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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비 샤넬 - 우아한 여자를 만드는 11가지 자기창조법 ㅣ Wannabe Series
카렌 카보 지음, 이영래 옮김 / 웅진윙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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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옷치레는 지나친 노력과 매우 유사하다. 그것은 당신이 자신의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며 당신의 옷이 당신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세상에 광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백합에 금도금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다.
고리타분한 국어 선생님처럼 들려서는 안 되겠지만, 어쨌든 샤넬은 '약간' 모자란 듯 입으라고 충고한다.
단순함은 우아함과 동일시된다. 그것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생각해보라, 그 체인벨트는 당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가? 모든 목걸이와 팔찌들이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보석상자의 맨아래층에서 나와 당신의 목을 두루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은?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술 장식 부츠에 무늬가 들어간 보라색 스타킹은?
샤넬의 스타일에 관한 한 세월의 시험을 견뎌내지 못한 것은 거의 없다. 그 하나는 스트로 보터이고, 다른 하나는 스타일리시한 여성의 옷장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두세 벌의 슈트라는 생각이었다. 이 개념은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시각에서는 '매치'에 대해 너무 좁게 생각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녀의 지적은 정당하다. 외모에 대한 전국가적인 강박에도 불구하고 옷을 입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친구와 가족에게는 물론이고 온 세상에 자신이 자아도취에 빠진 멍청이이며 그리 흥미로운 존재가 아님을 알리는 행위다. 자기 생각에 골몬한 지루한 멍청이보다 스타일리시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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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출근 준비를 위해 거울 앞에 섰을 때도 샤넬의 충고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스카프를 두른 대신 목걸이를 빼놓았고 자켓의 브로치에 대해서도 잠시 고민하다 욕심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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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기 전에 거울을 보고 액세서리를 하나 빼 놓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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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약간은 모자란 듯이 입는 편이 더 나은 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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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은 우아함과 동일시된다는 샤넬 스타일의 정수는 애플 아이폰을 떠올리게 한다. 버튼을 없애고 흰색과 검은색으로 단순화시킨 아이폰의 우아한 외관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무장된 실용성이 없더라도 손에 넣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시대를 초월하여 전세계 여성의 위시리스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샤넬의 퀼팅 백과 수트의 매력도 바로 단순함이 만들어낸 우아함이다.
불우한 어린 시절과 빼어나지 않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패션 세계를 창조해 낸 샤넬은 패션계의 스티브 잡스와 견줄만 하다. 부풀린 머리에 커다란 모자, 허리를 꽉 조인 코르셋, 거추장스러운 치마자락처럼 여성들을 여성으로 분장시키기에 몰두했던 시대에 샤넬은 여성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옷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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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바지와 퀼팅 백
샤넬은 몸을 꽉 조여 억압했던 코르셋에서 여성들을 해방시켰다. 무릎근처까지 올라간 치마를 통해 여성들을 땅에 닿는 긴 치마로부터 해방시켰고 편하고 활동이 자유로운 여성용 바지를 만들었다. 또한 지금은 여성의 로망이 된 2.55 퀼팅 백도 가방에 끈을 달아 어깨에 맬 수 있게 한 샤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샤넬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확대되는 시대 분위기 속에서 단순하면서 편하고 실용적인, 그러면서도 우아하고 기품 있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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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이콘' 샤넬.
명품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했던 내가 어느 날 백화점 쇼윈도의 샤넬 퀼팅백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는 것을 마주한 이후로 '샤넬'은 무시할 수 없는 무언가가 되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남들이 무얼 입든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한 샤넬의 고집과 확신을 알게 되니 '샤넬백=사치품'이라는 공식을 의심하게 된다. 샤넬은 적절한 것을 얻을 때까지 슈트를 스물다섯 번 해체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고 절대 남자친구들에게 금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았으며 일을 할 수 없는 일요일을 제일 싫어했다는 것까지 알게 되면 '현대식 우아한 여자'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맥 노트북과 아이폰은 검은색과 흰색 수트, 진주를 사랑한 샤넬 스타일의 연장선에 있다. 우아함이란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는 말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