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메일을 주고받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비단길이든 자갈밭이든 평지라면 그렇게 미끄러져 내려갈 수가 없다는 걸 말이죠. 분명 급경사를 이루는 길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비단 길일 때는 다른 고통 없이 내게 꽂힐 듯 날아오는 풍경에 얼이 빠졌을 테고 자갈밭일 때는 엉덩이가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역시 돌처럼 와 박히는 풍경에 정신이 없었을 테죠. 그러니 반듯한 문장이 그 얼얼함이며 정신없음,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 P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