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우리는 가족이었을까?
프란츠 카프카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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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하는 명작. 물질주의와 자본주의가 팽배해진 시대에서 한 번쯤 읽어보아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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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우리는 가족이었을까?
프란츠 카프카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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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바퀴벌레가 되면 어떻게 할 거야?". 몇 년 전인가, 한동안 이런 질문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듣는 게 SNS 상에서 유행했었다. 당시 보자마자 에프킬라를 뿌려버릴 것이라든지, 혹은 우리에 가두고 소중히 키운다든지 등 여러 재밌는 답변이 담긴 카톡 캡쳐본이 여기저기 돌아다녔었는데 나 역시 그걸 보며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질문이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에서 출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표지의 크나큰 벌레 삽화와 우중충한 채색에서부터 눈치챌 수 있듯, 이 책은 '벌레'가 소재로 사용된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명작이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인 카프카의 "그" 변신을 20대 중반이 된 지금,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줄거리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p.11

변신은 약 150페이지로 소설의 길이 자체는 굉장히 짧은 편이다. 플롯도 단순하다. 말 그대로,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 주인공 그레고리에 대한 이야기다. 여행 판매원으로서 평범한 회사생활을 하고 있던 직장인 그레고리는 그날도 어김없이 출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기력감을 느끼며 아침을 맞이한다. 그런데 몸을 일으키려고 보니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몸이 하루아침에 다리 여럿 달린 징그러운 벌레의 모습으로 변해버리고 만 것. 당혹감을 채 수습하기도 전, 자신의 결근 사실을 알자마자 집으로 달려온 상사, 그리고 일어나지 않은 그레고리를 걱정했던 가족들은 곧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길로 그레고리는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채 가족들의 무시와 경멸을 받으며 벌레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게 되는데...

가족의 생계를 홀로 책임졌던 그레고리의 벌레화(변신)로 인해 가족들은 당장 재정 상태를 걱정하며 각자 새 직업을 찾게 된다. 그리고 가족들의 이런 한숨과 어려운 상황을 엿듣던 그레고리는 자신에 대한 한심함을 참을 수 없어 좌절한다. 끼니 때마다 식사를 가져다주는 여동생을 보며 그레고리는 그렇게 하릴없이 무의미한 시간을 흘려보낸다. 부모님은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는 것조차 꺼려 그를 보러 오지도 않는다. 그렇게 그는 가족들의 하나밖에 없던 소중한 가장에서 한순간에 가장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 결국 그레고리는 분노한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아 치명상을 입고, 가족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채 불행한 최후를 맞이한다.

해석 및 느낀 점

이렇게만 보면 단순히 영문도 모른 채 한순간에 벌레가 되어버린 주인공이 그저 안타깝게만 느껴지지만, 그레고리의 이 '벌레'로의 변신에서 '벌레'가 사실은 '한순간에 모종의 이유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게 된 사람'의 비유적인 표현이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매일 출장으로 지내는 일의 긴장감은 내근직보다 훨씬 크고,

기차 환승 걱정, 불규칙하고 좋지 않은 식사, 자주 바뀌고 지속되지도 않으며

진심은 전혀 없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시달리다 보니 이 여행판매일의 괴로움이 배가되는 느낌이었고,

모든 것들을 악마가 가져가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그레고르는 이런 상태에서 책임자를 그냥 보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직장에서의 입지가 극도로 위태로워질 수 있었는데 부모님은 이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

그들의 대화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얘기로 바뀌면

그레고르는 항상 문에서 손을 놓고 문 옆에 있는 차가운 가죽 소파에 몸을 던졌다.

수치심과 슬픔으로 몸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그레고리의 독백

즉, 약간의 개인적 해석을 덧붙여, 벌레는 단순히 비유였고, 소설 속 그레고리가 어떠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인해 한순간에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능력을 잃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게 된, 그래서 그의 가족들이 그를 '벌레'처럼 여기게 되었다고 생각해보라. 소설 내내 그레고리의 심리는 벌레가 되고 난 직후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계속해서 '가장으로서의 무게, 더 이상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에 초점을 맞추어 표현되고 있다. 실제 그가 벌레가 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자신을 해고하지 말아 달라며 책임자에게 애걸하는 것이었다. 가족들 역시 그가 벌레가 되자마자 한 생각이 바로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이어나갈 것인가'였으며, 그가 죽은 후에도 '현재 재정상태와 미래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에 대한 큰 안도감'을 표현하는 것으로 책이 마무리된다. 즉 소설이 전반적으로 '돈'에 초점을 맞추어 심리가 서술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작가 역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게 된 그레고리를 의도적으로 벌레로 비유해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카프카가 보험회사에서 일하며 여러 불구가 된 사람을 많이 보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러한 해석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사실 나도 책을 읽는 내내 그레고리가 정말 벌레가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쩔 때는 그레고리를 모종의 사고로 한순간에 불구가 된 사람에 대입해보기도 하였고, 어쩔 때는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집 밖에 못 나가게 된 사람, 어쩔 때는 최근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히키코모리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가족은 이제껏 그레고리가 벌어다 준 돈으로 굶지 않은 생활을 유지하였음에도 그레고리가 더 이상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자 곧바로 그를 벌레보다도 못한 존재로 취급하기 시작하였고, 결국 그는 자괴감에 빠진 채 우울한 끝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책장을 덮자마자 머릿속에 이러한 질문이 떠올랐다. '인간의 존엄성은 과연 무엇으로 정의되어야 하는가?'

물질주의, 자본주의가 팽배해진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소득'을 벌지 않는 사람을 굉장히 한심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게 된 부모님을 외면하는 자식들도 허다하며, 그들을 짐짝으로 여기며 혀를 찬다. 공황장애로 밖에 못 나가게 된 사람들도 그게 다 마음이 약하고 의지가 약해서라며, 왜 사람이 강하지를 못하냐, 아득아득 이를 갈아 돈을 벌라 질책하기도 한다. 돈을 벌지 못하면 한순간에 인간의 존엄성마저 박탈당하며 벌레처럼 취급받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그들을 욕하는 가족들이 무조건적으로 나쁘냐하면, 솔직히 그것 또한 마냥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그들 몫만큼 벌어야 하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은 그만큼 벅차기 마련이며, 사지 멀쩡한 사람이 일은 안 한 채 집에서 놀고만 있으면 다른 가족들 입장에선 당연히 답답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현대 사회는 모든 것이 돈을 위해, 그리고 돈에 의해 돌아가는 세상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돈을 버는 행위'는 자신의 목숨이 달려 있는 문제이기에 그것을 따르는 것이 마땅하며, 그것이 세상을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을 못 하게 되면 결국 그레고리처럼 암울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

여기서 우리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레고리가 마냥 불쌍한가? 가족들이 마냥 나쁜가? 선과 악은 완전히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을 여기서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나는 답변을 못 내리는 질문이라 생각해 그냥 그렇게 이 책에 대한 나의 평을 마무리하였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돈은 사람의 감정마저 희석시키며 동정을 느낄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그레고리의 가족이 부유했더라면 당장 재정 상태를 회복시킬만한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좀 더 그레고리의 변신에 대해 감정적 공감을 표하지 않았을까), 둘째, 경제 능력 상실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큰 불안감을 전해준다는 것.

참 안타깝고 씁쓸한 현실이지만, 이것이 또 현실이다.

시대를 가리지 않고 통용되는 이러한 명작을 만든 카프카의 통찰력과 비유에 감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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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2 (무선)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 B612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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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소설가로 알려진 찰스 디킨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 누구도 한번 그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묘사력과 감질나는 사건 전개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두 도시 이야기>는 명실상부 한국에도 잘 알려진 그의 베스트셀러이지만, 이번에 B612북스에서 출간된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생전 처음 들어본 그의 작품이라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권당 약 500페이지에 달하는 막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이야기는 한 어린 소녀와 그녀의 할아버지가 펼쳐나가는 여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여쁘고 똑똑하며 고운 마음씨를 지닌 넬은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할아버지를 모시며 가난하게 살아가는데, 할아버지는 그런 넬에게 죽기 전 큰돈을 남겨주고 싶어 노름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도리어 도박에 미쳐버리게된 할아버지는 노름을 이어나가기 위해 성격이 괴팍한 난쟁이 퀼프에게 거액의 돈을 벌리게 되지만, 돈을 갚지 못해 결국 자신이 소유한 골동품 상점을 모두 그에게 넘겨준 후 넬과 함께 도피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 와중에 퀼프와 넬의 친오빠, 그리고 그의 친구 스위블러는 할아버지에게 분명 넬을 위해 따로 모아둔 거액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며 그들의 뒤를 쫓게 되는데...


사실 소설의 제목만 봐서는 어느 한 마을의 오래된 골동품 상점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전개될 줄 알았지만, 줄거리는 생각 외로 처참했다. 넬은 할아버지에게 헌신하며 할아버지가 도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위로도 하고, 애걸도 하며, 눈물도 흘려보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노름에 미쳐 넬이 잘리 부인을 도우며 번 돈 마저 모두 가져가 탕진해버린다. 이 얼마나 씁쓸한 현실인가. 소설을 읽는 내내 곁에 아무도 보호해 줄 이 없는 이 넬이 너무나 안쓰럽게 느껴졌다. 차라리 그냥 할아버지를 버리고 도망쳐버리기를 바랐지만, 그러기엔 넬의 심성이 너무 착하였다. 주위엔 넬을 노리는 탐욕스러운 어른들로 가득하였고, 그 모든 것은 작은 아이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찼다.


내가 생각하기에 험난한 세상에 홀로 던져진 어린이 캐릭터를 찰스 디킨스는 매우 애정하는 것 같다. 이런 레파토리로 많은 소설을 출간한 것을 보면. 실제로도 찰스 디킨스는 일찍이 공장에서 일하며 학교도 가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하니, 그가 자신의 많은 소설 속 주인공에 자신을 투영해서 써 내려간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그것이 자신의 유년시절을 위로하는 그만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여담으로, 이 소설에서도 역시 그만의 생생하면서도 자세한 묘사력이 돋보였는데, 특히 초반에 자신이 직접 책 속의 엑스트라가 되어 주인공들을 설명한 방식이 너무나도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내가 책 속의 인물이 되어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등장인물을 소개했으니, 이제부터는 서사의 편의를 위해 주요 등장인물이 알아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어찌나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1권 후반부에 보면 평소에는 한없이 너그럽지만, 도박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사람이 돌변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상세히 묘사되는데 와우.. 진심 그 어떤 소설의 빌런들보다도 더 소름 돋고 참혹하게 느껴졌다. 도박은 정말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책. 애초에 일확천금을 좇는다는 그 논리의 전제가 잘못되었다.


과연 넬은 할아버지를 도박의 굴레에서 구제해 냈을까? 모두들 찰스 디킨스가 펼치는 이야기의 나래로 풍덩 빠져보자.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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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1 (무선)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 B612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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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소설가로 알려진 찰스 디킨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 누구도 한번 그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묘사력과 감질나는 사건 전개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두 도시 이야기>는 명실상부 한국에도 잘 알려진 그의 베스트셀러이지만, 이번에 B612북스에서 출간된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생전 처음 들어본 그의 작품이라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권당 약 500페이지에 달하는 막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이야기는 한 어린 소녀와 그녀의 할아버지가 펼쳐나가는 여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여쁘고 똑똑하며 고운 마음씨를 지닌 넬은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할아버지를 모시며 가난하게 살아가는데, 할아버지는 그런 넬에게 죽기 전 큰돈을 남겨주고 싶어 노름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도리어 도박에 미쳐버리게된 할아버지는 노름을 이어나가기 위해 성격이 괴팍한 난쟁이 퀼프에게 거액의 돈을 벌리게 되지만, 돈을 갚지 못해 결국 자신이 소유한 골동품 상점을 모두 그에게 넘겨준 후 넬과 함께 도피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 와중에 퀼프와 넬의 친오빠, 그리고 그의 친구 스위블러는 할아버지에게 분명 넬을 위해 따로 모아둔 거액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며 그들의 뒤를 쫓게 되는데...


사실 소설의 제목만 봐서는 어느 한 마을의 오래된 골동품 상점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전개될 줄 알았지만, 줄거리는 생각 외로 처참했다. 넬은 할아버지에게 헌신하며 할아버지가 도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위로도 하고, 애걸도 하며, 눈물도 흘려보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노름에 미쳐 넬이 잘리 부인을 도우며 번 돈 마저 모두 가져가 탕진해버린다. 이 얼마나 씁쓸한 현실인가. 소설을 읽는 내내 곁에 아무도 보호해 줄 이 없는 이 넬이 너무나 안쓰럽게 느껴졌다. 차라리 그냥 할아버지를 버리고 도망쳐버리기를 바랐지만, 그러기엔 넬의 심성이 너무 착하였다. 주위엔 넬을 노리는 탐욕스러운 어른들로 가득하였고, 그 모든 것은 작은 아이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찼다.


내가 생각하기에 험난한 세상에 홀로 던져진 어린이 캐릭터를 찰스 디킨스는 매우 애정하는 것 같다. 이런 레파토리로 많은 소설을 출간한 것을 보면. 실제로도 찰스 디킨스는 일찍이 공장에서 일하며 학교도 가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하니, 그가 자신의 많은 소설 속 주인공에 자신을 투영해서 써 내려간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그것이 자신의 유년시절을 위로하는 그만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여담으로, 이 소설에서도 역시 그만의 생생하면서도 자세한 묘사력이 돋보였는데, 특히 초반에 자신이 직접 책 속의 엑스트라가 되어 주인공들을 설명한 방식이 너무나도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내가 책 속의 인물이 되어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등장인물을 소개했으니, 이제부터는 서사의 편의를 위해 주요 등장인물이 알아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어찌나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1권 후반부에 보면 평소에는 한없이 너그럽지만, 도박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사람이 돌변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상세히 묘사되는데 와우.. 진심 그 어떤 소설의 빌런들보다도 더 소름 돋고 참혹하게 느껴졌다. 도박은 정말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책. 애초에 일확천금을 좇는다는 그 논리의 전제가 잘못되었다.


과연 넬은 할아버지를 도박의 굴레에서 구제해 냈을까? 모두들 찰스 디킨스가 펼치는 이야기의 나래로 풍덩 빠져보자.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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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원칙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12가지 삶의 태도 짐 론 자기계발 시리즈 2
짐 론 지음, 유지연 옮김 / 오아시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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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갑작스러운 무기력함이 몰려오거나 삶의 방향을 잃은 듯 할 때, 그래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면 종종 자기계발서를 찾곤 한다.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으면서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자기계발서는 생각을 환기시켜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다시 헤이해지려는 이 시점에서, 다시금 자기계발서를 정~~말 오랜만에 펼쳐들었다. 제목은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원칙>. 어제 교보문고에 방문하니 입구 앞에 바로 위치해있더랬다.

저자인 짐 론은 자기계발 및 성공철학에 있어서 3대 거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하신 분이다. 세계적인 동기부여 전문가로 살아 생전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는데, 나는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한 인간으로 태어나 몇백만명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니. 얼마나 보람차고 뜻깊은 일일까? 짐 론은 수십년간 자신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발견한 '성공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의 특성 12가지 자질'을 책 전체에 걸쳐 설명하고 있었다. '용기, 무결성, 정직, 끈기, 지혜, 책임감, 유머, 유연성, 인내, 확신, 건강, 성취'가 바로 그것이다.

책은 총 12장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장마다 저 위의 자질들에 대해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여느 외국 자기계발서가 그러듯, 이 책 역시 수많은 실존 인물들의 일화들을 예시로 들며 현실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탓에 더 깊이 와닿고,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많아, 또 내면화시키고픈 좋은 습관 및 태도들이 많아 형광펜을 쫙쫙 그어가며 읽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 하나는 '품성'에 대한 그의 생각이었는데, 품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며, 확고한 품성을 갖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져야 하는데, 용기란 두려움이 없다는 의미가 아닌 두려워할만한 것을 마땅한 때에 마땅한 모습으로 두려워하는 것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내가 좋아하는 가수인 테일러의 fearless(두려움이 없는)의 서문과도 일맥상통하는 논리였다. 예전에는 마냥 겁없는 사람들을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이제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걸 부끄럼없이 당당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부수어 나가려고 무던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욱더 대단해보인다. 저자는 두려움인 '척'하는 가짜 두려움을 착각하지 말라 말하며, 설사 두겨움에 의해 무기력해지더라도 언제든지 자신이 그걸 원상복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기억하라 하였다. 나 자신을 믿는 힘. 이건 정말 어느 상황에서든지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6장의 '웃기되 가벼운 사람은 되지 말자'도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내가 되고자 하는 인간상이 따뜻하고 유머스러워 쉽게 approchable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인데, 재치와 가벼워보임의 그 중간을 유지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항상 생각해왔기 때문. 이걸 잘 못하면 바로 미드 더 오피스의 상사 마이클과 같이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무리수를 두게 되는 것.. 하여튼 이러한 나의 고민에 대해 저자는 웃음을 여러 가지 종류로 정의하며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 인생을 희극으로 볼 수 있을 만큼 확고한 품성을 지녔다면 인생을 정말 희극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강인한 사람이다. 이 말이 내내 내 마음 속을 떠돌아다녔다.

책 자체가 너무 두껍지도 않으며 문장이 간결해 휙휙 읽어나가기 정말 좋은 책이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계발서를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너무 무겁지도 않으며, 통찰력을 제공해 motivational 받기 좋다. 자신의 마음이 남들의 시선에 의해 자꾸만 휘둘리는 것만 같다면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자. 나도 밑줄 친 부분을 주기적으로 정독하며 항상 좋은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노력해보려고 한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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