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에 이르는 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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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다 읽고 나서 여기 리뷰들을 읽어보니까 엄청난 스포일러들을 뿌려 놓으셨네요~ 저도 약간은 스포 포함입니다.

어제 밤에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찝찝한 기분을 가눌길이 없어서 이렇게 뭐라도 남겨야겠기에 몇자 적어본다. 살육에 이르는 병은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범죄소설이다. 한남자의 살인에 대한 묘사가 '작가가 직접 도려내본적이 있었던 것 처럼' 디테일하게 되어있어서 나는 정말 작가 자체도 어쩐지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올 정도였다. 그리고 놀랍다고들 하는 트릭이 전반에 깔려 있지만 이것은 말 자체가 거짓말이 뿌려놓은 단어의 연속이기에 아무리 영리한 사람이라도 깜빡 속을 수 밖에 없고, 마지막에 가서는 '그럴줄 알았어!' 라기 보다는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다. 어제의 나도 그랬으니까(물론 내가 영리하다는건 아니고). 결국 책 뒤에 딸려 있는 후기를 읽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왜 이렇게 되는거지?'에 대한 납득을 도저히 할 수 없어 결국 이 책이 주는 트릭에 대한 개연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그냥 엄청 찝찝한 소설이군 이라고 말았을 것이다.

사실 트릭에 대해서는 난 아직도 납득되지 않는다. 나름의 의미와 이 자체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는 범죄소설과 추리소설은 읽은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을 다 읽고 '트릭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놀라움을 표하기 보다는 '이런 말장난은 뭐야' 싶은게 기분이 좀 나빴다(책 내용과 별개로 말이다.)

아무튼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게 되었지만, 시간 장면때문에 어쩐지 두번은 손이 갈 것 같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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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와 불멸의 오랑우탄
루이스 페르난두 베리시무 지음, 김라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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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르헤스라고 하면 나에겐 굉장히 난해한 작가였다. 그가 쓴 글들은 모두 끝까지 읽기가 어려웠고 그래서 왠지 난해하고 지루하기만 해서 지금껏 그를 그렇게 알아왔다. 근데 이 책을 집어든 계기는 그런 난해하고 지루한 사람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이라고 하는 점에서였다. 도대체 그 사람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은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궁금증때문이랄까.

이 책은 가상인물 포겔슈타인(서술인)과 보르헤스가 등장하는 애드가 앨런 포의 오마쥬가 가득한 책이다. 그래서 포를 잘 알고 있거나 안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지적 스노비즘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일단 나는 포라면 검은고양이 정도뿐이 모른다. 그런데도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그덕에 포의 단편집을 꼭 다 읽어보리라는 다짐이 들기도 했다.

책에 대한 줄거리는 다른 리뷰에도 언급되어있으므로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될것 같다. 포의 단편집을 읽고 읽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없어도 되지만 아마도 책을 다 읽고 나면 꼭 읽고 싶어지게 될 것이다.  보르헤스와 불멸의 오랑우탄은 시작과 결말은 중요하지 않다. 결국 포겔슈타인과 보르헤스, 두 지식인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단서'의 진화과정이 중요하니까. 그래서 추리소설적 재미는 조금은 떨어지기도 했다.

아참 그리고 중요한것. 책에 답이 나와있다! 아쉽게도 난 출판사의 친절함 덕분에 쉽게 범인을 알아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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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들고 달리기
어거스텐 버로스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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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영화때문이었다. '재미난 제목의 영화제목이군' 하고 그냥 지나쳤던(영화는 보지 않았다) 이 제목을 우연히 서점에서 다시 발견했을때, 영화와는 사뭇 다른 호기심이 들었다. 그래서 두번 생각안고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제목처럼 이렇게 기묘한 내용이라니..

가위 들고 달리기는 13살부터 시작하는 작가의 사춘기 시절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아무래도 카테고리가 소설이다보니 이것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실상 판단하긴 힘들지만, 마지막 에필로그에 써놓은 등장인물들의 훗날 이야기를 보니까 이게 사실이긴 했었나보다 라는 초기 들었던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되었다. 근데 왜 내가 이게 어느정도가 허구이고 어느정도가 픽션인지가 궁금할 수 밖에 없냐면 도무지 소설안에서 정상이라고 볼수 있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환자들보다 더 정신나간 정신과 의사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흡수되는(그러나 그도 처음엔 그 집을 어서 빨리 탈출하고 싶어했다) 주인공 어거스텐과 역시 세상에서 제일 정신나간 아줌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만한 그의 어머니등. 그래서 몇번이고 '이거 정말이야?' 라고 의문을 품으며 한줄 한줄 읽어나갈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사실 나는 여기 책 뒷편에 알수 없는 사람들이 극찬한만큼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그런 위트는 동조할 수 없지만 시니컬한 꽁트를 읽는 기분은 확실히 맞았던 것 같다. 딱히 웃기진 않지만, 왠지 허무하게 웃어야할것 같은 기분이랄까.. 암튼 이 소설을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이유도 비교적 넓은 행간과 짧은 문장들 때문만은 아닌 것은 바로 그러한 매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다. 이 사람의 다른 책들도 보고 싶어졌다.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가위들고 달리지 말라 라고 해서 미국에선 '위험한 장난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어른들이 애들한테 곧잘 하는 말인가 보드라. 이걸 알고 나니 이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책의 내용중에도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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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바이 리틀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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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적지 않은 일본 소설들을 읽다 보니 어쩐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일상에 대한 재발견에 관한 소설들이 솔찮이 많은 것을 목격한다. 리틀 바이 리틀도 그런 맥락의 소설인데.. 솔직히 나는 이 소설 정말 재미없었다. 소개글을 보니 아쿠타가와 최연소 후보에 또 무슨 신인상을 수상한 것 같은데, 그 수상(혹은 후보지목)의 반은 '어린 여자아이가 꽤 하네?' 싶어서 준 것 같다. 만약 서른이 넘어서 이런 소설을 썼다면 관심도 못받았을 것이다. (걍 내 솔직한 심정이 그랬다) . 사색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냥 다소 불우하다면 불우하다고할? 소녀의 일기장을 들춰본 느낌이다. 상받는다고 다 좋은 소설은 아니구나 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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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창 너머의 하늘 - 단편
야마다 유기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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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와 야다의 이야기를 처음 접했던 단편집이다. 이거 외에 미온수에 있는 와일드맨 블루스와 태양아래서 웃어라에도 나오키가 등장하며, 야다의 이야기가 바늘 처럼 따라 나온다. 둘의 이야기는 접할때마다 참 슬프다. 유기선생의 단편들중에 (모르면 몰라도)유일한 슬픈이야기로 알고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읽은 슬픈 야오이들 중에서 나오키와 야다이야기가 가장 슬펐다. 그래서 가장 슬퍼서, 가장 싫은데도, 나오키의 첫사랑 이야기가 자꾸 남아 떠오르게 되는 것은 서로 솔직하지 못한 감정의 편린들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다가와서 그랬을 거다. 야다와 나오키,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까? 여하튼 나오키의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참 의미깊게 다가왔던 단편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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