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주의 인사 ㅣ 소설, 향
장은진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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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두 사람의 서툰 시간은, 시간이 흘러 다시 마주 앉아 마음을 헤아리는 이야기로 완성된다.
식물처럼 자라고 책처럼 쌓이는 마음.
사랑의 잔해 위에 삶을 다시 세우는 이 이야기는, 끝이 아닌 시작을 믿고 싶은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된다.

감상적이고 감정적이며 묵묵하고 잔잔하다. 이런 담담한 소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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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갱 올스타전
나나 크와메 아제-브레냐 지음, 석혜미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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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갱 올스타전』은 잔혹했고, 피로했고, 안타까웠다.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다. 흉악범들이 생존 게임에 참가해 3년을 버티면 사면을 받는다. 사람들은 이 싸움에 열광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그 장면을 소비한다. 전투 장면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자극적이고 큰 규모의 화려한 구성이나, 나는 그 장면들을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마치 투우쇼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구경거리로 삼는 이 시스템은 끝내 나에게는 설득력을 주지 못했다. 이런 감정을 쥐어주는 것을 의도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소설은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다. ‘링크’라는 이름의 죄수들은 서로를 죽이는 데스매치에 참여하고, 살아남으면 자유를 얻는다. 겉으로는 교화 프로그램이지만, 실상은 기업의 수익 창출 도구이자 대중의 오락거리다. 죄수들의 삶과 죽음은 숫자로 환산되고, 상품이 된다.

주인공 서워는 “블러드 마마”라는 자극적인 별명 뒤에,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고민하는 인물이고, 스택스는 자신을 강간하려 한 가해자를 죽인 후 죄수가 된 사람이다. 이들이 범죄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독자는 이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동시에, 그런 감정을 느끼는 자신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 같다. 이들이 죄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감정을 박탈당해야 하는가? 반대로, 이 데스매치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다고 해서 자유를 얻는 것이 정당한가?

이들은 흑인 여성이고, B3의 참가자들 다수 역시 유색인종이다. 작중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아도, 이 구성은 계속해서 누적되며 무게를 만든다. 흑인이 감옥에 더 많다는 통계, 그리고 그들을 더 쉽게 오락의 소재로 삼는 현실. 이 소설은 ‘범죄’보다 ‘정체성’이 더 큰 죄가 되어버린 사회를 비판한다.

또한 ‘인플루언스’라는 고통의 처벌을 통해 죄수들이 자발적으로 데스매치에 참여하게 만드는 설정은 깊은 분노를 자아낸다. 이 세계에선 죄와 형벌, 인간성과 존엄 모두가 상품화되었고, ‘정의’는 기업의 수익 모델로 전락했다.

『체인 겡 올스타전』은 배틀로얄식 자극에 디스토피아적 깊이를 더한 작품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독자의 윤리와 양심에 직접 질문을 던져 파문을 일으킨다. 읽고 난 뒤 마음이 불편하고 피로하다면, 그것은 작가가 의도한 효과일 것이다. 유쾌하진 않지만 죄와 처벌, 오락과 인간성 사이의 경계에서 오래도록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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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푸른 벚나무
시메노 나기 지음, 김지연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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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 벚나무의 눈으로 바라본 사계절의 삶이 이렇게 따뜻할 수 있다니. 조금은 서툴어도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꽃 향기와 따뜻한 차 온도, 과자의 달콤함이 전해졌다.

책은 백 살이 된 벚나무의 시선을 따라, 한 해 동안 사계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벚나무는 호텔에서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로 이어지는 ‘체리 블라썸’이라는 공간에서 3대째 여성들이 이어온 삶을 함께했다. 그리고 이 공간을 중심으로 스쳐가는 사람들의 시간이 층층이 쌓인다.

주인공 히오는 외할머니 야에, 어머니 사쿠라코에 이어 체리 블라썸을 운영하는 카페 주인이다. 책은 서툴지만 섬세하고 묵묵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꽃집을 운영하는 여사장님, 오랜 시간 일본에서 살아온 외국인 아내, 몸이 아팠던 여성과 그녀를 아끼는 친구, 가방을 만드는 여자, 화과자를 만드는 모녀, 장난꾸러기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까지 카페에 오고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나는 인물들이 각자 자신이 하는 일을 묵묵히 좋아한다는 점, 누구보다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충실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더 빠르게 가지 않아도 괜찮고, 가끔은 멈춰서 숨을 돌려도 된다는 메시지가 애써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전해진다. ‘꽃이 피기 시작한 것 같다’는 벚나무의 말처럼, 사람도 자신의 타이밍에 맞춰 피어난다는 것이다.

이 카페가 있다면 너무 가보고 싶다. 계절마다 들러 그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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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아질 거야, 행복이 쏟아질 만큼
길연우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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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는 오랜 시간 마음을 다듬어 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가 스며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쩐지 마음이 조금씩 따뜻해집니다.
눈에 담기만 해도 예쁜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문장들은 더 아름답습니다.

짧은 글 속에서 느껴지는 포근함이 있습니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 안에서 같은 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누군가 옆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은 위로가 글마다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남은 글은 《우리라는 이불》입니다.
"안부를 묻는 것, 마음을 자주 포개보는 것."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에 꼭 들었습니다.
마음을 포개어 건네는 안부란 얼마나 다정한가요.
그 문장이 오늘 하루를 부드럽게 덮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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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 아름다운 밤에
아마네 료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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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황홀하고 아름다운 느낌입니다. 경악! 와이더닛! 완전 기대됩니다. 이연승 번역가님 작품 읽기 좋아서 이번 책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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