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구의 주식투자 일주일 만에 뽀개기 - 주린이를 위한 쉽고 재미있는 주식 책
전인구 지음 / 아라크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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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열풍이 불면서 정말 주위에 주식을 안 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짭짤한 맛을 봤다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 방학을 맞아 나도 슬슬 주식 공부를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는데, 주식에 대해 배우기 위해 이 책 '전인구의 주식투자 일주일 만에 뽀개기'를 읽게 되었다.


저자 전인구는 구독자 약 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전인구경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분으로 2006년 주식투자를 시작한 이래 매년 연평균 30%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엄청난 능력자이신데, 주식을 알려달라는 주변 분들의 요청이 쏟아져 이 책을 편찬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어머니의 소개로 이 분을 알게 되었는데, 경제나 주식과 관련된 개념이나 팁들을 핵심만 쏙쏙 담아 짤막하게 요약해주어 가끔씩 즐겨 보고 있는 중이었다. 평소 유튜브 영상도 즐겁게 보고 있는 만큼 믿고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책은 '주식 어떻게 사고 파나요, 주식투자 기초 다지기, 10배 오르는 좋은 종목 발굴하기, 고수들의 투자 방법 따라 하기, 상황별 업종별 실전 투자' 이렇게 총 다섯 가지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주식 초보들을 위한 책이니만큼 가장 기본적인 주식 계좌 개설부터 시작해 주식을 본격적으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그 과정들을 정말 하나하나 차근히 설명해주고 있다. 주식에 입문할 때 꼭 알아야 하는 용어들, 이를테면 보통주, 우선주, 신형우선주와 같은 주식의 종류부터 시작해 PER, PBR, ROE 개념들, 빠질 수 있는 함정들,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지 그 분석법들까지 주식의 전 과정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쉬운 내용들뿐만이 아닌 꼭 필요한 내용들까지 모두 다루어주어 만족스러웠다.


사실 주식 개념은 처음 접할 때 약간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가 있는데, 바로 앞에 있는 사람에게 말하듯 친근하고 포근한 말투와 쉬운 예시들을 사용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초보인 나도 막힘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게다가 차트나 패턴 같은 사진 자료들도 많이 삽입해 글로는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정말 꼼꼼히 설명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단순 개념만이 아닌 중간중간 저자만의 실제 투자 꿀팁들을 계속해서 알려주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 역시 부족함 없이 풀어나가고 있다.


평소 전인구 유튜브 채널을 즐겨 보시는 분들이나 영상을 보듯 쉬운 설명을 원하는 주린이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어렵고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주식 관련 개념들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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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시 100선이 추가된,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헤르만 헤세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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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데미안을 부끄럽지만 이제서야 처음 읽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다 보니 부푼 기대를 안고서 책을 읽어나갔는데, 생각보다도 종교적이고 사상적인, 다소 추상적이고 비유적인 표현들이 많이 나와 책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읽다 멈추고 읽다 멈추고를 반복하며 문장을 곱씹어보고 곰곰이 생각해보며 읽느라 끝까지 완주하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어려운 책인 만큼 그만큼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어서 내 나름대로 정말 뜻깊었던 책이다.

 

1. 줄거리

데미안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안의 목소리(자아)를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들'

주인공 싱클레어는 부유하고 올바른 집안에서 자란 전형적인 '도련님'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년이었다. 그는 열 살 무렵에 이 세계가 선의 세계와 악의 세계로 나누어져 있음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는데, 이후 이 선과 악의 기로에 서서 자신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갈지 고뇌하고 방황하는 시간을 가지며 친구 데미안의 도움을 받아 결국은 내면의 성장을 이룬다는 내용이다.

 

항상 부잣집에서 반듯한 부모님의 가르침 아래 평온한 선의 세계에서 살아왔던 싱클레어지만, 악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갈망이 싱클레어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남몰래 솟아오르게 되는데, 선을 추구하면서도 악에 끌리는 이러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나 싶다. 그것이 중대한 일이든 사소한 일이든지 간에 말이다. 어쨌든 선과 악, 올바른 일과 금지된 일이라는 대주제 아래서, 싱클레어는 악에 빠져 타락을 경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악에서 벗어나 선을 갈망하기도 하며 이러한 방황의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된다.

 

2. 해석 - 사회의 요구 vs 내 안의 목소리

하지만 어째 보면 이 책에서의 선과 악은 단순히 '선'과 '악'을 의미하지만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작품 내에서 계속해서 언급되는 이 선과 악을 한편으로는 약간은 다르게 해석해 읽어보기도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선을 '사회의 요구와 기대, 성공이 보장된 길', 악을 '사회의 요구에는 반대되지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내 마음이 외치고 있는 운명'으로 해석해 대입해 읽어보는 것이 자아를 찾는다는 작품 주제에 더 부합하면서도 더욱더 와닿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따지면 데미안의 내용을 이렇게 해석할 수가 있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부유하고 온화한 가정 속에서 부모님의 가르침대로 자라왔지만, 그의 내면은 계속해서 다른 운명을 외치고 있다. 싱클레어는 사회의 요구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숙명적인 일 사이에서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알 수 없어 계속해서 방황하게 되고, 확립되지 않은 자아 속에서 혼란스러운 과정을 겪는 싱클레어에게 친구 데미안은 계속해서 싱클레어의 관점을 비틀어주는 역할을 한다. 데미안이 하는 말은 모두 이제껏 어른들이 해왔던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른 해석에 기반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기존의 고정관념들을 비틀어버리는 이야기들), 데미안의 이야기를 들은 싱클레어는 처음에는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특히나 '신성한 존재인 신이 창조한 세상이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신성시되어야 한다, 그것이 선이든 악이든지 간에.'라는 그의 해석은 읽는 나조차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어른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는 데미안을 보며 싱클레어는 그가 '불결하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데미안은 그런 관점을 비트는 이야기들을 통해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너 자신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판단하며 살아가라는 뜻을 전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싶었다.

 

어찌 되었든, 처음에는 데미안을 잘 이해 못 하던 싱클레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싱클레어는 데미안뿐만이 아닌 다른 여러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그들을 통해 주변의 이야기보다는 내 내면의 이야기가 훨씬 더 중요한 것임을 드디어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아무리 가능성을 갖고 있어도 내가 내 안의 가능성을 외면하고 무시하고 인식하지 않는다면 그건 소용없는 일이다), 진짜 나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내가 내 안의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 의지와 열망만 있다면 그 어떤 불투명한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든 우리는 그걸 대처해나갈 수 있으리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결국 이 책 데미안은 내 안의 진정한 목소리에 집중하고 자아를 찾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해낸 소설이다.

싱클레어는 그 과정을 겪으며 많은 방황을 하지만, 방황의 시간이 있었기에 비로소 진정한 나 자신을 마주 보게 될 수 있었다.

(중간에 싱클레어는 방황기를 겪으며 무기력과 우울증, 세상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자신의 내부세계가 혼란하니 외부세계에 대한 감흥조차 잃어버리게 된 것임을 뜻한다. 내가 힘들었던 시기에 티비에서 재미있는 프로를 봐도 전혀 웃기지 않았던 것과도 같은 이치인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러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 싶다. 나는 앞으로 어떠한 방향을 향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과 고민들. 삶은 무엇인가. 내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임무는 무엇인가. 나는 사회의 요구대로 살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믿고 따라갈 것인가. 이런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던 경험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입시를 앞두고 이러한 생각들로 엄청난 고독과 방황의 시기를 겪었었는데, 이 때문인지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의 성장과정이 더욱더 공감되면서도 그때의 내 모습이 겹쳐 보여 과거를 회상하며 읽기도 하였다.

데미안은 한창 삶의 방향과 미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시기에 방향성을 알려주는 안내서와도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는 길은 매우 험난하고 외로운 길이다.

(데미안이 말했듯이) 그러한 과정이 두려워 자아를 찾기보다는 그저 사회 속에 동화되어 사회의 뜻대로 살아가기로 다짐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의 운명도 아닌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를 항상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를 가진 '표지'가 싱클레어와 데미안, 그리고 에바 부인에게도 있었듯이, 내 이마에도 새겨질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3. 선과 악을 아우르는 신 '아브락사스'

더불어 데미안을 얘기하는 데 있어 선과 악을 아우르는 신 '아브락사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나의 신인 아브락사스는 선도 악도 모두 받아들여 준다'라는 말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앞서 나는 선을 '나에 대한 주위의 시선과 사회의 요구', 악을 '내가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이라고 해석해 읽었다고 말하였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의 신인 아브락사스는 선도 악도 모두 받아들여 준다라는 의미가, 나에게는 내가 어떤 길을 걷게 되든 모두 응원한다는 의미로 들려 무언가 찡하였다.

더불어 한편으로는 내 안의 선한 면이든 악한 면이든 다 포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내 안의 악한 면을 그저 계속해서 거부하고 외면하고 덮어두고 증오하고 혐오하기만 하다 보면, 그건 언제든 어떠한 형태로든 폭발하게 되어있다.

그러니 오히려 그걸 똑바로 마주 보고 인정해 줌으로써 그걸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나는 더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데미안은 그러한 것들을 말해주고 싶은 것이 아니었을까.

 

데미안은 계속해서 싱클레어에게 선과 악을 나누는 이분법적인 생각의 오류를 지적해준다.

금지된 일이라고 여겨졌던 것이 어느 곳에서는 금지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해준다.

이 구절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우리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이 정답일 수도 있고,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옛날에는 대학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돌이켜보면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었다. 대학을 간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안 간다고 무조건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어차피 정답도 모르는 일, 사회의 요구보다는 그저 내 안에 새겨진 운명, 내 안의 목소리에 철저히 나 자신을 맡기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데미안은 마치 우리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어쨌든 항상 '선'만을 외치는 신의 개념에서 벗어나, 선과 악을 모두 포용한다는 신 '아브락사스'의 개념은 내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4. 마무리하며..

데미안은 굉장히 비유적인 표현이 많기 때문에 그것을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하는 방식도, 또 느끼는 바도 매우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찌 되었던 그 책을 읽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였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데미안을 읽고 이러한 것을 느꼈는데, 다른 사람은 또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하였는지도 궁금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한 번 읽어서는 그 참맛을 느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지고, 해석이 달라지고, 전에 읽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계속해서 찾아지는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명작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책을 사회의 기대와 내 안의 목소리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서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많이 어려운 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학창 시절 부모님의 기대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좌절의 시기를 겪었던 작가의 생애를 생각해보면 데미안이 더욱더 잘 이해될 것이다. 게다가 스타북스의 데미안 버전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작가 헤르만 헤세가 그의 고뇌에 대해 적어나간 영혼의 시 100선도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삶에 대한 고찰을 더욱 도와준다. 더불어 데미안과 굉장히 비슷한 내용인 작가의 전작 '수레바퀴 아래서'도 함께 읽어볼 것을 강추한다.

 

 

*본 서평은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제공받은 독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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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의 남자들 1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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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황후에 이어 정말 재밌게 본 하렘의 남자들..!! 믿고 보는 알파타르트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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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양장) 새움 세계문학
조지 오웰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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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4'의 세계는 끝내 절망적이었나?

코로나가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지도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역학조사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큐알 코드 인증과 같은 제도가 도입되었고 씨씨티비 설치 확대와 같은 논의가 계속되어 왔는데, 그때마다 뉴스기사에서 제기되었던 의혹이 한 개 있었다. '빅 브라더가 출현하는 사회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가 바로 그것인데, 빅 브라더가 조지 오웰의 유명 소설 1984에서 등장한 단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잘 몰랐던 내가 이번 기회에 1984를 읽게 되면서 위 문장을 다시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한마디로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다룬 소설로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오세아니아 대륙을 지배하고 있던 '당'의 전체주의 독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 1984 속의 오세아니아는 크게 당을 위해 일하는 내부당원(고위층)과 외부당원(하층, 내부당원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당의 우민화 정책에 성공하여 무지한 채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고 살아가는 프롤 총 3가지 계층으로 나뉘어 살아가고 있는데, '빅 브라더'라는 당의 상징이 사람들의 모든 것을 간섭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어느 곳을 가나 빅 브라더의 포스터가 붙여져 있으며, '빅 브라더께서 당신을 지켜보고 계신다'라는 문구 아래 사람들, 정확히는 외부당원들은 사방에 도사리고 있는 텔레스크린에 의해 자신이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심지어는 어떤 잠꼬대를 하는지까지 24시간 내내 모든 것을 간섭받게 된다. (프롤들은 너무나도 무지하고 어리석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 생각하지도 못한다고 생각하여 아예 감시조차 하지 않는다)

 

심지어 당은 계속해서 과거의 기록을 조작해나가며 사람들의 정신과 생각을 '이중사고'라는 체제하에 자신들의 입맛대로 조작하고 지배해나가는데, 당을 위해 일하는 외부당원이었던 주인공 윈스턴은 이러한 당의 지배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며 당에 대한 의문을 간직한 채 점점 당에 반하는 일탈들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2. 모순을 받아들이다, '이중사고'

1948년에 쓰인 이 소설이 현대에 와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이 1984 세계관 속 당의 지배 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1984 속 오세아니아 대륙을 지배하는 전체주의 기관 '당'은 기본적으로 '모순을 받아들임'을 지배원리로써 사용하고 있다.
당은 '전쟁은 평화다, 자유는 예속이다, 무지는 힘이다'라는 3대 강령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 슬로건부터가 모순적임을 우리는 눈치챌 수 있다. 어떻게 전쟁이 평화고, 자유가 예속이고, 무지가 곧 힘이겠는가? 이러한 모순된 문장은 읽는 이로 하여금 의문을 품게 만들지만, 당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러한 모순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고 그저 받아들임으로써 당에 순응하도록 하는, 이른바 모순을 받아들이는 '이중사고'를 사람들에게 가르침으로써 그들의 지배를 이어나간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오세아니아 대륙은 이제껏 동아시아와 싸우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당이 '야 사실 우리는 유라시아와 싸우고 있었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어? 우리 이제까지 동아시아와 싸우고 있지 않았나?'라는 의문을 품는 대신 '아~ 그렇구나. 우린 이제까지 동아시아가 아니라 유라시아와 싸우고 있었구나'라며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중사고이다. 모순됨을 자연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러한 방식으로 당은 과거를 조작하지만, 사람들은 그 조작까지 다 받아들이며 당에 100% 충성하게 되는 것이다.

 

1984를 이제 막 처음으로 읽으시는 분들은 이 '모순'에 집중하여 책을 읽어나가시길 바란다.

 

 

3. 왜 이 번역판을 읽어야 하는가?

조지 오웰의 1984는 워낙 유명한 소설인 만큼 정말 많은 번역판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움출판사의 이 1984 번역 버전을 강력 추천하는 이유는, 역자가 1984의 결말에 대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의문을 독자에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1984 세계관 속에서 사용되는 언어인 '신어'를 쉬우면서도 올바른 단어로 번역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고, 특히나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신어의 원리' 보유를 시제에 유의해 완벽하게 번역하며 1984의 진정한 결말이 무엇인지를 독자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신어의 원리 부분을 그냥 부록이라 생각해 읽지 말까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안 읽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이 책의 진정한 진가는 바로 이 신어의 원리 부분에 있다.
책을 끝까지 읽고 이렇게 소름이 돋았던 적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신어의 원리 부분까지 빠트리지 않고 완벽하게 번역해주신 역자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다.

 

 

4. 마무리하며..

책을 읽는 내내 계속해서 약간의 소름이 느껴졌던 부분은, 조지 오웰이 적어나간 1984 속 세계관이 굉장히 극단적으로 보이면서도 이것이 알게 모르게 현대사회에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당이 그들의 신문과 방송, 책을 조작하는 모습은 오늘날의 언론 조작과 유사하다. 정부는 알게 모르게 언론 조작을 권유하고 있으며, 언론 조작은 여전히, 아니 점점 더 숱하게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도입된 큐알 코드 인증 정책은 우리의 행적을 정확하게 추적하고 있으며, 최근에 구글이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사용자에게 맞춤화된 광고를 띄어주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은 흡사 소설 속 텔레스크린과 마이크로폰이 사람들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있었던 것과도 같다.

 

무서운 점은, 이 모든 것들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1984 속 가장 최하층 계급으로 여겨지던 프롤은 스스로 사고하고 의심하지 못할 정도로 우매하고 무지하기 때문에 절대 반항이나 혁명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것을 생각하면 어딘가 께름칙하다.

 

따라서 조지 오웰의 1984는 현대사회가 언젠간 빅 브라더가 지배하고 있던 1984 속 그 사회처럼 변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을 심어준다. 그 시대에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예견해 소설로 써나간 조지 오웰의 통찰력에 감탄스럽다.
우리는 과연, 현실이 1984 속 세계처럼 변하더라도 주인공 윈스턴과 같이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챌 수 있을까?
그리고 단지 이상함을 눈치채는 것을 넘어 거기에 당당히 반항하고 싸워나갈 수 있을까?
1984는 우리가 어떤 시선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본 서평은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제공받은 독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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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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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한 해 넷플릭스를 아주 뜨~겁게 달궈놓았던 화제의 영화 '365일'의 원작 소설이 드디어 국내에 출간되었다.

365일 영화는 나도 친구에게 영업 당해 기대되는 마음으로 봤었는데, 생각보다도 더 과감했던 수위 덕분에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았던 영화이다.
또한 역시 365일 하면 남자주인공의 섹시한 외모가 또 인기에 큰 한몫을 하지 않았던가..ㅋㅋㅋ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야성마와 같은 화끈한 외모와 개성을 열연해주었던 미켈레 모로네의 모습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하여튼 간에 이 365일의 원작 소설 번역판이 드디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에 읽어보게 되었다.


원작 소설은 총 3편으로, 이번 권은 그 1편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추려보자면, 사업가로 부와 명성을 쌓고 있던 마피아 보스 마시모가 자신이 꿈속에서 항상 보아오고 바라왔던 여인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라우라를 공항에서 우연히 발견하며 그녀를 납치해야겠다고 결심, 납치를 단행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미 교제 중이던 남자친구가 있었던 라우라이기에 납치된 후 그녀는 계속해서 마시모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지만, 마시모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에게 365일이라는 시간을 달라며 365일 안에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더 이상의 줄거리는 스포가 될 것 같아 말을 아끼지만, 결과적으로 영화를 보고 실망하셨던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영화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스토리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개연성이 다소 떨어졌지만, 책은 마시모와 라우라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겪는 사건이라든가, 감정이 형성되는 과정들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그 둘의 감정선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에선 '잉? 갑자기???'라며 생각됐던 부분들이 이해가 됐달까..)


또한 제2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365일의 원작 소설 역시 그 수위가 상당하다. 성적인 묘사가 정말정말 많이 나오기 때문에 좀 더 농도 깊은 로맨스 소설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강추한다.


음.. 그리고 사실 이 365일의 스토리 자체가 불쾌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설인 만큼, 강압적이고 막 나가는 남주, 납치 소설, 감금, 억압, SM 이런 것에 큰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께는 다른 소설을 접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이런 것에 딱히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킬링타임용으로 읽기에는 정말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총 3편으로 이루어진 365일 시리즈는, 자극적이고 막장적인 스토리가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강해지기 때문에..ㅋㅋㅋ 2편과 3편도 꼭 번역판으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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