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
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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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새로운 가족의 형태와 돌봄, 그리고 출산과 보육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예리하면서도 따뜻하게 담아낸다. 특히 주인공 가오루코가 임신이 되지 않아 조급해하고 남편에게 날 선 말을 내뱉으며 상실감을 느끼는 모습은 나에게 결코 남의 일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현재 시험관 시술을 하며 마음처럼 되지 않는 상황을 견디고 있기에 그 고통이 절실히 공감되었고, 누구의 탓도 할 수 없어 예민해지던 기억이 겹쳐져 읽는 내내 마음이 쓰였다. 그렇기에 그녀가 슬픔을 딛고 일어나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의 방향을 뚜렷하게 정했을 때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으며, 나 역시 무엇을 위해 아이를 원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품은 혈연이나 혼인 관계로만 묶이지 않는 새로운 공동체의 형태를 제시한다.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사회에서 보호자의 부재는 실존적인 위협이며, 일본의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대안적 가족관이 더 자연스럽게 수용되기를 바라게 된다. 기성세대와의 갈등 또한 묵직하게 다가오는데, 부모라는 이유로 무조건 자신을 깎아내리며 희생하는 것은 결코 건강한 방식이 아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하고 필요하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정돈된 공간과 따뜻한 음식이 주는 삶의 만족감도 빼놓을 수 없다. 일상이 무너지면 사소한 것들을 챙길 여력조차 사라지지만, 정갈한 한 끼와 깨끗한 환경은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근원적인 힘이 된다. 과거 투병 중 어머니의 도움으로 정돈된 집을 보며 느꼈던 평온함이 떠올라 깊이 공감했다.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우리는 부딪히고 소통하며 성장한다. 때로는 포용하는 너그러움이, 때로는 목소리를 내는 용기가 필요함을 깨닫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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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칼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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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특유의 서늘하고 몰입력 강한 문체가 인상적이었다. 색채 대비가 뚜렷한 배경을 설정해 색감 이미지를 강렬하게 만들었다. 소외되는 여성을 집중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의미와 상징성이 좋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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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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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와,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어린아이에게 끌리는 성향을 가진 교사 미키. 이 설정은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과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나 역시 읽으면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 이 소설이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서 멈추게 만들기 때문이다. 성향과 행동을 어디까지 구분할 수 있는가. 무엇을 기준으로 선과 악을 나눌 것인가. 읽는 동안 내가 확실히 맞다고 믿어 온 기준들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은 성장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닮고 싶은 롤모델을 갖지만, 사실은 굳이 다짐하지 않아도 가장 가까이 있는 어른의 모습을 닮아 간다. 내가 싫어했던 부모님의 모습이 어느 순간 내 행동 속에서 튀어나오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무의식적으로 배운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배움과 어른의 모습은 중요하다.
책 속 화자는 니키를 혐오하면서도 동시에 닮고 싶어한다.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인정받고 싶어 하고, 그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본다. 그 모순 속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그른가. 무엇을 멀리해야 하고 무엇을 향해야 하는가.
잘못된 기준들을 다시 정리해 나가는 과정. 어쩌면 이것이 성장 과정인지도 모른다. 약간은 일그러진 협박 속에서 이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도 사람은 성장한다.

나는 이런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을 주기보다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책. 묻고 또 묻게 만드는 책. 무조건 착하게만, 윤리적으로 지탄받지 않을 길로만 가지 않고 과감하게 매 맞을 준비를 하는 책.

예전에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보다 한 권만 읽은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 한쪽으로만 기울어진 사고는 결국 또 다른 편협함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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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도현 옮김 / 클로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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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으로 멋지게 나온 월든. 개인적으로 작가와 사상이 맞지 않아서 인생 책으로 등극하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문장들, 특히 그가 바라본 자연주의 삶에서의 풍경들이 많아서 좋았다. 번역은 읽기 좋았다. 딱딱하고 잔소리하듯 느껴지는 건 작가의 말투인 것 같다.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고, 지금 살고 있는 삶에 회의감이 느껴진다면 이 책을 열어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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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신입 차윤슬,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김지혜 지음 / 한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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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을 다루면서 힘들면 아무래도 각박한 현실 생활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책에서는 생각보다 큰 문제없는 직장 생활을 다루어 편안하게 봤습니다. 책 읽고 글 쓰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즐겁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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