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지금 세상에서 월급 자리 얻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말한다. 하지만, 보통학교만 졸업하고도, 고등학교만 나오고도, 회사에서 관청에서 일들만 잘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어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또 동경엘 건너가 공불 하고 온 내 아들이, 구해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中) - P93
안전지대 위에, 사람들은 서서 전차를 기다린다. 그들에게 행복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히, 갈 곳만은 가지고 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中) - P98
다만 구보는 고독을 삼등 대합실 군중 속에 피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오히려 고독은 그곳에 있었다. 구보가 한옆에 끼어 앉을 수도 없게시리 사람들은 그곳에 빽빽하게 모여 있어도, 그들의 누구에게서도 인간 본래의 온정을 찾을 수는 없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中) - P114
벗과, 벗과 같이 있을 때, 구보는 얼마쯤 명랑할 수 있었다. 혹은 명랑을 가장할 수 있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中) - P120
연민과 동정은 극히 애정에 유사하면서도 그것은 결코 애정일 수 없다. 그러나 증오는―, 증오는 실로 왕왕히 진정한 애정에서 폭발한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中) - P152
구보는 잠깐 주저하고, 내일, 내일부터, 내 집에 있겠소, 창작하겠소―. "좋은 소설을 쓰시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中) - P157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화제에 궁하다. (애욕 中) - P164
(...) 사람과 사람의 관계란 어쩌면 그들의 실체의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에, 그들의 마음의 거리는 도리어 더욱더 가까워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그러한 것을 마음 한구석에 느끼며 역시 아무도 다시 만나는 일 없이 나는 외로이 또 고요히 땅 위에서 사라지리라 마음먹었다. (거리 中) - P240
도덕은 경제에 종속되고, 경제는 새로운 도덕을 창출하여 전에 비도덕적이었던 행위가 도덕적인 것으로 뒤바뀐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행해진다. (작품해설 中) - P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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