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현실주의,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비교적 가벼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묘한 감동을 느끼며 볼 수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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