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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병
고경숙 글 그림 / 재미마주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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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를 마시려고 우유병을 열었더니 어라라~~ 귀여운 코끼리 한 마리가 병 속에 들어있네요. 목욕을 하려고 물비누병을 짰더니 우와~~ 하마 한 마리가 들어있어요.    하마 이를 깨끗이 닦아주니 사이좋게 목욕을 마칠 수 있네요.

  고경숙의 ‘마법에 걸린 병’은 2006년 볼로냐 라가찌 상을 수상한 우리 그림책입니다. 생활 속에 늘 사용하는 여러 병들 속에 의외의 동물들이 한 마리씩 숨어있다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일상은  까만 바탕에 하얀 분필로 그린 듯 표현하고 한 면 가득한 의문의 병을 들추면 하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네요. 한 장 한 장 그림책을 넘길 때 마다 한 면 가득 그려져 있는 여러 가지 모양의 병들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병 모양 그림을 들춰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맞춰 보는 재미도 솔솔한 그림책입니다. 한 장 한 장 그림책을 넘기며 한 병 한 병 마법의 병을 들춰 본 후 그림책에 나온 것처럼 가족들과 함께 목욕을 하거나 우유를 함께 먹거나 줄넘기를 해보는것도 그림책을 본 후 즐길 수 있는 또 한 가지 재미겠지요. 재밌는 그림책도 보고 책 속에 나오는 놀이도 함께 즐겨볼 수 있습니다.

  병을 들춰가며 책을 읽는 재미가 있어 4~5세부터 재밌게 볼 수 있고  초등 1학년도 혼자서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보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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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코트 아저씨
카나모리 사이지 지음, 이정선 옮김 / 베틀북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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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우리 마을에 두 개의 가방을 든 검은 코트를 입은 아저씨가 나타납니다.    아저씨는 조용히 가방에서 부스럭 거리며 피리를 꺼내어 불고 나도 나팔을 불며 아저씨와 모험 여행을 떠납니다.
하늘을 날다 기구가 망가지는 바람에 지붕으로 추락하는 얘기는 무척 흥미진진하지만 잔잔히 풀어나가는 글과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뭐 그런 일쯤이야 싶은 마음이 일기도 한답니다. 마을 입구에 가방 두 개를 들고 나타난 아저씨 모습과 피리를 꺼내고 기구를 보여주는 아저씨의 모습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씩 달라 우리가 직접 그 상황에 놓인 듯 느껴집니다. 하늘에서 피리를 불며 마을을 내려다보는 주인공의 신나는 모험에 함께 하면서 그림을 본다면 재미는 두 배로 늘어납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몸이 크게 그려져 있어 어린이들이 아저씨의 무등을 타거나 지붕 에서 구출될 때에도 안정감을 줍니다. 
  일본 작가가 그린 유럽풍 모험 여행은 그림과 이야기에서 전해지는 잔잔함과 낯선 그림체로 이 책을 좋아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로 뚜렷이 구별되기도 합니다. 과장되게 그려진 인물과는 반대로 알록 달록 예쁜 마을과 풍경은 눈길을 확 끌기보다 두 번 세 번 보게 만듭니다. 처음 아저씨가 들어오는 마을 입구에서 시작된 그림책은 아저씨를 배웅하는 어린이 주인공의 모습으로 끝을 맺습니다. 만남과 이별, 모험과 일상이 무척 조화로운 그림책으로 5세부터 7세까지 잠자리 그림책으로도 무척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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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중앙창작동화 15
원유순 글, 원유미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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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이나 다른 이를  부, 명예,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람 그 자체로 볼 수 있을까? 흔히 그들이 가진 직함, 부 , 인간관계 등을 고려하여 겹겹의 의미와 이름을 부여한다. 인종, 지역, 학력, 지적 능력, 직업 등 사회적으로 주어진 의미는 무수히 많다. 리엔은 ‘자신이 여자 블랑카’임을 인정한다. 함께 사는 가족인 리엔에 대해 새엄마 이외의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하나는 반친구들의 웃음과 놀림, 동네 아주머니들의 수군거림에 심리적 혼란을 겪는다. 우리나라에 일을 하러 오거나 결혼한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대하는 주변의 태도에 하나는 생각한다. ‘동남아 사람들은 맞아도 되나? 그 사람들을 때리는 건 죄가 안될지도 몰라.; ’하나‘의 심리적 혼란은 인종차별에 대한 사회적 파급효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막연히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그들의 고통과 삶에 대해 나와는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  

 

지은이는 길지 않는 이야기와 전형적인 등장 인물을 통해 우리 안의 근거없고 얄팍한 인종적 우월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우리나라에 있는 사회적 약자-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을 이룬 외국인-를 무시한다는 것은 그들과 가정을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은근한 무시와도 연결된다. 성숙한 사회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민을 키워내면서 가능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잘못된 현상에 당당히 의견을 제시하는 하나, 리엔, 그리고 하나의 학교 선생님은 우리 사회의 가치 지킴이로 소중한 인물이다. 하나의 주장은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임과 동시에 부와 직함에 가려진 인간이란 존재를 드러나게 한다. 존재 그 자체로 한 인간을 바라보는 하나와 리엔은 당당하고 떳떳하게 현실과 맛선다. 

내 권리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의 권리 또한 동등하게 보장하는 것이다. 하나와 리엔은 스스로 성장하는 사람, 주변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하나씩 배워가는 사람들이며  가치지킴이들은 서로 연대하며 한발짝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나의 거짓말로 야기되는 아빠의 폭력이 다소 가볍게 그려지지 않았나하는 점이다. 폭력은 어쩌다 생긴 사건이 아니라 폭력을 쓴 사람이 가진 습관일 수도 있다.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지는 각종 폭력사태에 대해 단순히 뺨 한대가 아닌 하나 아빠의 폭력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이 책장을 덮은 지금도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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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가진 아이 사계절 중학년문고 9
김옥 지음, 김윤주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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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생긴 생채기나 흉터는 커가며 희미해져 곧 잊혀지거나 추억이 되어 가끔 이야기의 소재로 등장한다.   그렇지 못한 상처나 흉터는 가슴의 멍이 된다. 김옥은 불을 가진 아이, 동배를 통해 얼굴의 멍자국이 불길로 이어지는 한 소년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필요하면 훔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앙갚음하고 아침부터 꾸중 듣는 일이 다반사인 문제아.‘......(중략)이것 저것 많이도 먹은 하루인데 이상하게 속이 텅 빈 것 같아 무엇이든 집어넣고 싶’은 동배는 무엇이건 필요할 때 ‘빌려 쓰는’ 아이다.   이른 아침 반쪽이 산에 올라 불장난을 하며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양 으스대지만 소년의 일상은 평화롭지 않다.   칠단에서 막히는 구구단처럼 어른에게 억울하게 혼날 때도 있고 엄마에게 이유 있는 매를 맞거나 아빠에게 이유 없는 매를 맞는다. 얼굴에 멍이 든 날 싸움꾼으로 오해하는 선생님께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욕을 내뱉고 복도로 ‘꺼져버리’는 신세가 된다. 학교는 아이에게 왜 멍이 생겼는지 묻지 않고 벌을 주면서 멍은 모락모락 가슴의 불길이 된다. 동배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인 아빠나 학교는 아이에게 너무나 폭력적이다. 언 발을 녹이도록 따뜻한 분홍 실내화를 건네 준 세령이에게 보여준 호의조차 거부당하자 불길은 점점 거세진다.

김옥은 세상의 많은 동배들이 삶의 매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보여준다. 동배는 부모님의 보살핌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중학생들에게 훔친 돈을 뺏긴 날 ‘고슴도치가 되고 싶’도록 분노는 쌓이고 막혀버린 감정의 출구는 갈 곳을 잃는다. 이런 동배에게 가장 무서운 일은 사랑하는 엄마가 집을 나가버리는 일이지만 엄마의 매와 눈물도 그 순간이 지나면 의미를 잃는다. ‘공부 잘하고 말 잘 듣고 좋은 냄새가 나는 아이가 되고 싶’지만 벌어진 사건에 대한 동배의 대처법은 말썽으로 되돌아 올 뿐이다. 누군가에게 혼나고 매를 맞고 돈을 빼앗겨도 늘 엄마를 기다리던 동배는 어느 날 도망치듯 집을 나간다. 그것은 불안과 외로움, 결핍의 불길에서 도망가는 동배의 선택이었지만 잘못된 선택과 풀길 없는 분노, 꼬이는 일상이 불러일으키는 가슴의 불길은 빈집을 태우는 화재로 이어진다.

책은 섣부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읽은 이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배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답답한 동배의 삶에 동참하도록 한다.

문학작품이 풍부한 상상력으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면 어떤 판단도,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은 결말은  ’너 그런 아이지!‘라는 단정보다 ’너 왜 그랬니‘라며 아이에게 말 거는 순간이다. 다 큰 어른인 채 하던 아이는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며 방황하는 10대 소년의 성장통은 혼자 감당하기에 벅찬 결과를 가져온다.

책은 문제아의 개과천선이라는 전형성을 벗어났기에 아이들과 얘기 나누는 훌륭한 읽기 자료가 될 수 있겠다.   초등 4학년인 동배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이었는지, 부모님에 대해, 친구와 이웃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책을 덮은 후 궁금하다. 세상의 동배들은‘입시’중심인 이 땅에서 어찌 살아가고 있을까? 중학생 동배, 고등학생 동배, 사회인이 된 동배, 우리 사회 동배들이 자라고 성장하며 어른이 되는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 한때 불장난으로 존재를 드러냈던 아이가 어떻게 불을 다스려 어른이 되었나를 들려주는 좌충우돌 살아가는 이야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작가는 우리 사회가 불을 가진 아이에게 안전수칙을 알려주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질문을 던졌으며 해답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몫으로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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