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살기만 할 수가 없어서.’ 이것은 ‘삶은 살 가치가 있는가? 나는 살 가치가 있는가?’에 조응하는 답이다. 그저 살기만 하는 것으로 삶의 가치는 일궈질 수 없다. 그렇기에 패티 스미스는 글쓰기에 헌신한다. 카뮈와 베유 등, 예술가에 대한 숭배와 흠모, 예술에 대한 열정,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몰입과 헌신은 ‘그저 살기만 할 수 없’는 인간이 삶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최선의 것이 아닐까. 무언가를 향한 몰입과 헌신이야말로 삶에 대한 답을 구하는 길일 것이다.
카뮈의 『시지프 신화』에서 패티 스미스의 『몰입』으로, 그리고 다시 카뮈의 『시지프 신화』로 이어지는 독서의 여정에 있다. 다시 카뮈의 책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삶의 부조리에 대한 철학적 성찰에서 시작되는 카뮈의 『시지프 신화』는 삶의 의미와 당위성에 대해 어떤 답을 열어 보여줄까? 패티 스미스와의 우연한 만남이 난해하게 다가오던 카뮈의 질문에 영감과 열정의 빛을 실어준다. 그녀의 자유롭고 아름다운 글을 통해 삶과 글쓰기에 대한 철학적 질문은 시적으로 바뀌었다.
패티 스미스처럼 단촐하게 짐을 꾸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가방 맨 위엔 베유와 카뮈의 책을 넣고. 우연이 빚어낸 매혹과 몰입의 순간을 통해 내가 길어낼 영감과 헌신은 어디를 향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