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4 - 조정래 대하소설,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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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맥4권]에서는  빨치산 염상진이 율어면을 점령하고 해방구로 삼으면서 계엄군과 본격적으로 대립하게 된다. 염상진은 울어면에서 굶는 사람이 없게 넉넉하게 쌀을 배포하고, 벌교를 기습 공격해 지주들에게서 쌀을 빼앗아 다리위에 쌓아 두고 쌀을 고루 나누어 설을 세라는 종이를 붙여둔다. 농민들을 착취하면서도 더 많을 차지하기 위해 교활한 짓을 꾸미는 지주들과, 비록 이념 때문이긴 하지만 농민들의 굶주림에 가슴 아파하며 쌀을 나눠 주는 염상진의 행동이 대비되면서 좌파를 미화하는 소설로 보이기도 한다. [태백산맥] 연재 당시 좌파소설이라는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던 책이었다.


  역사학자 정병준 선생님은


  '일본의 패배로 해방되고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할 통치된 것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수 많은 세력들, 정파들, 파벌, 기독교 세력 등등 한국인도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 나갔다'


  라고 해방 이후 3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태백산맥4권]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수많은 세력들, 정파들, 기독교 세력 등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친일을 하다 해방이 되자 도망 다녔던 사람들이 미군정이 찬일 세력을 다시 채용하자 친일 순사들이 친미반공 세력으로 재등장하고, 소작농을 착취하는 지주, 좌파에 가담한 가족에게 소작을 주지 않겠다고 하자 다른 소작인들은 뒤로 연줄을 이용해서 소작을 받아내고, 수도권은 교회가 너무 많아서 더 이상 수익창출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벌교까지 내려와서 교회를 짓겠다는 목사, 자신들의 이익대로 군대를 움직이려고 하는 지주 세력 등 해방 이후 나쁜 놈들이 얼마나 득실댔는지, 그들이 우리 사회 기득권층을 형성했음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반면 착취당하는 농민들의 굶주림 삶과 울분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많아 가슴이 먹먹해서 책을 읽어 나가는 게 두렵기도 했다. 먹을 게 없어 술도가 앞에서 술찌꺼기를 얻어 먹고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아이들, 쌀이 얻어 밥 대신 진달래꽃을 따먹고 설사를 하는 아이들. 언제나 가난과 같은 재난은 제일 취약한 아이들에게 제일 큰 상처를 남긴다.


  1. 피할 수 없는 맞섬


  염상진 부대는 율어면을 장악하고 거점지역으로 삼고 세력 확장을 노린다. 외서댁은다행히 목숨을 건지지만 염상구와 동네 사람들의 입소문을 피해 장흥 이모집으로 떠난다. 


  2.그것은 이긴 싸움


  심재모는 염상진이 율어면을 장악했을 거라는 판단으로 정찰대를 율어로 보내고 염상진의 부대에는 부상병이 발생하자 염상진은 심리적으로도 타격을 받는다. 강동기, 노덕보, 지삼봉, 김복동, 마삼수는 정사장에게 땅을 산 서운상에게 소작을 붙이게 해달라고 사정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방에 모여 고민을 나눈다. 


  3.평행선


  정부는 음력설 말고 양력설을 세라고 강요하지만 민중들은 양력을 설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염상구는 자기 대신 청년단장 자리를 차지한 유주상을 찾아가 난장판으로 벌이고 집안 여기저기에 칼을 뿌린다.낙안댁은 정하섭에게 돈을 전해준 죄로 구속된 정사장을 위해 동네 유지들에게 보증서에 도장을 받으려고 하지만 사상 문제라는 이유로 아무도 도장을 찍어 주지 않는다. 정사장에게 돈을 받아 정하섭에게 전해준걸로 말을 맞추기로 했지만 함께 구속되어 있는 소화는 낙안댁에게 돈을 전해줬다며 말을 맞추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낙안댁은 소화를 찾아가 말을 맞춰 달라고 사정한다. 소화는 낙안댁이 자신의 석방을 위해서도 애를 쓸 것을 약속받고 정사장에게 돈을 전해 준 걸로 말을 맞춘다. 울어면을 장악한 염상진은 농민들에게 쌀을 고루 나눠준다. 염상진은 조성을 공격하지만 심재모는 군대의 일부는 조성으로 보내고 일부는 율어로 보내 양면 공격을 한다. 율어를 지키고 있던 염장진의 부대원 세 명이 죽고 다섯 명이 부상을 당하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4. 야학의 여선생


  이지숙은 서민영 선생의 야학에서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후일을 도모한다. 벌교에는 염상진이 율어면 사람들에게 쌀을 배급해줘서 율어면 사람들 모두 흰쌀밥을 먹는다는 소문이 돈다. 벌교의 지주들은 반란사건에 가담했거나 연루된 사람들에게는 일체 소작을 주지 않기로 하고 심제모는 서민영 선생을 찾아가 방법을 모색하지만 서민영 선생은 그냥 두라며 심재모를 돌려 보낸다. 


  5. 누가 묵어도 묵을 떡인디


  친일 경찰로 일하던 남인태는 해방 이후 피신했다가 미군정에 의해 경찰로 다시 채용되어 일하다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다. 반란사건에 가담한 사람들에게 소작을 부치지 않겠다는 소문은 급속도로 퍼져 간다. 


  6. 술찌끼를 먹고 취한 아이


  설날이 다가오지만 농민들은 설을 맞을 쌀이 없고 아이들은 굶주림에 술도가 앞에서 술찌끼를 얻어 먹고 술에 취해 돌아다닌다. 심재모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마음 아파한다. 


  7. 쑥떡뿐인 설


  염상진은 야밤에 부대를 동원해 벌교를 치고 지주들에게 쌀을 빼앗아 횡계다리 위에 쌓아둔다. 이 쌀로 설을 보내라는 문구를 적어두는데 이를 본 농민들의 마음은 염상진에게로 기운다. 부녀자들은 떡을 만들 쌀이 없어 쑥으로 쏙버무리를 만들어 설을 지낸다.


  8. 어두운 정월 대보름 


   김범우는 염장진에게 빼앗겼던 쌀을 서민영 선생에게 기부하고 서민영 선생은 쌀로 떡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정하섭은 소하를 찾아오고 고문으로 상처입은 소화의 몸을 위로해주고 다시 떠난다.


  9.머시여, 벌거지!


  반민특위 활동이 공개되고 민중들은 친일 세력을 응징하고 공평한 새 나라가 세워지기를 기대한다.손승호를 찾아온 노파는 빨갱이가 된 아들이 율어에 있다며 며느리를 율어로 보내 대를 잇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손승호는 김범우에게 이를 의논하고 김범우는 심재모를 찾아가 부탁한다. 여자가 율어로 들어가 임신하면 나오는 것으로 결정한다. 강동기, 마삼수, 김복동은 소작을 붙이게 해달라고 서운상을 찾아가 사정하지만 서운상은 버러지라고 욕하며 거절하고 이 말에 강동기는 흥분에서 삽으로 서운상을 내리 찍는ㄷ다. 강동기는 도망가고 마삼수, 김복동은 잡혀간다.


  10.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 11. 미운 진달래


  서울에서 목사와 찾아와 벌교에 교회를 짓고 싶다고 하지만 서민영 선생은 이를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지주들은 강동기가 서운상을 가해한 사건에 흥분하고 조성지구좌익척결위원회 결성을 서두른다. 3월 진달래가 피자 아이들은 배가 고파 진달래를 따먹고 밤새 설사를 하기도 한다. 이 경험을 시로 쓴 아이는 야학 수업 시간에 시를 발표하고 아이들 모두 공감한다. 


  12. 율어의 왕복길 


  이지숙은 소화를 찾아가고 김범우는 염상진을 찾아가 노파의 사연을 전한다. 염상진 역시 노파의 며느리가 율어로 들어왔다가 임신하면 돌아가는데 동의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심재모에게 위험이 닥칠 듯한 분위기를 암시하며 4권은 끝난다.

그건 표본적인 제국주의적 지배방식이었고, 인민들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목에 걸린 노예들이 되었다. 선거가 임박해서 전에 없이 많은 배급표가 나돌았던 것은 그게 쌀이 아니라 독약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굶주림에 지친 인민들은 그게 독약인지 무엇인지 구별할 겨를이 없었다. 우리 민족이 사회주의를 선택하든 자본주의를 선택하든, 그것은 오로지 우리 민족 전체의 총의에 따라 결정하고 선택되어야 할 문제였다. 그런데 그들은 제국주의 폭력과 간악을 앞세워 우리 민족의 삶을 파괴하고 자주를 강탈했다. 그들과의싸움은 필연적인 것이고, 아무리 앞길이 험난하더라도 기필코 수행하지 않을 수 없는 싸움이었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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