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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던 나날
리디아 유크나비치 지음, 임슬애 옮김 / 든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이것을 꼭 이해해야 한다. 망가진 사람들은 항상 네, 라고 말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바로 앞에 대단한 것이 있어도 그것을 선택하지 못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학대하는 아버지, 방치하는 어머니 어린 저자를 두고 살기위해 집을 나가버린 언니. 저자는 폭력과 방치를 버티고 살아남은 생존자다. 수치심을 지고사는 여자, 꿈을 저버리고 마약과 섹스로 도망친 여자, 죽은거나 마찬가지였던 여자.
저자의 학대는 많은 것을 건너뛴 것 같다. 표현과 묘사가 직설적이지 않고 감정은 의식의 흐름을 흐르는 것 같이 썼지만 저자에겐 끔찍한 고통이였음을.. 우리가 알고싶지 않지만 알 것 같은 학대의 경험을 한 것 같다.
스스로를 죽였다. 좋은 성적의 수영선수였던 저자는 아버지의 학대로 시들해졌고 술과 마약에 찌들었다. 어떻게든 집을 탈출하고 장학금을 받아 대학교에서도 수영을 이어갔지만 상처는 저자를 놓아주지 않았다. 여자와 남자, 몇 번이고 자기 몸을 그들에게 내주었고 그러면서 자기자신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책은 뒤죽박죽이다.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는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할까 싶었지만 이렇게 자신을 놓아버린 저자가 어떻게 붙들고 작가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끝까지 읽었다.
‘글쓰기’와 새로운 ‘가족’. 특히 글쓰기가 저자에게 많은 힘이 되어준 것 같다.
책 대부분은 술과 마약과 섹스에 관한 내용이라 집중하기 힘들었으나 이렇게 적나라한 고백을 한 저자의 용기가 대단하다.
“아버지의 분노, 그의 존재가 마음대로 내 목소리와 손에, 내 살결 에 침입했다.”
“물속에 들어갈 때는, 책에 빠져들 때처럼, 삶을 땅에 버려두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