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나는 인간 본성의 기초 원칙들이 지니는 진실은 훼손하지 않으려 애쓰되, 그 원칙들을 조합하는 데는 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P6
과거 과학의 대가들이 불멸과 권력을 꿈꾸었던 것과는 몹시 달랐다. 그런 견해들은 현실적으로 무익할지언정 장대했다. 하지만 이제 과학계는 변했다. 연구자들의 야심은 애초에 나로 하여금 과학에 흥미를 갖게 만든 그 꿈들을 무너뜨리는 데 국한되어 있는 것 같았다. 말하자면 무한한 영화(榮華)의 환각을 버리고 보잘것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셈이었다. - P23
"이 과학의 고대 스승들은 불가능한 일을 약속하고 아무것도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현대의 대가들은 약속하는 바가 거의 없습니다. 금속의 형질 변형은 불가능하며 불멸의 묘약은 허깨비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 철학자들의 두 손은 기껏해야 흙이나 만지작거리는 데 쓰는 것이고 두 눈은 현미경이나 도가니를 들여다보는 물건 같지만, 이들이야말로 기적을 일구는 사람들입니다." - P24
"현대의 철학자들은 바로 이 사람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에 지식의 근간을 빚진 셈이지. 그들은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쉬운 작업을 남겨주었다네. 상당 부분 그들 덕분에 조명된 사실들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고 서로 연관된 분류 체계로 정렬하는 일이지. 천재들의 노고란 아무리 오도된 것이라도 결국은 인류의 선을 공고히 하는 데 쓰이기 마련이라네." - P24
계획이 아무리 장대하고 복잡하다 해도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뜻이 될 수는 없었다. - P27
사랑하는 것이 남아 있는 한 두려움의 여지도 항상 남아 있기 마련이다. - P48
"사람들은 모두 끔찍한 흉물을 저주하지. 그러니 살아 있는 그 어떤 생물보다 비참한 나를 얼마나 증오하겠는가! 하지만 당신, 내 창조자인 당신이 나를 혐오하고 내치다니." - P52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니 당신이 내게 빚진 의무를 다하기만 한다면, 나 역시 본연의 영주이자 왕인 당신의 뜻을 고분고분하게 따를 생각이다. 오, 프랑켄슈타인,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대하면서 나만 짓밟지는 말란 말이다. 나야말로 당신의 정의, 심지어 당신의 관용과 사랑을 누구보다 받아 마땅한 존재니까. 기억하라, 내가 당신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 P53
"내 말을 들어달라. 그다음에, 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의지가 있다면, 자기 손으로 만들어낸 작품을 파괴하도록 하라." - P53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았고 누구와도 유대가 없었다. ‘내 떠나는 길은 자유로우니’ 내 죽음을 슬퍼할 사람 하나 없었다. 육신은 흉측했고 덩치는 거인과 같았다. 이건 무슨 뜻일까? 나는 누구일까? 나는 무엇일까? 어디서 왔을까? 내 목적지는 어디일까? - P67
‘내가 생명을 얻은 그날을 증오한다!’ - P68
"나는 외롭고 불행하다. 사람들은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기형이고 추악한 존재라면 날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내 반려자는 나와 똑같은 종족이고 같은 결함을 가져야만 한다. 당신은 바로 이런 존재를 창조해내야 한다." - P75
"자신이 지혜롭다는 오만에 차 있지만 사실은 얼마나 무지한 위인인가! 그만둬.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 P106
"내가 생명을 준 존재를 추적해 파괴해야 합니다. 그때는 지상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마무리되니, 죽어도 좋을 거요." - P112
"(...) 그 후로 악은 나의 선이 되었다. 여기까지 몰리자, 이젠 자발적으로 선택했던 요소에 내 본성을 적응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악마적 계획의 완수가 도저히 충족되지 않는 열망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끝이 났다. 저기 내 마지막 희생자가 있으니!" - P117
"그러나 머지않아 나는 죽을 것이다." 그는 슬프고도 엄숙한 열정으로 부르짖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곧 이 타오르는 아픔도 끝날 것이다. 의기양양하게 장작더미에 올라, 고문하는 불길의 고통 속에서 희열을 느끼리라. 그 화염이 잦아들면 나의 재는 바람에 휩쓸려 바다로 날아가리라. 내 영혼은 평화로이 잠들 것이고, 행여 영혼이 생각을 한다 해도 설마 이렇지야 않겠지. 이만 안녕히." 괴물은 이렇게 말하며 선실 창문에서 펄쩍 뛰어 배에 바짝 붙어 있던 얼음뗏목에 올랐습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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