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올로지 - 몸이 말하는, 말하지 못한, 말할 수 없는 것
이유진 지음 / 디플롯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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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은 왜 항상 평가의 대상이 되는 걸까?”
《바디올로지》는 이 익숙하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질문에 대해 시원한 답을 던지는 책입니다.

살집은 감춰야 할 것이 아니고, 거식증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사회가 여성에게 가한 억압의 증상이라는 것을 날카롭게 짚어줍니다.

하이힐, 성형, 다이어트, 피부색, 성적 대상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몸에 대한 기준들이 사실은 누군가가 만든 규칙이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읽는 내내 “맞아, 나도 이런 시선 받았었지” 싶었고,
특히 여성의 신체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그럴싸하게 하려는 주장들을 보면서 분노했습니다.

《바디올로지》는 ‘몸’이라는 구체적인 언어로
우리가 살아온 시대, 억압, 생존을 이야기 합니다.
불편하거나 무겁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부드럽게 파고드는 힘이 있는 책이에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몸을 바라보는 시선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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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소재원 지음 / 프롤로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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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인물들은 말한다.
그날, 누군가는 현실을 외면했고,
누군가는 분노하고, 허망해하고,
누군가는 양심과 명령 사이에서 고뇌하고,
또 누군가는 폭력에 맞서 싸웠다.

『20241203』는 하나의 사건을 여러 시선으로 비춘다.
각자의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체감하며,
갈라지고, 밀려나고, 소외되는 경험을 담았다.

대한민국에서 내란이라니.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다양한 시점에서 그려지는 분노, 슬픔, 저항은
읽는 내내 공감과 분노를 동시에 일으킨다.

나도 그날을 기억한다.
해외여행을 앞두고 짐을 싸던 평범한 밤.
엄마의 전화 한 통. “절대 밖에 나가지 마.”
웃으며 넘겼지만, 그 말은 곧 현실이 됐다.

그리고 놀라웠던 건
그 혼란 속에서도 윤석열을 지지하는 이들이 있었다는 것.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날의 감정을 다시 마주했고,
절대 잊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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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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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유폐하는 겁니다.”
이 문장의 ‘그녀’는 석상일 수도,
당시 사회에 의해 억눌린 한 여성일 수도 있었다.
나는 그렇게 읽었다.

《그녀를 지키다》는 종교, 파시즘, 여성, 예술, 비밀이 얽힌
정교한 조각 같은 소설이다.

왜소증을 가진 석공 미모와
자유를 꿈꾸는 귀족 가문의 딸 비올라.
서로 너무 다른 이 둘은 운명처럼 끌리고,
질투하고 비난하면서도 끝내 이해하고 우정을 나눈다.

비올라는 날 수 있다고 믿었다.
자신의 비범함과 자유를 증명하고 싶었지만
시대와 사회, 성별은 그 꿈을 허락하지 않았다.

폭죽이 터지는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펴는 장면.
그 장면은 아름답고도 가슴 아팠다.
그녀의 날개짓은 결국 끝내 닿지 못했지만,
그 비극을 곁에서 지켜보는 미모의 우정이 더욱 먹먹했다.

미모는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계를 딛고 명성과 성공을 얻는다.
하지만 그것조차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 채
비올라와 다시 만나며 비로소 자신을 되찾는다.

피에타 석상에 새겨진 슬픔과 사랑의 비밀을 따라가는 전개도 흥미롭다.
조각이 만들어지는 상상을 하는 재미도 이 책의 큰 매력 중 하나였다.

《그녀를 지키다》는
단지 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다.
잊힌 여성과 예술가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헌사다.

읽고 나면,
마치 마음속에 조각 하나가 남은 듯한 감각이 오래도록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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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LOCK AI 언락 AI - AI 리터러시가 나의 잠재력이 되는 세상이 왔다
조용민 지음 / 테라코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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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도구로 쓴다는 발상, AI 연구자로서 너무나도 깊이 공감했습니다.
《UNLOCK AI》는 기술에 대한 두려움 대신, AI를 ‘도구’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책입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마스크와 립스틱’ 이야기였습니다.
왜 립스틱이 잘 안 팔릴까? 사람들은 "마스크 때문"이라고 쉽게 결론 내리지만,
정작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을 수 있다는 날카로운 시선. 통찰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다른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AI를 이용하는 것이죠.
사람의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키는지에 따라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주장하는 바와 결을 같이하는 AI 서평도 인상적입니다. 뒷 장까지 AI로 꽉 채워져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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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5.04 - Vol.130, K-매거진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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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잡지는 여전히 특별한 ‘큐레이션’의 역할을 하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CULTURA》 2025년 4월호는 ‘K-매거진’을 주제로, 잡지가 시대와 사회를 어떻게 비추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현대미술을 다룬 기사였는데, ‘관람자’의 역할 변화와 동시대성에 대한 통찰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현대미술"이라는 말처럼, 오늘날의 예술은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만들어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나 리뷰 코너도 풍성해서,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플로우> 제작 부분이었어요. 고양이 영화 인터뷰에서는 의인화된 동물이 아닌 동물 그 자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K-매거진’이라는 테마에 맞게, 한국 잡지 문화의 힘과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호였습니다. 잡지를 단순히 ‘정보’가 아니라 ‘사회적 기억’의 저장소로 바라보는 시각도 새로웠어요.

무심코 넘기던 페이지마다 시대의 숨결이 담겨 있다는 것을 느꼈달까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잡지를 사랑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한 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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